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10월17일(월)맑음
Sherry오다. 6년만인데도 어제 본 듯하다. 그러나 좀 성숙해진 것 같다. 도향스님이 끓여준 된장국을 좋아한다. 오후에 진주성 한 바퀴 돌며 임진왜란과 진주성 싸움, 義妓논개를 이야기 해주다. 죽향에서 차 한 잔하고 돌아오다. 저녁 도향스님 강의에 27명 정도 참석했다.
2016년10월18일(화)흐림
아침에 Sherry와 강변을 산책하다. 천수교 건너까지 멀리 걷다. 다리가 아파서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타다. Sherry는 매일 30분 정도는 걸으며,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는 running을 한다고 한다. 달리는 것이 그에게는 몸에 대한 알아차림 수행이 되는 셈이다. 달릴 때에는 몸에 대한 감각과 호흡에 대한 각성만 오롯하여 명상에 가까운 상태라고 느껴진다고 한다. 이제까지 마라톤 42.195km를 네 번 완주했다고 한다. 최근의 마라톤에서는 3시간 45분 걸렸다고 하니 상당히 빨리 달리는 편이다. 집에 오니 Sherry가 bread & coffee를 원한다. 빵을 사오니 도향스님이 커피를 만들어 준다. 부산에서 우현거사 전화 와서 상주 모임에 참석해주기를 청한다. 죽향에서 저녁 먹고 Sherry가 살아온 이야기 듣다.
7:30에 진주성문 앞에서 학생들이 <달빛포행>을 위해 모이다. 포행정진(걷기 명상, walking meditation) 요령을 설명하고 정진을 시작하다. 처음에는 ‘왼발’, ‘오른 발’의 움직임 2단계를 알아차리다. 제2지점에서는 ‘듦lift’, ‘밈push forward’, ‘내려놓음put down’ 3단계로 발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다. 제3지점 철학자의 길(Philosopher`s path)에서는 서있을 때 ‘서있음’을 알아차리고, 걸으려는 의도를 일으킬 때 ‘의도intention’을 알아차린다. 제4지점에서는 학생들이 큰 원을 그리면서 시계방향으로 세 바퀴(右繞三匝우요삼잡)를 돌다. 끝맺음으로 붓다에 대한 예경과 삼귀의를 빨리어로 합송하다. 죽향으로 돌아와 차와 다과를 나누며 환담을 하다. 밝은 가을 달빛아래 아름다운 수행체험을 하였다고 모두 기뻐한다. 반짝이는 순간에서 무시간을 경험한다. 이러한 무시간의 순간에 불사의 문이 열린다. 그것은 생멸하는 세간 가운데에서 생멸을 보는 앎이다.
2016년10월19일(수)맑음
어젯밤 넬슨만델라(Nelson Mandela, 1813~2013)의 일생을 담은 영화를 봤다.
그가 했던 말: I have walked a long walk to freedom. It has been a lonely road. It`s not over yet. I know that my country was not made to be a land of hatred.
No one is born hating another person because of the color of skin. People learnt to hate, but they can be taught to love. For love comes more naturally to the human heart.
난 자유를 향해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길은 외로운 길이었습니다. 그 길이 아직 다 간 것은 아닙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증오의 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압니다. 누구나 피부색깔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미워하도록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미워하도록 학습되었을지라도 사랑하도록 가르쳐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가슴에는 사랑이 더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경상대 병원법당에서 독경하다. 참석자가 하나도 없다.
2016년10월20일(목)흐림
사천치과에서 스케일링 받고, 초록과 Sherry와 함께 점심 먹고 산성공원을 산책하다. 돌아오는 버스에 보니 사천비행장에 에어쇼가 펼쳐지는 중이었다. 금성보살님이 저녁 공양 올리다. 도향, 일광, 지견스님과 함께 가다. 도향스님 CST 마지막 강의하시다. 중사자암 지륜스님께 내일 방문할 것이라고 전화하다. 저녁에 자이나교 수행자의 이야기를 읽다.
앉아 있을 수 있을 때까지만 살리라.
누워서 일어나지 못한다면 그대로 죽으리라.
갑자기 죽기보다는 서서히 죽어 가리라.
죽음이 불청객처럼 찾아오길 기다리기 보다는 내가 먼저 죽음을 초대하리라.
잘 죽기 위해서 일생을 살아온 것임을 알라.
2016년10월21일(금)맑음
진주에서 대전복합터미널, 거기서 속리산 터미널. 속리산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법주사 일주문, 세조길, 세심정, 복천암, 용바위골 산장. 깔딱고개를 넘자니 다리가 후덜거리고 숨이 멎는다. 보현재에 잠시 앉았더니 지륜스님이 마중 나왔다. 속리산입구에서 중사자암까지 두 시간 걸렸다고 하니 보통 그렇게 걸린다고 한다. 저녁 먹고 한담을 나누다. 지륜스님은 겨울에 히말라야트레킹을 갈 계획이다.
