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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작성자 실명 : 최희영 (닉네임 옆에 실명이 기재안되신분들만 실명작성)
─…▷공연제목 : 내 아내의 모든 것
─…▷초대날짜 : 6월 14일 3시
─…▷공연장소 : 대명문화공장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
─…▷공연관람 후기 :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카사노바인 성기, 볼수록 찌질한 남자 두현, 독설(잔소리)만 빼면 완벽한 여자 정인.
세 사람의 코믹하며 황당하지만 울림있는 조합은 이미 2012년 동명의 영화에서 입증되었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아마 지루할 정도로 연극은 영화를 빼닮았다.
난 스포일러를 굉장히 싫어해서 원작이 책인 영화나 연극, 무비컬은 한쪽만 보곤 한다. 그럼에도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러 간 이유는, 첫째 김재범 배우를 보고 싶었고, 둘째 빈군이 좋아할 것 같았서,였다.
<연애시대>에서 김재범/심은진 커플을 보았다. 세월이 흘러 '하루'가 '정인'이 되어 독설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같은 여자지만 참 심난할 것 같다. 연극의 잔소리는 영화보다 생생해 더 쟁쟁쟁 듣기 싫다. 어찌 혀도 꼬이지 않고 그리 퍼부어댈까 싶다는 내 말에, 빈군이 잠시 그윽한(난 알 것 같은데~하는) 눈빛을 보낸다. 빈군은 1절만 해달라 하고, 난 4절까지 잔소리완창하고 싶은 여자이고... 2절만 하자~^^.
이후 <블랙 메리포핀스>의 한스를 열연하는 김재범 배우를 보았다. 과연 대학로의 믿고/보는/배우답게 이날의 연기도 더이상 찌질할 수 없었다. 김도현 배우 역시 류성룡 씨의 카사노바가 빙의한 듯 느끼하고 천연덕스럽고 왠지 짠했다. 왜 카사노바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게~ 가장 코믹한 대목같다. 류현경 배우는 TV/영화에서 많은 작품을 봤지만, 작고 여리고 예쁜 외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연기는 무난한 편이었는데, 가끔 어색한 대사처리(약간 뜨는 느낌?)가 발성의 문제인지, 류 배우 특유의 목소리 때문인지 모르겠다.
연극은 음악극 형태를 취한다. 배우들이 직접 노래하는 줄 알았는데, 멀티역을 맡은 송형은, 이나영 배우가 주로 노래하고,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담당하는 분이 따로 있다. 두 배우의 노래도 굉장히 좋았다. 연극의 멀티맨은 수퍼맨과 동급같다.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로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은 배경이 되기도 하고, 관객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부분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짜인 영상과 진짜인 음악의 조화가 인상깊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신선했지만, 사실 관객은 매우 바쁘다. 속달같은 대사를 이해해야 하고, 영상과 음악을 처리해야 한다. 두 시간 동안 웃다가 끝나서 행복했지만, 완전 코믹극이 아닌 이런 연극은 속도를 조금 늦추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연극이 여성의 실존을 다룬 <자기만의 방>처럼 무겁고 진중해지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천천히 가서 조금만 깊어지면 좋겠다,싶었다.
그나마 셋 중에 가장 리얼한 캐릭터는 정인이 아닌가 싶다.
결혼후 아이없는 주부가 되어 느끼는 고립감, 외로움, 존재감/정체성/소속감의 상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렸을 때는 심심할 따름이었는데 나이들면서 외롭다.
심심함과 외로움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외로움이 만남, 관극, 여행 같은 일회성 행사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금의 난 엄마의 딸, 빈군의 아내, 김양의 BFF, 번역가라는 사각형이다.
굉장히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이 사각형으로 채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존재의 이유...라면 거창할까.
정인이 라디오에서 일을 시작하고 자신에 집중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변화되는 것.
이 시점에서 연극은 리얼해진다.
중년 이후의 삶이 어때야할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항상 친구가 많고, 돌봄을 받던 유년의 삶과 달리,
존재감/정체성/소속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길은 만갈래... 하지만 저절로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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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 성의있는 후기 너무 좋네요.. ^^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공연후기를 포스팅하느라 열심히 쓰다보니 재미가 붙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