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증후군, 빌딩증후군의 ‘후폭풍’이 실내공기 정화 관련업체간 제품 우열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오는 2006년부터 공동주택 신축시 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 기폭제로 작용, 공기청정기와 환기시스템간 팽팽한 논란이 예상된다.
논쟁의 골자는 두 제품간 공기 정화능력, 공간 효율성, 경제적 효과로 압축된다.
먼저 공기청정기는 일부 유해물질 제거능력에 한계가 있어 환기시스템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기청정기가 밀폐공간에서 공기를 정화시키는 반면 환기시스템은 실내공기를 외부로 내보내고 실외공기를 정화시켜 실내에 주입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때문에 공기 정화방식은 환기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면에서 환기시스템이 우세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기청정기 업체들은 미세먼지를 비롯해 유해물질 제거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고 독감바이러스 제거 등 추가기능까지 갖췄기 때문에 ‘억지’라는 입장이다.
공간 효율성과 관련, 공기청정기는 집안 구조가 여러개의 실내로 나눠져 있어 적절히 대처하기 힘든 반면 환기시스템은 각 실내에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제어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시스템 공기청정기의 등장으로 이같은 문제를 극복했다는 게 공기청정기 업체들의 논리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란도 만만찮다. 현재 환기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30평에 약 250만원의 비용이 필요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공기청정기는 대용량 제품 가격이 최고 150만원에 이르러 소비자 부담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와 환기시스템의 논란이 사실상 소모전이라는 주장이다. 일단 환기시스템과 공기청정기의 수요층이 다르다. 특히 공기청정기 업체들이 제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환기시스템에 진출하고 있어 구분이 모호해졌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청풍, 웅진코웨이, 샤프, 삼성전자, LG전자 등 5개사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이 후발주자다.
환기시스템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을 비롯해 범양냉방과 신성엔지니어링 등 공조업체와 하츠 등 후드업체, 동양매직, 벽산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공기청정기 업체인 청풍과 웅진코웨이도 환기시스템 사업에 진출하거나 내부 검토중이다. 지난해까지 14개 업체에 불과하던 환기시스템 업체는 올해 4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공기청정기 시장은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환기시스템 시장은 3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환기시스템 업계는 이르면 오는 2008년 6000억원 시장으로 급속 팽창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도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환기시스템 잠재 수요자는 내년 초부터 시공될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가운데 일부에 국한된다. 따라서 나머지 건물 수요자와 현재 살고 있는 건물 입주자들은 사실상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공산이 높다. 실제로 국내 공기청정기 수요는 지난 2000년 15만대에서 올해 약 50만대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6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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