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스 3국'(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중 두 나라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국경 사이에 있는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놓고 1주일째 군사 충돌을 벌이고 있다. 전면전을 대비해 양국은 모두 계엄령이나 예비군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 객관적으로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우세한 곳은 아제르바이잔이다.
어느 한 쪽을 편들 생각은 전혀 없지만, 러시아 포탈 사이트 얀덱스(yandex.ru)를 서핑하다보면 눈에 띄는 기사거리가 아르메니아 쪽에서 많이 나온다. 중동의 아랍국가들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이 똘똘 뭉친 국민의 애국심 하나로 상대를 물리친 것을 연상케 하는 이야기 거리들이다.
바라즈다트 하로얀/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축구대표팀의 주장 바라즈다트 하로얀(28)이 축구 유니폼을 벗고 군복을 입을 계획이다. 조국의 40세 이하 총동원령에 따른 것이다. 그는 지난 9월 소속팀 러시아의 FC우랄과 결별하고, 그리스의 라리사FC로 이적하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아제르바이잔과 전쟁이 터졌고, 조국은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리스의) 라리사FC 측은 "하로얀이 40세 이하 총동원령의 대상이어서 계약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가 축구 유니폼 대신 군복을 입고 곧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선으로 떠날 것처럼 해석됐다.
아로얀은 다른 선수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조국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전선으로 떠날 것인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현재로선 그도 조국의 부름에 응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르메니아 역도 챔피언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선에서 전사/얀덱스 캡처
아르메니아 역도 챔피언이자 국제대회 수상 경력을 지닌 타툴 하루튜냔은 최근 나고르노-카라바흐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페이스북에는 그의 사진과 함께 "편안히 쉬세요, 우리의 영웅"이라는 역도연맹 측의 추모글이 올라왔다. 아르메니아 유명 스포츠 스타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바친 첫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살아있는 팝의 전설'이라는 영국의 인기 가수 엘튼 존도 아르메니아 지원 캠페인에 합류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PeaceForArmenians 해시태그와 함께 빨간색 사각형 그림을 올렸다.
엘튼존이 나고로노-카라바흐 분쟁에서 아르메니아를 지지했다/얀덱스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나는 오늘 #PeaceForArmenians를 때문에 '레드 블록'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아르메니아와 아르자크(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는 근거도 없이 아제르바이잔-터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썼다. 또 "지난 2018년 5월 아르메니아를 방문했을 때 사람들의 '친절함과 인간 됨됨이'에 많이 놀랐다"며 "아르메니아인들은 훌륭한 사람들이며 오랜 역사적 박해 끝에 지속적인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