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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난수(擢髮難數)
머리카락을 뽑아 다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지은 죄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擢 : 뽑을 탁(扌/14)
髮 : 터럭 발(髟/5)
難 : 어려울 난(隹/11)
數 : 셈 수(攵/11)
(유의어)
격죽사난사(擊竹事難事)
경죽난서(磬竹難書)
탁발막수(擢髮莫數)
출전 : 사기(史記) 범저채택열전(范雎蔡澤列傳)
머리카락을 뽑아 다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지은 죄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의 전국시대에 범저(范雎)와 수가(須賈)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10만개 가까이 된다는 머리카락을 다 뽑아(擢髮) 세기는 그럴 사람도 없겠지만 당연히 어렵다(難數). 부풀려 한 얘기일지라도 이 말은 지은 죄가 머리카락 수만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별이 많다고 떠벌리는 불량배와 같이 으스대는 것이 아니고 원래는 자기의 죄를 자복하며 용서를 빌 때 썼던 성어다.
이 말도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서 나왔다. 범저채택(范雎蔡澤) 열전에 실려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위(魏)나라의 중대부란 벼슬에 있던 수가(須賈)는 범저를 대동하고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제의 양왕(襄王)은 여러 날이 지나도록 수가는 만나주지 않고 달변의 범저만 높이 평가하며 선물까지 하사했다.
심사가 틀린 수가는 귀국하여 재상 위제(魏齊)에게 범저가 위와 내통했다고 음해했다. 위제는 범저를 잡아 혹독하게 고문하여 늘어지자 죽은 것으로 알고 내다버렸다. 간신히 살아난 범저는 진(秦)나라로 도망쳐 장록(張祿)이라 이름을 바꾸고 인재를 받아들이는 왕의 신임을 받아 재상에 올랐다.
뒷날 위나라는 진이 공격하려 하자 수가를 사신으로 보냈는데 먼저 장록을 만나보니 그가 바로 죽은 줄 알았던 범저가 아닌가. 혼이 나간 수가는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다. 범저가 수가에 죄상을 묻자 "제 머리털을 모두 뽑아서 잇는다 하더라도 저의 죄는 모자랄 것입니다(擢賈之髮以續賈之罪 尙未足)"라고 답했다. 비슷한 성어로 격죽사난사(擊竹事難事), 경죽난서(磬竹難書), 탁발막수(擢髮莫數)라고 쓰기도 한다.
탁발난수(擢髮難數)
머리카락을 뽑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범저(范雎)는 전국시대 화제의 주인공이었나 보다. 그를 둘러싼 이야기에서 의미 있는 성어가 여러 개 만들어졌다. 사기 범저채택(范雎蔡澤) 열전에 나온 고사이다. 수가(須賈)의 모함으로 모진 고문을 받은 범저는 죽다 살아난 뒤 장록이라고 이름을 고치고 숨어 살다가 진(秦)으로 달아나 재상이 되었다. 그리고 몇 년 뒤 수가를 다시 만났다. 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위 나라가 수가를 사신으로 보낸 것이다.
장록을 만나본 수가는 그가 바로 범저인 것을 알고 혼비백산해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다. 범저가 죄상을 묻자 수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머리털을 모두 뽑아서 잇는다 하더라도 죄가 모자랄 것입니다(擢賈之髮以續賈之罪 尙未足).” 지은 죄가 머리카락 수만큼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말이다. 탁발막수(擢髮莫數)도 같은 말이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8만~10만 개라고 하는데, 그 많은 머리카락을 다 뽑아(擢髮) 세어 보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難數). 범저는 그를 용서했다. 그 과정은 이랬다. 수가가 왔다는 소식을 들은 범저는 일부러 거지나 다름없는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갔다. 날품팔이를 하며 살아간다는 범저의 말에 수가는 안쓰러워하며 자기 자리에 앉게 하고 음식을 대접했다. “범숙(숙은 범저의 자)이 이렇게까지 곤궁하게 되었구려(范叔一寒如此哉)”라며 두꺼운 명주 솜옷도 주었다.
여기서 유래한 일한여차(一寒如此)는 극도로 빈궁한 상태에 이른 것을 개탄하는 말로 쓰인다. ‘명주 솜옷의 의리’라는 제포지의(綈袍之義)도 이때 나온 말이다. 제포지의는 제포연련(綈袍戀戀)이라고도 한다. 범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오늘 그대를 죽이지 않는 것은 한 벌의 제포를 나에게 주며 옛 정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니라(公之所以得無死者 以綈袍戀戀 有故人之意).”
