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이른 아침..
두대의 트럭이 돼지들을
가득 태우고 도로를 달린다.
찬바람은 씽씽 휘갈기는데
이를 아는듯 모르는듯 말 못하는 돼지들..
그 돼지들이 트럭에 질서정연 마치 도열한듯 실려가는 모습은
양심 있는 인간으로서 차마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애처롭다.
그걸 보며
나는 지난날 군생활하던 시절..
그러니까 시계가 멈춰있던 40여년전의 국빵부시계..
바로 그 시절로 돌아가 당시 속물 인간이었던 내 모습을 회상한다.
그때 나는 헌병.. 계급은 하사..
내가 선탑한 백차가 선도하고 뒤에는 10여대 병력 수송차량들이 뒤따른다.
나는 잘 다려진 군복에 번쩍이는 군화..그리고 온갖 장식물..
허리에 찬 45구경 권총으로 무게감을 더해주고..
하지만 뒤따르는 병력 수송차량에는
장교 사병 구분없이 M16 장총으로 무장하고..
사병들은 트럭 적재칸에 두줄로 질서있게 앉는다.
그들이 앉은 자리는 딱딱하고..대부분 운전병들은 경험 일천..
안전운행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
시골 마을 지날 때
부락민들은 선도 차량
폼나는 찦차에 눈길을 많이 주고..손도 흔들어 주고..
휴게소에서 수학여행 길 여고생 집단과 조우라도 하게 되면
나는 어깨에 힘이 들어 가고.. 여고생들에게 둘러 쌓이게 되고
부대에 복귀하면 연애 편지 같은 위문편지도 수없이 많이 받게된다.
회고해 보건대
지금은 고독한 노인이지만..
그때는 속물 근성도 풍요롭고..이성도 풍요롭던 시절이었다.
이제 병영문화도 천지개벽
사병 인권과 복지가 괄목 성장에
당시 2-3천원하던 병사월급도 100만원을 넘어 서고...
다른 이야기지만
돼지등 동물복지도 심도있게 논의되는 단계라
격세지감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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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이코 애니멀이라는
뱀이나 고양이를 싫어하고 소나 돼지..개를 좋아한다.
하지만 동물복지는
고양이나 애완견 내지는 반려견에 편중되고
소나 돼지는 소외된 사각지대다.
때문에
트럭에 찬바람 찬서리를 맞으며
실려가는 돼지들을 보면 마음 심히 아프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고..아직도 복권을 사며
군시절 삐까번쩍했던 그런 시절 있음에 어깨를 세우는 나는 가끔 속물이 된다.
가문 남성 10명중 9명이 사병 전역한 병역 명문가임을 자랑으로는 알지만..
그러면서도 폼나던 한때의 군복무 경험을 내세워 보는 속물...
그렇거나 말았거나
나는 돼지를 좋아하는 사나이..
그러다보니 손오공보다는 저팔계 캐릭터가 더 좋고..
동물농장을 저술한 조지 오웰이 큰 인물로 뇌리에 남아 있다.
책 이야기 나온김에
나 자신 책을 안 읽는 사람이긴 하지만
불후의 명저라 생각되는 몇권의 책을 말해 보고 싶다.
전술한 조지오웰의 "동물농장"과 "1984년"..그리고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 도피"..
오래전 나온 책이지만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이 사고전환을 가져온다".."대학, 중용..삼국지"...
생전에 필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요즘
저의 일상이 땀 나는 하루하루이기에
이래저래 대략 10년은 젊어진거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여유와 거리 있는 삶이라
게시판에 올라오는 좋은 글들을 읽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다음에 글을 또 올리게 된다면
싸이코 애니멀에 대해 쓰고 싶군요...
첫댓글 가을이오면님 아주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헌병하사이셨으면 훤칠한키에 멋진외모의
젊은 군인이 연상됩니다
사실 생명의 무게는 같을텐데 개나고양이만
애완동물로 키우는 것 같습니다
그산님과 한동안 소통이 없었지만..
그래도 늘 그산님의 건강하고 행복한
여정을 축원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소나 돼지가 실려가는 차에서
그 눈들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해서
고기를 못 먹을거 같은데 오늘저녁도
소고기를 맛있게 먹고요.ㅠ
오래전 전방 관사에 살았을적에
닭을 몇마리 키웠는데 갸들이 낳은
달걀은 잘 꺼내 먹으면서 닭은 불쌍해서
한마리도 못 잡아 먹고 이웃 좋은일만
했어요.
누구나 제복은 입은 모습은 멋찌지요.
특히 정복을 입은 모습은 더 더욱...
그제복에 반해서 한사람을 만나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생기고
알콩달콩 살았어요~^^
ㅎㅎ..예
좋은 분을 만나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또 자녀들과의 연도 만들고..게다가 알콩달콩 살아오셨으니
이 얼마나 다복한 분입니까...
지이나님의 앞날에도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면서 미워하는
양가감정에 빠지면 힘들어지는 것처럼
돼지를 기르면서 돼지고기를
먹게 되는 그런 양가감정도이지요
2030년이 되면
양돈가도 동물복지가 적용되어
사육두수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 들 거에요 ㆍ
풍수지리 명당에
우수 양돈가로 우뚝 서시고
자녀들 전도도 양양하고
게다가
이층에 전망좋은 서재도 꾸미시고..
