2월 28일, 일요일 이제는 봄이다.
어디라도 나가자고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자브락 자브락, 앞산 자락길을 걸었다
팔공산 둘레길은 1~6코스까지 모두 다녔지만 앞산을 한바퀴 도는 자락길은 처음이다.
집에서 410번을 타고 효성타운 입구에서 내려서 공룡공원으로 간다.
이곳을 시작점으로 안일사를 경유하여 안지랑이골에서 하산한 후 대덕식당에서 선지국을 점심으로 먹기로 한다.
대구시청의 자락길 지도인데 이 모양이다.
방향도 그렇고 왼쪽 즉, 동쪽은 이예 잘렸다.
산자락을 따라 노란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자락길이다.
볼거리가 없는 계절이다
공룡공원에서 시작하는 길은 넓은 도로가 있고 또 옆에 산길이 있다.
통행하는 사람이 적은 산길을 따라 걷는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마스크를 벗는다.
이 얼마만에 맛보는 시원함인가
고산골에서 강당골로 넘어가는 길에서 앞선 사람을 따라가다가 길을 놓쳤다.
산속 길을 한참 올라가다가 강당골 계곡으로 내려와서 다시 자락길을 따라간다.
오늘 걸어갈 길
이렇게 잘 다듬어진 길이다
앞산공원이 있는 큰골로 넘어가는 길에는 소나무가 많다.
잎진 나무만 보다가 소나무숲을 보니 청량한 느낌이 든다.
은적사 대웅전
은적사는 천년고찰로 특히, 이곳은 고려 태조 왕건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신라가 힘을 잃은 후삼국시대의 일이다.
후백제의 견훤이 신라를 침공하지 신라는 고려에 원병을 요청한다. 그러나 왕건이 달구벌에 도착했을때 쯤 견훤은 이미 신라궁궐을 범하고 철수를 하던 중이었다. 이에 왕건은 공산에서 일전을 준비하고 매복하였으나 견훤군에게 대패하고 만다.
왕건은 신숭겸의 기지로 살아남았으나 부하를 잃은 왕건은 개성으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달아나다가 염불암에 도달한다. 이때 만난 노승이 조언하기를 추격하는 군대를 피할려면 남쪽으로 가라 한다.
왕건은 긍려의 말을 듣고 염불암에서 다시 백안, 불로동, 검사동, 반야월 등을 거쳐 강을 건넌 후 앞산 자락길을 따라 은적사, 안일사, 임휴사까지 왕건의 귀환 루트가 이어진다. 이렇게 지나간 곳은 후에 지명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게 된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니까.(왕건 루트는 다른 지면을 할애할 예정)
안지랑골에 도착하니 매화가 봄이 왔음을 알린다.
오늘 걸은 길이 이렇게 찍혀 있다.
8.39km, 2시간 28분
올해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봄이 오듯이 이 진절머리나는 역병도 물러갈 것이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