사기열전(史記列傳)
79 범저채택열전(范睢蔡澤列傳)
탁발난수(擢髮難數)
머리카락을 뽑아 다 헤아릴 수 없다
19. 제포지의(绨袍之義)
范睢既相秦, 秦號曰張祿, 而魏不知, 以爲范睢已死久矣.
범저가 진나라 재상이 되고 나서, 진나라에서 부르기를 장록이라 하므로 위나라에서는 알지 못했고, 범저가 이미 죽은 것이 오래 되었다고 여겼다.
魏聞秦且東伐韓魏, 魏使須賈於秦.
위나라가 듣기에 진나라가 또 동으로 한나라와 위나라를 치려고 한다기에, 위나라가 진나라에 수고를 사신으로 보냈다.
范睢聞之, 爲微行, 敝衣閒步之邸, 見須賈.
범저가 이것을 듣고 은밀하게 가서, 헌 옷을 입고 한가로이 살피며 숙소로 가서, 수고를 만났다.
須賈見之而驚曰: 范叔固無恙乎!
수고가 그를 보고는 놀라 말하길: "범숙은 진실로 별 탈이 없었는가!"라고 했다.
范睢曰: 然.
범저가 말하길: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須賈笑曰: 范叔有說於秦邪?
수고가 웃으며 말하길: "범숙에게 진나라에 유세할 것이 있는가?"라고 했다.
曰: 不也. 睢前日得過於魏相, 故亡逃至此, 安敢說乎!
범저가 말하길: "아닙니다. 제가 전에 위나라 재상에게 죄를 지었고, 그러므로 도망쳐서 여기에 이르렀는데, 어찌 감히 유세를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須賈曰: 今叔何事?
수고가 말하길: "지금 범숙은 무슨 일을 하는가?"라고 했다.
范睢曰; 臣爲人庸賃.
범저가 말하길: "신은 남을 위해서 품을 팔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須賈意哀之, 留與坐飲食, 曰: 范叔一寒如此哉! 乃取其一綈袍以賜之.
수고가 속으로 애처롭게 여기고, 머물게 하고 함께 앉아서 음식을 먹으며, 말하길: "범숙이 가난한 것이 이와 같다니!"라고 했다. 이에 명주 솜옷 한 벌을 꺼내 그에게 주었다.
須賈因問曰: 秦相張君, 公知之乎? 吾聞幸於王, 天下之事皆決於相君. 今吾事之去留在張君. 孺子豈有客習於相君者哉?
수고가 이어 묻기를: "진나라 재상이 장군이라는데, 그대는 아는가? 내가 듣기로 왕에게 총애를 받아 천하의 일이 모두 재상에게서 결정된다고 들었다. 지금 내 일의 되고 안됨이 장군에 달렸다. 그대에게 혹시 재상을 잘 아는 객이 있는가?"라고 했다.
范睢曰: 主人翁習知之. 唯睢亦得謁, 睢請爲見君於張君.
범저가 말하길: "주인이 그를 잘 압니다. 오직 저도 또한 볼 수 있었는데, 제가 청해서 장군에 그대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須賈曰: 吾馬病, 車軸折, 非大車駟馬, 吾固不出.
수고가 말하길: "내 말이 병이 들고, 마차의 차축이 부러져서, 네 말리 말이 끄는 큰 수레가 아니니, 내가 진실로 나갈 수가 없네"라고 했다.
范睢曰: 願爲君借大車駟馬於主人翁.
범저가 말하길: "원컨대 그대를 위해 네 마리 말이 끄는 큰 수레를 주인에게 빌리겠습니다"라고 했다.
20. 탁발난수(擢髮難數) / 청운직상(靑雲直上)
范睢歸取大車駟馬, 爲須賈御之, 入秦相府.
범저가 돌아가 네 마리 말이 끄는 큰 수레를 가져와, 수고를 위해 진 재상부에 들어갔다.
府中望見, 有識者皆避匿. 須賈怪之.
부중에서 멀리서 보고는 아는 사람들이 모두 피하고 숨었다. 수고가 이상하게 여겼다.
至相舍門, 謂須賈曰: 待我, 我爲君先入通於相君.
재상의 집 문에 이르러 수고에게 말하길: "나를 기다리시면 내가 그대를 위해 먼저 들어가서 상군에게 통보하겠습니다"라고 했다.
