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든 안 팔리든 비명…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진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딜레마 / 10월 13일(화) / 중앙일보 일본어판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수출 선적 부두에서 대기 중인 차량.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7~9월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연합 뉴스] (중앙일보 일본어판)
팔리지 않아도 문제고, 팔리더라도 문제다. 현대(현대)자동차와 기아(기아)의 7~9월 실적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연이어 목표 주가를 낮추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각각 다른 전략으로 대응했지만, 실적 악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기아가 수익성 악화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12일 32만 원에 마감했으며, 6월 거래 시간 중 최고가 78만 7천 원에서 59.3% 하락했다. 기아도 2월 거래 시간 중 21만 2,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10만 8,100원으로 49.1% 하락한 상태다. 이번 달에 발행된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현대자동차는 13개사 전부, 기아는 10개사 중 9개사가 목표 주가를 낮췄다.
자동차 업계와 증권 업계에 따르면, 7~9월 기간 현대자동차의 전 세계 판매 대수는 91만 8,6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이에 비해 기아는 84만 3,515대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양사의 판매 실적이 갈린 것은 엔진차 판매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차(NEV) 대응 전략에서 차별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기차 전 라인업을 갖추어 엔진차 판매 부진을 전기차로 만회했지만,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한 현대자동차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문제는 판매가 감소한 현대자동차와 증가한 기아 모두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7~9월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보다 약 20% 낮은 2조 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0조 원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파업과 부품 공장 화재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전기차의 낮은 수익성이 꼽힌다.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경쟁을 벌이는 기아는 전기차 1대당 손익이 사실상 적자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정이다. 중국 차가 진출하지 못하는 미국 시장에서도 정부 지원금이 사라져, 판매 촉진을 위해 제조사가 상당한 인센티브(지원금)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중국차와 경쟁하기 위해 낮춘 판매가격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자동차는 기아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 정치적 문제로 중국 차가 진출하지 못하는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만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7~9월 기간 현대자동차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판매 대수가 감소했다. 북미는 8.0% 감소, 중남미는 3.1% 감소해 감소폭이 한 자릿수였지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유럽에서는 18.1% 감소해 판매가 부진했다.
여기에 7~9월기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실적에 부정적이다. 업계에서는 10~12월 평균 환율이 1달러당 =1350원 수준으로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경우, 현대자동차·키아의 영업이익 감소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초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평가를 높인 것처럼,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의 임은경 연구원은 “중국차의 가격 경쟁은 세계에서 과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시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차와의 경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비용 문제가 남아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는 2028년부터 자율주행차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지만, 여기에 탑재되는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시스템의 하드웨어 비용만으로도 1대당 700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이후에도 원가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