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왜 이렇게 급하게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한것도 없이 잡을수 없는 시간은 저만큼 달려가고
아직 마음에는 가을을 다 들여 놓지도 못했는데
가을은 깊어 은행잎 사이로 노란 은행 열매들이
다닥다닥 익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죄중에 큰 죄가 시간을 낭비한 죄라고 빠삐용이
스스로를 정죄했던가...
나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뽀쬭
한 일도 없이 시간의 날개는
계절을 덮어 넘어 가고 있습니다
가끔씩은 이유 모를 눈물이 스며 듭니다
내 인생이 가을의 경점을 지나고 있는데 인생의 들녘에
추수할것이 별로 없는듯한
허전함이 스며 들기 때문인듯 합니다
뭘하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니 내어 놓을것이
보여 줄 만한것이 별로 없습니다
많은 재물을 쌓아 놓은것도 없고 권세를 부릴 만한것도 없고
그럴듯한 명예도 없고..
애초에 그런것들을 추구하고 살아온 삶도 아닌데
자꾸만 마음이 시려 드는것은 아직도 수양이 부족한 탓인가 봅니다
누구에게도 호소할수 없는 중년의 허전함과
쓸쓸함을 스스로 복에 겹다 질책해 보지만
나이탓인지 허전해 지는것은 어쩔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장대같이 다 자라 엄마 아빠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겠다고 언제나 기도하고 있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하는 그 마음들이 기특하여
잠시 위로를 받지만 잠시 뿐
인간의 원초적인 고독을 덜어 낼수는 없어
영혼을 늘 그분께 맡기고 마음을 아침이슬 같이 정갈하게
헹구고 헹구어 내며
이 가을에 다시한번 삶의 본질에 대하여 성찰하고 싶어지는 침묵속에
가라앉고 있습니다
마음은 아직 멀었는데 단풍이 들고
또 오지 않은 계절 하나를 지금 시침질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은 늘 영원을 사모하며 눈맑은 사슴처럼 그리움에 젖습니다
평화와 사랑을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