須賈待門下, 持車良久, 問門下曰: 范叔不出, 何也?
수고가 문 아래서 기다리며, 수레를 지킨 것이 오래되어 문지기에게 묻기를: "범숙이 나오지 않으니 어찌 된 것인가?"라고 했다.
門下曰: 無范叔.
문지기가 말하길: "범숙이란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須賈曰: 鄉者與我載而入者.
수고가 말하길: "좀 전에 나와 함께 마차를 타고 들어간 사람이다"라고 했다.
門下曰: 乃吾相張君也.
문지기가 말하길: "바로 우리 재상 장군입니다"라고 했다.
須賈大驚, 自知見賣, 乃肉袒厀行, 因門下人謝罪.
수고가 크게 놀라 자기가 속은 것을 알고 바로 웃통을 벗고 무릎으로 걸어서 문지기를 통해 죄를 빌었다.
於是范睢盛帷帳, 待者甚眾, 見之.
이에 범저가 장막을 치고 따르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그를 만났다.
須賈頓首言死罪, 曰: 賈不意君能自致於青雲之上, 賈不敢復讀天下之書, 不敢復與天下之事. 賈有湯鑊之罪, 請自屏於胡貉之地, 唯君死生之!
수고가 머리를 조아리며 죽을 죄를 빌며 말하길: "제가 그대의 능력으로 스스로 이처럼 높은 자리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제가 감히 다시는 천하의 글을 읽지 않고, 감히 다시는 천하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저에게 끓는 솥에 들어갈 죄가 있지만, 청컨대 스스로 오랑캐 땅으로 물러갈 수 있도록 하고, 오직 그대가 살리고 죽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范睢曰: 汝罪有幾?
범저가 말하길: "너의 죄가 얼마나 있는가?"라고 했다.
曰: 擢賈之發以續賈之罪, 尚未足.
수고가 말하길: "저의 머리카락을 다 뽑아서 저의 죄를 갚아도 오히려 충분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范睢曰: 汝罪有三耳. 昔者楚昭王時而申包胥爲楚卻吳軍, 楚王封之以荊五千戶, 包胥辭不受, 爲丘墓之寄於荊也. 今睢之先人丘墓亦在魏, 公前以睢爲有外心於齊而惡睢於魏齊, 公之罪一也. 當魏齊辱我於廁中, 公不止, 罪二也. 更醉而溺我, 公其何忍乎? 罪三矣. 然公之所以得無死者, 以綈袍戀戀, 有故人之意, 故釋公. 乃謝罷.
범저가 말하길: "너의 죄는 셋이 있다. 옛날 초 소왕 시절에 신포서가 초나라를 위해 오나라 군대를 물리치자, 초왕이 형 땅의 5000호로 그를 봉하려고 했는데, 신포서가 사양하고 받지 않았는데, 선조의 묘가 형 땅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 선조의 묘도 또한 위나라에 있는데, 그대가 전에 내가 제나라에 딴마음을 품었다고 여기고 위제에게 나를 모함했으니, 그대의 죄가 하나이다. 위제가 변소에서 나를 욕보일 때를 당해서, 그대가 말리지 않았으니, 죄가 둘이다. 다시 취해서 나에게 오줌을 눌때, 그대가 모르 척했으니, 죄가 셋이다. 그러나 공이 죽음을 당하지 않는 까닭은, 솜옷으로 옛정을 그리워하고, 옛사람을 생각함이 있었고, 그러므로 그대를 풀어주겠다"라고 했다. 이에 용서하고 쫓아냈다.
入言之昭王, 罷歸須賈.
들어가 소왕에게 보고하고 수고를 돌려보냈다.
21
須賈辭於范睢, 范睢大供具, 盡請諸侯使, 與坐堂上, 食飲甚設.
수고가 범저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범저가 크게 음식을 차려 제후의 사신을 모두 청해서, 함께 당상에 앉아 음식을 성대하게 베풀었다.
而坐須賈於堂下, 置莝豆其前, 令兩黥徒夾而馬食之.
그러나 수고는 당하에 앉게 하고서, 그 앞에 여물과 콩을 두고, 묵형을 받은 두 사람 사이에 끼도록 해서 말처럼 먹도록 했다.
數曰: 爲我告魏王, 急持魏齊頭來!不然者, 我且屠大梁.
꾸짖으며 말하길: "나를 위해 위왕에게 고해서, 빨리 위제의 목을 가지고 오도록 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장차 대량을 도륙하겠다"라고 했다.