2016년10월22일(토)흐림
아침 먹고 문장대 오르다.
俗離簡單事, 속리간단사 속세를 떠나는 건 간단해라
看山聞鳥過; 간산문조과 산을 보고 새 지나는 걸 듣는다,
朝登文章臺, 조등문장대 아침 문장대에 올랐다
歸休中獅子. 귀휴중사자 돌아와 중사자암에 쉰다.
문장대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연봉에 걸려있던 구름이 바람에 밀려 산 아래로 몰려 내려간다. 산 구경하러오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 단풍색은 산중턱에서 한창이다. 단풍물이 산 아래 계곡을 타고 내려가는 중. 중사자로 돌아와 쉬다가 오후에 암자 뒤에 있는 冠帽臺관모대에 올라 산색을 조망하다.
2016년10월23일(일)흐림
아침 먹고 하산하다. 함께 내려온 암주스님은 용바위골 산장에 맡겨놓은 짐을 지게에 지고 암자로 돌아가고, 나는 산을 내려와 세상으로 들어간다. 속리산 터미널에서 버스타고 대전을 거쳐 진주로 돌아오다. 저녁에 대불련 후배 조환기(法石)가 찾아오다.
2016년10월24일(월)맑음
저녁에 도향스님 강의 종강하다. 대추차 한잔씩 하면서 모임을 마무리 짓다. 의미와 조리를 갖춘 법회여서 聞思修의 공덕이 엄청나게 큼을 느낀다. 도향스님 안거에 들어갈 짐을 싸서 대성사로 갔다가 내일 봉선사로 가실 것이다. 내 짐도 한 박스 보냈다.
2016년10월25일(화)흐림
오후에 경상대 교수불자회를 위해 경상대 예절교육관에서 명상에 대해 강의하다. 끝나고 바로 죽향으로 와서 저녁 먹고 화요 강의하다.
2016년10월26일(수)맑음
서울 제따와나 선원에서 아나빠나사띠에 대해 강의하다. 저녁에 주형훈이 갓난 딸을 데리고 와서 축원을 해주었다. 선원에서 일박하다.
2016년10월27일(목)맑음
의성으로 내려가다. 대광명 보살님 댁에서 다섯 명의 불자들이 모여 법회를 하다. 수정사 공부모임을 그만둔 이래 오년 만에 다시 하는 법회라 모두 너무 좋아한다. 대광명, 다나, 수현, 유정, 정인 보살. 매주 목요일 저녁에 법구경을 독송하며 공부를 지속해 갈 것이라 한다. 대광명 보살댁에 일박하다.
2016년10월28일(금)흐림
아침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정인 보살이 운전하여 대구 서부정류장까지 태워준다. 진주로 돌아오다. 하루 종일 구름 많아 흐리다.
2016년10월29일(토)맑음
밝은 아침. 가을 소풍 가는 날. 9:30 구 시민운동장 앞에서 모이다. 가조 古見寺를 향하여 출발. 주차장에서 내려 40분가량 산길을 걸어서 도착하다. 뒤로는 의상봉이 우뚝 솟아 있다. 대웅전 참배하고 뒷산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을 친견하고 단풍잎을 보시하다. 일주문 밖에서 점심 먹고 하산하다. 거창 紺岳山감악산 演水寺연수사를 찾아가다. 일천 년 이상 된 은행나무가 웃으며 우리를 내려다본다. 풍력발전을 위한 거대한 바람개비를 입김으로 불어 돌려보고 억새풀 사이를 달려 신원면 양민학살 추모공원으로 가다. 가을맞이 국화전시회가 한창이다. 진주로 돌아와 저녁 함께 머고 헤어지다. 아름다운 가을 한 때 이렇게 보내다.
지월거사가 가을바람에 느낀 바 있어 보내온 시를 한시로 개작하다.
秋風凉來關西窓, 추풍양래관서창
茶香馥郁接雲影; 차향복욱접운영
去來漫然天地間, 거래만연천지간
可愛多少今朝送. 가애다소금조송
가을바람 싸늘하게 불어와 서쪽 창을 닫으니
차 향기 그윽하게 퍼져 구름그림자와 맞닿는 듯
천지간에 오고감이 즐비한데
사라지는 것들이 사랑스러워지는 오늘 아침
*馥郁복욱: 향기가 그윽한 모양
첫댓글 스님, 학생들 걱정은 조금도 하지마시고 공부 잘 마치고 오셔서 저희들을 이끌어 주소서. 스님은 부모님이시며 등불이십니다.()()()
금성보살님 댓글에 제마음 똑같음으로 공감 100% 입니다
방학때 게을려질까 두려운 마음이 반
공부기간 소홀했던부분 채우리라는 다짐이 반 인것같습니다
화요반 종강때 정진하라고 하신 말씀 가슴깊이 새깁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