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화요일] 예레미야 30장 12~24절

[노희태]

[예레미야 30장]

12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네 상처는 고칠 수 없고 네 부상은 중하도다  13 네 송사를 처리할 재판관이 없고 네 상처에는 약도 없고 처방도 없도다  14 너를 사랑하던 자가 다 너를 잊고 찾지 아니하니 이는 네 악행이 많고 네 죄가 많기 때문에 나는 네 원수가 당할 고난을 네가 받게 하며 잔인한 징계를 내렸도다  15 너는 어찌하여 네 상처 때문에 부르짖느냐 네 고통이 심하도다 네 악행이 많고 네 죄가 허다하므로 내가 이 일을 너에게 행하였느니라  16 그러므로 너를 먹는 모든 자는 잡아먹힐 것이며 네 모든 대적은 사로잡혀 갈 것이고 너에게서 탈취해 간 자는 탈취를 당할 것이며 너에게서 노략질한 모든 자는 노략물이 되리라  17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들이 쫓겨난 자라 하매 시온을 찾는 자가 없은즉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  18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보라 내가 야곱 장막의 포로들을 돌아오게 할 것이고 그 거처들에 사랑을 베풀 것이라 성읍은 그 폐허가 된 언덕 위에 건축될 것이요 그 보루는 규정에 따라 사람이 살게 되리라  19 그들에게서 감사하는 소리가 나오고 즐거워하는 자들의 소리가 나오리라 내가 그들을 번성하게 하리니 그들의 수가 줄어들지 아니하겠고 내가 그들을 존귀하게 하리니 그들은 비천하여지지 아니하리라  20 그의 자손은 예전과 같겠고 그 회중은 내 앞에 굳게 설 것이며 그를 압박하는 모든 사람은 내가 다 벌하리라  21 그 영도자는 그들 중에서 나올 것이요 그 통치자도 그들 중에서 나오리라 내가 그를 가까이 오게 하리니 그가 내게 가까이 오리라 참으로 담대한 마음으로 내게 가까이 올 자가 누구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22 너희는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너희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23 보라 여호와의 노여움이 일어나 폭풍과 회오리바람처럼 악인의 머리 위에서 회오리칠 것이라  24 여호와의 진노는 그의 마음의 뜻한 바를 행하여 이루기까지는 돌이키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끝날에 그것을 깨달으리라

[설교]

   예레미야 30~33장까지는 예레미야서의 중심부입니다. 성경학자들은 이 중심부를 일컬어 종종 ‘위로의 책’ 혹은 ‘위안의 책’이라고 부릅니다. 지금껏 심판이나 징계와 관련된 내용들이 줄을 이었다면, 예레미야서의 중심부에서는 주로 위로나 회복에 관한 말씀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본문을 읽었다시피, 오늘 본문의 첫째 단락인 본문 12~15절까지는 다시금 이스라엘의 안타까운 상황이 조망됩니다. 어느 성경 주석을 보니까, 이 단락에 대한 제목을 이렇게 달아놓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불치병 치유.’ 지금 현재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문제가 일종의 불치병과 같다는 뜻입니다. 본문을 보실까요? 우선 본문 12절을 보면 지금 현재 이스라엘은 아주 큰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이 상처가 얼마나 깊던지, 이를 쉽게 고칠 수 없고, 또한 그 부상은 너무 중하다고 말씀합니다. 이어진 본문 13절을 보면 이스라엘이 당한 상처에는 약도 없고 처방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말 그대로 불치병이지요. 사실상 죽음을 앞둔 시한부와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이 바로 현재의 이스라엘입니다.

   그런데 이어진 본문 14절을 보면 이토록 심각한 상태에 놓인 이스라엘에게 더 큰 고통을 주는 말씀이 있습니다. 본문 14절을 보면 지금껏 ‘너를 사랑하던 자’, 곧 지금껏 이스라엘과 더불어 화친관계 있던 나라들이 모두 다 이스라엘을 떠났다고 말씀합니다. 말하자면 이것은 일종의 비유입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지금껏 자신의 사랑하는 친구요 연인이었던 나라들이 모두 다 배신하고 떠난 것입니다. 왜 배신했을까요? 본문 14절. “이는 네 악행이 많고 네 죄가 많기 때문에 …” 지금 이스라엘이 불치병을 겪는 이유. 또한 지금껏 이스라엘과 우호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하나같이 저를 배신하고 떠난 이유. 모두 다 이 이유 때문입니다. 곧 이스라엘의 악행이 많고 저의 죄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만일 여기까지만 말씀을 본다면, 사실상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굉장히 암울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지금 불치병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은 친구를 잃었습니다. 애인을 잃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치면 거의 죽은 것과 같은 처지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악행을 범하고 있습니다. 죄가 너무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토록 악한 이스라엘이 다시금 구속 받을 길?! 회복되는 길?! 말이야 쉽지 전혀 불가능해보입니다. 지금 현재 상황으로 놓고 보면 이스라엘은 진짜 회생불능입니다. 어디 하나 손본다고 해서 불치병을 앓던 이스라엘이 다시금 회복된다?! 말이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부터 이어질 예레미야서 중반부의 말씀은 사실상 이토록 불가능할 것 같던 일들이 비로소 현실이 된다고 말씀합니다. 오늘 본문 16절부터가 그렇습니다. 오늘 본문 16~24절까지를 보십시오.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사실상 회생불가능에 가깝던 이스라엘에게 조금씩 무언가를 하기 시작하십니다. 무엇일까요? 1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를 먹는 모든 자는 잡아먹힐 것이며 네 모든 대적은 사로잡혀 갈 것이고 너에게서 탈취해 간 자는 탈취를 당할 것이며 너에게서 노략질한 모든 자는 노략물이 되리라.”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갑작스레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무리를 향하여 저주를 내뿜기 시작하십니다. ‘너를 먹는 모든 자는 잡아먹힐 것이며!’ 이것은 일종의 경고문입니다. ‘내가 이제부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호할 테니, 어디 한번 건드려봐라!’ 이렇게 경고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철저한 지키심, 보호하심이 약속되는 것입니다.

   이어진 1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들이 쫓겨난 자라 하매 시온을 찾는 자가 없은즉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 앞선 16절에서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자들이 경고를 받았습니다. ‘너희는 다시는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마라!’ 그러자 17절에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경고를 들은 대적들이 정말 시온에 얼씬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모든 상황이 갑작스레 역전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후 하나님께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을 치료하기 시작하십니다.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리라!” 지금껏 거의 불치병에 가까워보였던 이스라엘의 상처가 기적적으로 낫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부활의 능력으로 저를 어루만져주시니, 이스라엘이 다시금 생기를 얻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 이후 본문 18절 이하에서 하나님께서는 더욱더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말씀들을 하십니다. 거의 사실상 모든 부분에서의 회복이 이어지지요. 무너졌던 장막이 회복되고, 폐허가 된 성읍이 재건되고, 사람들의 입술에서 다시금 감사가 흘러넘치고, 하나님의 백성들이 다시금 번성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놀라운 은혜 & 구원은 본문의 말씀과 같이 갑작스레 펼쳐질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하죠.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받기 위해서, 우리는 저렇게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 & 구원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준비하지 못하고와 상관없이, 그야말로 전적으로 베푸시는 하나님의 호의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 & 구원을 가르칩니다. 우리의 어떠한 상태, 처지, 조건, 자격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일하심은 그야말로 무제한적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의 일하심을 애써 외면하지 않고, 오늘도 여전히 우리 삶 속에 역사하실 하나님의 은혜 & 구원을 사모함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