須賈歸, 以告魏齊. 魏齊恐, 亡走趙. 匿平原君所.
수고가 돌아와 위왕에게 고했다. 위제가 두려워하며 도망쳐서 조나라로 갔다. 평원군의 거처에 숨었다.
22
范睢既相, 王稽謂范睢曰: 事有不可知者三, 有不柰何者亦三. 宮車一日晏駕, 是事之不可知者一也. 君卒然捐館舍, 是事之不可知者二也. 使臣卒然填溝壑, 是事之不可知者三也. 宮車一日晏駕, 君雖恨於臣, 無可柰何. 君卒然捐館舍, 君雖恨於臣, 亦無可柰何. 使臣卒然填溝壑, 君雖恨於臣, 亦無可柰何.
범저가 재상이 되고서 왕계가 범저에게 말하길: "일에는 알 수 없는 것이 셋이 있고, 어찌할 수 없는 것도 또한 셋이 있습니다. 궁의 수레가 어느 아침에 늦게 멍에를 메는 것, 이것이 일을 알 수 없는 것의 하나입니다. 그대가 갑자기 관사를 버리는(죽는) 것 이것이 일을 알 수 없는 두 번째입니다. 신으로 하여금 갑자기 구덩이를 메우게 하는(죽는) 것 이것이 일을 알 수 없는 세 번째입니다. 임금이 갑자가 죽으면 그대가 비록 신을 왕에게 추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해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대가 갑자기 죽는다면 그대가 비록 신을 왕에게 추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해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신이 갑자기 죽는다면 그대가 비록 신을 왕에게 추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해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范睢不懌, 乃入言於王曰: 非王稽之忠, 莫能內臣於函谷關; 非大王之賢聖, 莫能貴臣. 今臣官至於相, 爵在列侯, 王稽之官尚止於謁者, 非其內臣之意也.
범저가 기뻐하지 않았지만, 곧 들어가 왕에게 말하길: "왕계의 충성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함곡관에서 신을 들어오도록 할 수 없었고; 대왕의 현명함과 성덕이 아니었다면, 누구도 신을 귀하게 여길 수 없었습니다. 지금 신의 관직이 재상에 이르렀고, 작위는 열후에 있지만 왕계의 관직은 오히려 알자에 그쳤으니, 非신을 데려온 뜻이 아닐 것입니다"라고 했다.
昭王召王稽, 拜爲河東守, 三歲不上計.
소왕이 왕계를 불러, 하동태수로 임명하고, 3년 동안 상계하지 않도록 했다.
又任鄭安平, 昭王以爲將軍. 范睢於是散家財物, 盡以報所嘗困戹者. 一飯之德必償, 睚眥之怨必報.
23
范睢相秦二年, 秦昭王之四十二年, 東伐韓少曲、高平, 拔之.
범저가 진나라 재상이 되고 2년이 지나, 진 소왕 42년에 동으로 한나라 소곡과 고평일 치고 빼앗았다.
24
秦昭王聞魏齊在平原君所, 欲爲范睢必報其仇, 乃詳爲好書遺平原君曰; 寡人聞君之高義, 願與君爲布衣之友, 君幸過寡人, 寡人願與君爲十日之飲.
진 소왕이 위제가 평원군의 처소에 있다는 것을 듣고, 범저를 위해 반드시 그 원수를 갚아주려 했고, 이에 거짓으로 화친을 위한 문서를 평원군에게 보내 말하길: "과인이 듣기로 그대가 의리가 높으니 원컨대 그대와 함께 신분을 넘은 친구가 되고 싶으니, 그대가 관인에게 들른다면 과인이 그대와 함께 열흘 동안 술을 마시고 싶다"라고 했다.
平原君畏秦, 且以爲然, 而入秦見昭王.
평원군이 진나라를 두려워했지만 또 그럴듯하다고 여겨 진나라에 들어와 소왕을 만났다.
昭王與平原君飲數日, 昭王謂平原君曰: 昔周文王得呂尚以爲太公, 齊桓公得管夷吾以爲仲父, 今范君亦寡人之叔父也. 范君之仇在君之家, 願使人歸取其頭來; 不然, 吾不出君於關.
소왕과 평원군이 며칠 술을 마시다, 소왕이 평원군에게 말하길: "옛날 주 문왕이 여상을 얻어 태공으로 삼았고, 제 환공이 관이오를 얻어 중보로 삼았고, 지금 범군도 또한 과인의 숙보다. 범군의 원수가 그대의 집에 있는데, 원컨대 사람을 가도록 해서 그 머리를 취해서 오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함곡관에서 그대가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다.
