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화문에서 열린 교황님의 시복식에 100만 인파가 참여하여 성대한 행사가 성황을 이뤘는데 아무 사고없이 평화로운 가운데 행사가 진행이 되고 순조롭게 마무리가 되어서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인파를 보면서 2002년 월드컵응원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우리나라 영화계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 흥행기록이 나왔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 '명량'이 할리우드 불록버스터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흥행순위 1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명량'의 투자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는 16일 '명량'이 이날 오전 1천362만 7천153명을 동원해 '아바타'(1천362만 명)의 흥행 기록을 제쳤다고 밝혔습니다. 개봉 18일 만의 일입이다.
그런데 오늘 중앙일보에 흥미로온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순신 장군 초상이 들어 있는 100원 동전에 관한 것입니다.
100원 동전은 지름 24㎜에 무게 5.42g 동그란 은색 몸체로 옆엔 110개의 선이 촘촘히 새겨져 있습니다. 평평한 앞면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온화한 미소의 얼굴이 나타나 있고 뒷면엔 중앙에 ‘100’의 숫자가 가운데에 있고 위에는 만든 해가 숫자로 표기되고 아래에는 한국은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요즘 이순신 장군의 ‘명량’이 크게 히트하고 있지만 장군님 얼굴 뵙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합니다. 돈이 안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만들고 있어도 시중에서 유통되지를 않아 한국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네요.
시중에 풀려 있는 100원 동전 수(발행잔액 기준)가 올해 7월 기준으로 89억4371만 개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라고 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9000억 원에 육박하는데 한국은행이 100원짜리 동전을 발행하기 시작한 1970년 3월 이후 이렇게 많은 100원 동전이 시중에 풀린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인구 5042만 명(통계청 추정)을 감안해 단순히 계산해도 1인당 1만7700원어치 100원 동전을 갖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1㎏ 가까운 무게의 177개 동전을 늘 갖고 다닐 사람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이 많은 100원 동전이 돌지 않고 집 안, 가게, 사무실 아니면 찾지 못할 어디 구석에 숨어 있다는 얘기입니다.
올 7월 한국은행은 100원 동전 4441만 개를 발행했습니다. 9개월 이래 최대 규모인데 이에 반해 378만 개만 회수된 걸로 나왔습니다. 발행액 대비 환수 액을 의미하는 환수율은 8.5%에 불과한 정도입니다. 100원 동전 100개를 새로 풀었는데 9개도 안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대대적인 동전 모으기·다시 쓰기 운동을 해도 그때뿐이라고 합니다. 5만 원 권이 '검은돈으로 악용된다' '음지로 숨었다'며 눈칫밥을 먹고 있지만 100원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할 정도랍니다. 5만 원 권 환수율은 20~30% 선을 오가기 때문입니다.
다른 동전 상황도 비슷하여. 100원만큼이나 환수율은 바닥이라고 합니다. 10원이 3.7%로 가장 낮았고 다음은 100원(8.5%)·50원(12.1%)·500원(14.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로 동전을 찍어 내도 족족 사라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이 늘며 잔돈 수요가 줄어든 게 첫째이고, 물가 상승에 100원의 상대적 가치가 낮아져 쓰임새가 적어진 까닭이라고 합니다.
한국은행이 회수되는 화폐 액수(환수액)에 맞춰 신규 발행 규모를 결정하는데 화폐 유통량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하는 책임 때문에 편한 대로 줄일 수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찍는 족족 사라지는 동전 물량을 대느라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가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한국은행이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해마다 600억 원 정도를 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썩어서 버리는 돈'도 무척 많습니다. 부식됐거나 찌그러져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폐기된 10~500원 동전 수는 1543만2000개, 금액으로는 14억5200만원에 달했습니다.
동전 중에서도 10원 신세가 가장 처량한데 5원이나 1원은 발행량이나 유통량 자체가 적어 10원만큼 열악한 상황은 아닙니다. 10원은 환수율도 동전 가운데 가장 낮을 뿐 아니라 훼손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2010년 10월 노모씨는 10원 동전 5억 원어치를 녹여 구리 덩어리로 만들어 팔다가 서울 광진경찰서에 잡혔는데 전에 없던 범죄였습니다. 과거엔 10원을 눌러 목걸이 같은 장신구를 제조해 판매하던 정도였지만 구리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10원 동전을 녹여 팔면 액면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쳐 준다는 점을 노리는 신종범죄가 생겨나 한국은행은 달라진 세태에 맞춰 2011년 법을 고쳤습니다. 화폐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새로운 내용을 한은법에 담은 것입니다.
저는 100원 동전이 늘 주머니에 들어 있습니다. 잔돈을 받으면 늘 넣고 다니고 학교에서 야쿠르트 먹은 거 계산할 때나 사진기를 삼각대에 장착할 때에 동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어떤 때는 이 100원 동전 하나가 부족해서 결재를 못하거나 고궁에 가서 아이들에게 빌려 쓰는 일도 있었습니다.
액수가 크든 작든 우리 돈을 소중히 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