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7일 금요일
아쉬운 쉔브룬궁을 뒤로 하고 성슈테판 대성당으로 갔다. 비엔나의 거리는 링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시가지는 반지처럼 생긴 링 안에 모두 있다. 이번엔 작심을 하고 가이드와 약국에 가서 기침약을 사기로 하였다. 성 슈테판 성당 앞 약국에서 빨아먹는 목감기 약과 프로폴리스 사탕을 한 봉지 샀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은 초기감기약 뿐이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 못 하였지만 그나마도 없었더라면 훨씬 힘들었을 것이다.
▲ 성 슈테판 성당앞의 마차행렬 이색적이었으나 냄새는 어찌하라고? 과히 향기롭진 않았다.
▲ 약을 제일 먼저 구입한 후 성당으로 들어가서 언제나 처럼 초봉헌을 하고 자리에 앉아 묵상을 하고 나왔다. 여행 중 미사를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당내부는 너무 어두워 사진으로 올릴만 한 것이 별로 없다. 성 슈테판 성당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고딕양식의 건물이라 세월이 흐르면서 건물 외벽은 모두 검게 변하였다. 성 슈테판 성당은 모짜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모짜르트의 '레퀴엠'이 울려 퍼지는듯 하였다.
▲ 케른트너 거리에 있는 스와로브스키 매장
빈에서 제일 번화하다는 케른트너 거리는 활기가 넘쳤다. 서울의 명동처럼 상가의 불빛이 화려하였고, 가게마다 모짜르트를 기념으로 한 장식품 쵸콜릿 등이 지나가는 여행자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 하였다. 스와로브스키 매장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었고, 마침 세일기간이라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다리가 아파 명숙이와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노라니 20대도 겨우 되어 보일까말까한 부부가 갓난 아기를 안고 쇼핑을 하고 있었다. 아기가 자지러지듯 우는데 어린 엄마는 예쁜 장신구를 정신 없이 보고, 어린 아빠는 우는 아기를 달래지 못 해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어린 부부는 아기를 달래다 너무 심하게 울어 매장밖을 나가는 걸 보노라니 왜그리 안스러운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니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하거나 뭔가 요구사항이 분명하였다. 근데도 어린 엄마아빠는 아기를 얼르다가 공갈 젖꼭지만 물리기만 하니 아기의 울음이 그칠리가 없지... 둘이 나가서 싸우지 말길 바랬다.
▲ 매장 여기저기 불빛을 받아 화려하긴 한데 가격이 너무 비싸 구매욕구가 전혀 생기지 않앗다. 그래서 명숙이와 난 친구들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 스와로브스키 매장 옆에 군밤과 감자 부침개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군밤 가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아마도 5유로에 15개 였던 것같다. 군밤 하나에 500원 정도라니? 비엔나에 오니 모든 물가가 지금보다는 훨씬 비쌌다. 군밤을 사고 난 후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였더니 수줍어하면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곁에 같이 있던 아저씨가 나보고 뭐라고 열심히 저 사람을 가리키면서 얘길 하니 군밤장수 아저씬 얼굴이 빨개졌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우리말로 대답했더니 큰소리로 웃어댔다.
▲ 밤은 달콤하고 맛있었다. 옛날 뻔데기 봉투처럼 고깔모양으로 만들어 담아주는데 아무 생각없이 먹다보니 갯수가 모자랐다. 전혀 속일거라고 생각을 못 하였는데 속은 것이었다. 이미 여러개 까먹은 후라 어떻게 하지도 못 하고 속상해 하고 있었는데 일행 중 다른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서 숫자가 모자란다고 더 받아왔다. 그만 저 아저씨에 대한 인상이 나빠졌다. 어쩌면 아까 얼굴이 빨개졌던 이유가 "애가 군밤 몇 개 덜 넣은것 너희들 모르지?" 라고 했던 것은 아닐까? 케른트너 거리 스와로브스키 매장 옆에서 군밤을 사려거든 반드시 갯수를 헤아리고 사야만 한다.
▲ 비엔나에서 비엔나 커피 맛보기
가이드가 알려준 100년 이상된 가게 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 비엔나에서 비엔나 커피를 시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비엔나 커피라고 하는 것은 '아인 슈페너'다. 에스프레소에 부드러운 생크림을 듬뿍 얹어 주는데 에스프레소의 강렬한 맛을 생크림이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멜랑쉬는 우유커품이 풍부한 라떼라고 보면 된다. 유럽 어디나 마찬가지이듯 커피값의 10% 정도는 팁으로 테이블이나 종업원이 왔을 때 손바닥에 쥐어주면 된다. 커피값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우리나라 커피전문 매장의 가격과 비슷하였다.
▲ "저 테이블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하여 쵸코케익도 하나 맛보았다. 촉촉함과 달콤함이 우리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었다. 아! 또 먹고싶다. 아인 슈페너와 쵸코케익.....
▲ 우리가 비엔나 커피를 맛보았던 가게의 쇼윈도 시간이 없어 쵸콜릿을 못 사온게 아쉽기만 하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 비엔나 안내책자, 비엔나 지도,슈테판성당 스노우볼, 오르골
오스트리아에 와서 정보수집에 더 열심이었다. 혜인이가 이번 학기에 휴학을 하고 친구와 함께 오스트리아로 한 달간 베낭여행을 가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늦가을 이번 학기엔 휴학을 하고 할 것들이 많다고 통보를 하였다.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한 준비, 공모전 참가, 특허출원 준비, 오스트리아 여행을 위한 독일어 공부, 토플공부,한 달 간의 오스트리아 여행 등을 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헤인이가 금년 6월에 올 때를 대비하여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기억하고 메모하고 자료 모으고 하였다. 근데 같이 가기로 한 혜인이 친구의 계획이 변경되어 오스트리아 여행은 내년으로 바뀌어 버렸다.
▲ 성 슈테판 성당에서 모짜르트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을 샀다. 화장대 앞에 두었는데 매일 태엽을 돌리며 혼자 배실배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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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성 슈테판 성당 내부가 왜 그렇게 어두웠을까요?
들어가다 보면 좌측에 조각상으로 유명한 강론대와
중앙 제대를 중심으로 천상의 빛을 가져오는 비들기상과 스테인글라스 너무 아름다운데...
성탄 자정미사때 울려 퍼진 변성기 이전 소녀들의 성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탄 자정미사에 참여를 하셨어요? 행운이로군요. 빈소년 합창단의 성가가 얼마나 아름다웠을 지 가히 짐작이 갑니다. 밤이라서 성당 내부가 좀 더 어둡기도 하였지만, 제가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 더 그래요.
아 그리고 김연아로 유명한 스와로브스키 매장에 가셨군요.
저도 거기서 아주 작은 마차를 한대 선물받고 그땐 별로로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작 기법을 가족들에게만 전승한 100년이 넘는 유럽 최고의 크리스탈 가계였더군요
여자들은 다 좋아하지요. 세일품목은 거의 다 빠져나갔고 맘에 드는 것은 너무 고가라서 그냥 한 번 훑어보고 나왔지요. 친구 중 하나는 딸에게 준다고 작은것 하나 샀다가 계산서에 세일이 안 되어 있어 환급받고 하느라 저 곳에서 시간 다 보내어 애가 달았죠. 계산도 얼마나 늦게 하고, 환급도 시간을 얼마나 지연지키는지 몰라요. 다른 곳도 구경해야 하는데 스와로브스키에만 매달려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