平原君曰: 貴而爲交者, 爲賤也; 富而爲交者, 爲貧也. 夫魏齊者, 勝之友也, 在, 固不出也, 今又不在臣所.
평원군이 말하길 "귀할 때 사귀는 것은, 천하게 되었을 때를 위해서이고; 부유하면서 사귀는 것은, 가난할 때를 위해서입니다. 저 위제는, 제 벗이고, <집에> 있더라도=, 진실로= 내어줄 수 없고=, 지금 또= 신의 집에 있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昭王乃遺趙王書曰: 王之弟在秦, 范君之仇魏齊在平原君之家. 王使人疾持其頭來; 不然, 吾舉兵而伐趙, 又不出王之弟於關.
소왕이 이에 조왕에게 편지를 보내 말하길: "왕의 동생이 진나라에 있는데, 범군의 원수 위제가 평원군의 집에 있습니다. 왕께서 사람을 보내 빨리 그 머리를 가지고 오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군대를 일으켜 조나라를 칠 것이고, 또 왕의 동생을 함곡관에서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趙孝成王乃發卒圍平原君家, 急, 魏齊夜亡出, 見趙相虞卿.
조 효성왕이 이에 군대를 보내 평원군의 집을 포위했고, 다급해지자 위제가 밤을 틈타 도망 나가서 조나라 재상 우경을 만났다.
虞卿度趙王終不可說, 乃解其相印, 與魏齊亡, 閒行, 念諸侯莫可以急抵者, 乃復走大梁, 欲因信陵君以走楚.
우경이 조왕을 끝내 설득할 수 없음을 헤아리고, 이에 그 인수를 풀고 위제와 함께 도망쳐 가는 중에, 제후 중에 누구라도 급하게 갈 만한 사람이 없음을 생각하고, 이에 다시 대량으로 달아나, 신릉군에 의지해서 초나라로 달아나려고 했다.
信陵君聞之, 畏秦, 猶豫未肯見, 曰: 虞卿何如人也?
신릉군이 듣고 진나라를 두려워해서, 오히려 머뭇거리며 기꺼리 보려고 하지 않고 말하길: "우경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했다.
時侯嬴在旁, 曰: 人固未易知, 知人亦未易也. 夫虞卿躡屩檐簦, 一見趙王, 賜白璧一雙, 黃金百鎰; 再見, 拜爲上卿; 三見, 卒受相印, 封萬戶侯. 當此之時, 天下爭知之. 夫魏齊窮困過虞卿, 虞卿不敢重爵祿之尊, 解相印, 捐萬戶侯而閒行. 急士之窮而歸公子, 公子曰; 何如人. 人固不易知, 知人亦未易也!
이때 후영이 옆에 있다가 말하길: "사람은 진실로 쉽게 알 수 없고, 남을 아는 것도 또한 쉽지 않습니다. 저 우경이 짚신을 신고 삿갓을 쓰고, 조왕을 한 번 보고, 백옥 한 쌍과 황금 100일을 받았고; 두 번 만나서 상경에 임명되었고; 세 번 만나서 마침내 재상의 인수를 받고 만호후에 봉해졌습니다. 당시에 천하 사람들이 그를 알려고 다투었습니다. 무릇 위제가 곤궁해져서 우경에게 들르자 우경이 감히 작록의 존귀함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인수를 풀고, 만호후를 버리고 슬며시 나왔습니다. 선비의 곤궁함을 급하게 여겨서 공자에게 귀의했는데, 공자가 말하길 '어떤 사람인가'라고 했습니다. 사람은 진실로 알기 쉽지 않고, 남을 아는 것도 또한 쉽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信陵君大慚, 駕如野迎之.
신릉군이 크게 부끄러워하면 말을 몰아 야로 나가 그를 맞이했다.
魏齊聞信陵君之初難見之, 怒而自剄.
위제는 신릉군이 처음에 만나기 어려워한 것을 듣고, 화가 나서 스스로 목을 찔렀다.
趙王聞之, 卒取其頭予秦.
조왕이 그것을 듣고, 마침내 그 머리를 잘라 진나라에 주었다.
秦昭王乃出平原君歸趙.
진 소왕이 이에 평원군을 조나라에 돌려보냈다.
25
昭王四十三年, 秦攻韓汾陘, 拔之, 因城河上廣武.
