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날치 판소리팀의 '범내려온다'공연을 보여드렸는데요 이 때 독특한 안무를 맡았던 사람이 김보람이라는 안무가입니다. 그는 앰비큐어스 댄스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분이 자신이 갖고 있는 춤에 대한 철학과 창작과정을 몸소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강의를 보여줍니다. 나는 이 팀의 퍼포먼스를 보고는 '막춤'과 '역설'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막춤'이란 전문 무용수가 아닌 일반인이 아무렇게나 추는 춤이지만 김보람이 추구하는 '춤'의 본질적인 일면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설'이란 거꾸로 말한다는 뜻으로 '반어'와 헷갈립니다. 반어는 반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예쁜데 '아이구 얄미워'라고 말한다든지...근데 이게 반어인지 역설인지 모호할 때도 있습니다. 역설은 논리적으로 모순인데 진리에 가까운 것입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 '찬란한 슬픔의 봄'등의 표현이 그 예입니다. 앰비규어스의 춤은 역설에 가깝습니다. 저렇게 춤을 추면 제대로 될 춤이 아닐 것 같은데 묘한 매력을 줍니다. 기존의 춤동작이 갖는 형식을 파괴하면 이상해질텐데 역설적으로 관객은 감동을 받습니다.
이 팀의 춤동작 중에는 몸동작은 앞으로 달려가는 모양인데 실상은 뒤로 가고 있습니다. 이 팀의 색깔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