소왕 43년에, 진나라가 한나라의 분과 형을 쳐서 빼앗고, 이에 하수 가의 광무에 성을 쌓았다.
26
後五年, 昭王用應侯謀, 縱反閒賣趙, 趙以其故, 令馬服子代廉頗將.
5년 뒤에 소왕이 응후의 계책을 써서, 반간계에 따라 조나라를 속이고, 조나라가 이 까닭 때문에 마복의 아들로 하여금 염파를 대신해 장수로 삼았다.
秦大破趙於長平, 遂圍邯鄲.
진나라가 장평에서 조나라를 대파하고 마침내 한단을 포위했다.
已而與武安君白起有隙, 言而殺之.
얼마 안 있어 무안군 백기와 사이가 안 좋아 말해서 그를 죽였다.
任鄭安平, 使擊趙.
정안평에게 맡기고 조나라를 치도록 했다.
鄭安平爲趙所圍, 急, 以兵二萬人降趙.
정안평이 조나라에게 포위를 당해서 급해지자, 군사 2만 명으로 조나라에 항복했다.
應侯席槁請罪.
응후가 멍석을 깔고 죄를 청했다.
秦之法, 任人而所任不善者, 各以其罪罪之.
진나라의 법에 사람을 임용해서 임무를 받은 사람이 잘하지 못하면 각자 그 죄로 벌을 주었다.
於是應侯罪當收三族.
이에 응후의 죄는 마땅히 삼족을 체포해야 했다.
秦昭王恐傷應侯之意, 乃下令國中: 有敢言鄭安平事者, 以其罪罪之.
진 소왕이 응후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염려해서, 이에 나라에 영을 내리기를: "감히 정안평의 일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죄로 그를 벌할 것이다"라고 했다.
而加賜相國應侯食物日益厚, 以順適其意.
그리고 상국 응후에게 음식과 물품을 내려 날로 더욱 후하게 대하고 그 마음을 달랬다.
後二歲, 王稽爲河東守, 與諸侯通, 坐法誅. 而應侯日益以不懌.
2년 뒤에 왕계가 하동태수가 되어, 제후와 내통하다 사형을 벌을 받았다. 이에 응후가 날로 더욱 불안했다.
27
昭王臨朝嘆息, 應侯進曰: 臣聞主憂臣辱, 主辱臣死. 今大王中朝而憂, 臣敢請其罪.
소왕이 조회에 나와서 한숨을 쉬자, 응후가 나와 말하길: "신이 듣기로 '군주가 근심이 있으면 신하는 치욕을 당하고, 군주가 치욕을 당하면 신하는 죽는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조회 중에 걱정하시니, 신이 감히 그 죄를 청합니다"라고 했다.
昭王曰: 吾聞楚之鐵劍利而倡優拙. 夫鐵劍利則士勇, 倡優拙則思慮遠. 夫以遠思慮而御勇士, 吾恐楚之圖秦也. 夫物不素具, 不可以應卒, 今武安君既死, 而鄭安平等畔, 內無良將而外多敵國, 吾是以憂.
소왕이 말하길: "내가 듣기로 초나라의 철검이 날카롭지만 광대는 시원치 않다고 한다. 무릇 철검이 예리하면 병사가 용맹하고, 광대가 시원치 않으면 생각이 원대할 것이다. 무릇 원대한 생각으로 용감한 병사를 이끌면, 내가 초나라가 진나라를 도모할 것이 두려워진다. 무릇 일은 평소에 갖추어지지 않으면, 급하게 대응할 수 없으니, 지금 무안군이 이미 죽었고 정안평 등의 배반해서 안으로 뛰어난 장수가 없고 밖으로는 적국이 많아, 내가 이것을 걱정한다"라고 했다.
欲以激勵應侯. 應侯懼, 不知所出. 蔡澤聞之, 往入秦也.
이것으로 응후를 격려하려고 했지만 응후가 두려워하며 나갈 곳을 알지 못했다. 채택이 이것을 듣고 와서 진나라에 들어왔다.
▶️ 擢(뽑을 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유난히 '뛰어나다'의 뜻(卓; 탁)을 나타내기 위한 翟(적, 탁)으로 이루어졌다. 擢(탁)은 가운데서 하나만 높게 '빼내다'의 뜻이다. 그래서 擢(탁)은 ①뽑다, 뽑아 내다, 뽑아 버리다 ②빼내다 ③버리다, 제거하다(除去--) ④발탁하다(拔擢--), 뽑아 올리다 ⑤솟다, 빼어나다, 뛰어나다 ⑥길다, 길게 늘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뽑을 발(拔), 뽑을 추(抽)이다. 용례로는 인재를 발탁하여 벼슬을 제수함을 탁제(擢除), 벼슬의 등급을 올려 줌을 탁위(擢位), 여러 사람 중에서 발탁하여 취함을 탁취(擢取), 많은 가운데서 뽑아내어 칭찬함을 탁상(擢賞), 많은 가운데서 빼어남 또는 그 사람을 탁수(擢秀), 많은 사람 중에서 뽑아서 씀을 탁용(擢用), 시험에 합격함을 탁제(擢第), 골라 뽑아서 벼슬자리에 오르게 함을 탁승(擢昇), 과거 시험에 뽑힘을 탁과(擢科), 사람을 뽑아 씀을 발탁(拔擢), 살펴 뽑아 씀을 견탁(甄擢), 높은 지위에 발탁하거나 발탁됨을 외탁(巍擢), 임금의 은혜로운 발탁을 은탁(恩擢), 위로를 느끼는 마음이 솟구침을 위탁(慰擢), 인재를 불러 들여 뽑아 씀을 초탁(招擢), 높이 솟아 우뚝함을 탁송(擢竦), 인재를 뽑아 올려서 씀을 승탁(陞擢), 벼슬을 주어서 인재를 뽑아 씀을 제탁(除擢), 인재를 뽑아 씀을 등탁(燈擢), 인재를 골라서 추림을 간탁(簡擢), 과거 시험에 장원으로 뽑힘을 괴탁(魁擢), 해마다 음력 6월경에 오는 큰 비를 이르는 말을 탁지우(擢枝雨), 머리털을 다 뽑아서도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죄악이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탁발난용(擢髮難容), 머리카락을 뽑아 다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으로 지은 죄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비유하는 말을 탁발난수(擢髮難數), 관계의 차례를 밟지 않고 특별하게 벼슬에 올려서 씀을 이르는 말을 불차탁용(不次擢用) 등에 쓰인다.
▶️ 髮(터럭 발)은 ❶형성문자로 髪(발)은 통자(通字)이고, 发(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터럭 발(髟; 머리털, 수염, 늘어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좌우로 나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犮(발)로 이루어졌다. 빗으로 깨끗이 빗은 머리라는 뜻이 전(轉)하여 널리 머리털의 뜻으로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髮자는 '터럭'이나 '머리털', '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髮자는 髟(늘어질 표)자와 犮(달릴 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犮자는 개가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髮자는 길게 드리워진 머리털을 뜻하기 위해 머리털이 드리워진 모습의 髟자를 응용한 글자이다. 그래서 '머리털'이나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난 긴 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髮(발)은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②머리털 ③초목(草木) ④메마른 밭 ⑤모래땅 ⑥줄기 ⑦머리털을 기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호(毫)이다. 용례로는 맨 처음에 베필이 된 아내를 발처(髮妻), 목뒤 머리털이 난 가장자리에 생기는 부스럼을 발제(髮際), 몹시 성낸 모양을 발지(髮指), 털끝 만큼 하찮은 원망이나 원한을 발원(髮怨), 머리 기름을 발유(髮油),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머리털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치레로 머리에 쓰는 물건을 가발(假髮), 머리털을 다듬어 깎음이나 머리를 빗음을 이발(理髮), 머리털이나 머리에 난 털을 두발(頭髮),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이나 머리카락을 모발(毛髮),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북극 지방의 초목이 없는 땅을 궁발(窮髮), 길렀던 머리를 빡빡 깎음 또는 그러한 머리를 삭발(削髮), 짧은 머리털을 단발(短髮), 길게 기른 머리털 또는 그 사람을 장발(長髮), 가느다란 털이나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호발(毫髮), 머리카락이 치솟아 관을 밀어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났음을 일컫는 말을 발충관(髮衝冠), 머리털은 빠져서 짧으나 마음은 길다는 뜻으로 몸은 늙었으나 일 처리는 잘한다는 말을 발단심장(髮短心長),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 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귀밑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상투를 튼 부부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를 이르는 말을 결발부처(結髮夫妻), 머리털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해 낸다는 뜻으로 인재를 구하려고 애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악발토포(握髮吐哺),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하는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난형난제(難兄難弟) 등에 쓰인다.
▶️ 數(셈 수, 자주 삭, 촘촘할 촉)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婁(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婁(루, 수)는 여자(女子)가 머리 위에 貴(귀; 물건을 넣은 자루)를 이어 나르는 모양, 물건이 겹쳐지는 일을, 등글월문(攵=攴)部는 손으로 거동(擧動)을 하는 일, 몇 번이나 손으로 무엇인가를 하다, 여러 개 세다, 세다, 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數자는 ‘세다’나 ‘계산하다’, ‘헤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數자는 婁(끌 누)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婁자는 두 여인이 위아래로 포개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한자에서 婁자가 들어간 글자들은 대부분이 樓(다락 루)자처럼 ‘겹치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겹침을 뜻하는 婁자에 攵자가 결합한 것은 숫자 一, 二, 三과 같이 막대기로 셈을 하고 있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고대에는 막대기를 겹쳐 셈을 했다. 이를 산가지라 한다. 그러니 數자에 쓰인 攵자는 몽둥이가 아닌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니까 數자를 막대기를 겹쳐 셈을 한다는 의미에서 ‘세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數(수, 삭, 촉)는 (1)좋은 운수(運數) (2)운수(運數) (3)서너 또는 두어 오륙 정도의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 (4)낱낱의 것을 셈하여 본 결과의 값. 특히 양(量)과 대비해서 쓰기도 함 (5)사물을 계속적인 면에서 포착(捕捉)하는 것 (6)자연수, 완전수, 정수, 분수, 부수, 무리수, 실수, 허수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7)수학 (8)인도(印度) 게르만 어족(語族)이나 그 밖의 언어에서 볼 수 있는 문법 범주(範疇). 보통 단수, 복수 등이 있음. 언어에 따라서는 두 가지의 것을 나타내는 쌍수(雙數)도 있음 (9)옛날 중국에서, 육예(六藝)의 하나 등의 뜻으로 먼저 셈 수의 경우는 ①셈, 산법(算法) ②역법(曆法) ③일정한 수량(數量)이나 수효(數爻) ④등급(等級), 구분(區分) ⑤이치(理致), 도리(道理) ⑥규칙(規則), 예법(禮法) ⑦정세, 되어 가는 형편 ⑧꾀, 책략(策略) ⑨기술(技術), 재주, 솜씨 ⑩운명(運命), 운수 ⑪수단(手段), 방법(方法) ⑫몇, 두서너, 대여섯 ⑬세다, 계산하다 ⑭셈하다 ⑮헤아리다, 생각하다 ⑯조사(調査)하여 보다 ⑰책망하다 그리고 자주 삭의 경우는 ⓐ자주(삭) ⓑ자주 하다(삭) ⓒ여러 번 되풀이하다(삭) ⓓ빨리 하다(삭) ⓔ빠르다(삭) ⓕ황급하다(삭) ⓖ바삐 서두르다(삭) ⓗ급히 서둘러 하다(삭) ⓘ다가서다(삭) ⓙ접근하다(삭) 그리고 촘촘할 촉의 경우는 ㉠촘촘하다(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계산하여 얻은 수를 수치(數値), 수를 나타내는 글자를 숫자(數字), 수효와 분량을 수량(數量), 사물의 수를 수효(數爻), 열의 두 서너 곱절되는 수효를 수십(數十), 두서너 차례나 몇 차례를 수차(數次), 수학의 이론 또는 이치를 수리(數理), 이삼일 또는 사오일을 수일(數日), 돈의 머릿수를 액수(額數), 수효가 많음을 다수(多數),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기초적인 셈법 또는 이를 가르치는 학과목을 산수(算數), 적은 수효를 소수(少數), 일이나 사건 따위의 가짓수를 건수(件數),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과 기수를 운수(運數), 두 자리 이상의 수를 복수(複數), 작은 수로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차례의 수효를 횟수(回數), 친족 간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 체계를 촌수(寸數), 글씨에서 획의 수효를 획수(劃數), 일정한 수효나 수량을 정수(定數), 어지간히 많은 수를 상당수(相當數), 전체수의 거의 대부분을 대다수(大多數),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반이 더 되는 수를 과반수(過半數), 방정식에서 풀어서 구하지 않고서는 그 값을 모르는 수를 미지수(未知數), 극히 적은 수를 극소수(極少數), 같은 사람이 저지른 여러 가지 죄가 한꺼번에 드러남을 수죄구발(數罪俱發), 몇 년이라도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일을 가아연수(假我年數),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부지기수(不知其數),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