설령 2030년에
동물복지 시행으로 사육두수가
절반 급감한다해도
돈가가 지지해줄 터..
너무 심려 마소서~~^^
트럭 위의 돼지들
얼마나 추울까요~
얼마나 아플까요
하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생각 못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시골바다님..
모쪼록 편안한 하루하루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소생도 백마부대 헌병출신입니다 . 반갑습니다~♡
어느날
찐빵님을 불편하게
해드린거 같아 그저 송구하기만 합니다.
특히나 병과의 대선배님을..ㅎ
하지만
후배의 충정을 이해해 주실
큰그릇 선배님으로 생각하면서..
저도 더욱 성실하게 잘 살겠습니다.
뭇 생명체에 대한 연민을 생명애라 하데요.
그런데 그건 그거고
살기 위해 서로 잡아먹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그게 악어의 눈물이라고나 할까요...?
어찌보면 모순이기도 하지요.
석촌님 말씀처럼
삶은 모순의 연속으로 보입니다
그 모순된 삶의 환경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우리네 삶의 질이 결정되겠지요...
오늘도 평온한 오후 시간 누리시기 바랍니다.
소를 키워봐서 압니다
매달 우시장을 가는데
트럭에 실려가는 그 눈망울이 가끔 생각이 납니다
돼지는 소시적에 집집마다 한마리씩 키웠는데
사람들이 먹고 남긴 찌꺼기를 먹으면서 새끼를 열마리씩 낳고
결국은 동네 잔치에 쓰여진다는 슬픈 돼지의 운명
아문요
인정합니다
이성도 속물근성도 풍부하셨던
가을이오면님~~
그래야 남자지요 ㅎ
인간에게
온몸을 헌신하는 돼지의 일생을
가리나무님은
찌꺼기를 먹으면서도
새끼를 열마리나 낳아주는 고마운 동물로
아주 잘 함축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남자면
가리나무님은 여자가 맞습니다..ㅎ
모쪼록
편안하고 즐거운 오후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조지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부랑자를 읽었지요 1930년 대공황 시점으로 작가가 겪은 자전적 소설로 동물 농장과 묘한 대비를 이루지요 속물론적은 문명인에서 가진 자에 대한 흉내를 부끄러워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끝을 알 수없는 밑바닥으로 떨어 졌을때는 그 어떤 사유도 사치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
가을님 동물농장이 정치 풍자 소설이라면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인생 도 읽어 보세요 ㅎㅎ 르포형식도 가미되었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것입니다
가을님 에니멀에 관한 글 기다립니다~
40여년 짧게 살다간 조지오웰입니다만
그의 일생은 수만년 우리네 인간의 생이 응집되어 있습니다.
제가 그를 말하는 것도
그가 치열하고 진지하게 인생을 살아오면서
우리 인생의 겉과 내면을 글로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바닥부터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자본주의의 그늘 가난에서 사회주의를 따라가 봤고..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인간에게 허구적인가를 알게 되었고..
1936년 스페인 내전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하는 교육의 장입니다.
그 내전에 조지오웰도..헤밍웨이도..앙드레 말로 등등
수많은 유명인들도 참전도 하고 그랬는데..
당시의 이야기들은 후일로 미루고..ㅎ
운선님.. 평온하고 따뜻한 오후시간 되소서...
@가을이오면 아참..
아직 읽지 못한 책
추천..감사합니다.
네 예날 생각합니다.
그간 잘 지내셨지요?
헌병의 선도차량 뒷편에서
M16소총 오른손에 바짝 힘주고
비포장 도로위를 달리면 덜컹거림과 동시에 내가 쓰던 철모자는 천정위를 부딪치고 ~
흙 먼지 날리며 달렸던 쫄병 시절을
추억소환 해주시네요 ~~~^^_
예..흙 먼지 날리며...
보람 있는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은
운주당님의 닉네임이
왠지 무게감을 더해 주는군요...
교사 첫 발령 받아 근무하던 포천의 일동면,
부대가 많은 곳이었지요.
학교 앞 도로를 수시로 오가던 지프차에 탄 헌병들은 참 멋졌어요.
가을님이 헌병 출신이시군요.
우왕~~ 멋지신 분! ^^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와 돼지, 도계장으로 실려가는 닭..
횟집 수족관에서 꺼내져서 횟감이 되는 도다리, 광어..
불쌍하다고는 생각 안할래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동물성 단백질을 먹어야 사니까요. ^^
제가 술은 못하지만..
포천하면 막걸리가 생각나는군요.
달항아리님도 포천에서
초임시절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느낌으로..ㅎ
그렇지요...
동물성 단백질은 삶의 필수 영양소인데..
잘 챙겨 드셔야지요.
그나저나
간헐적 단식 ..
할만 하지요?
저는 이제 하루 두끼 식사가
완전 정착했고 생존에 아무런 문제 없음을 확인합니다.
모처럼 만나는 달항아리님..많이 많이 반가워요.
모쪼록 오늘도 평온함과 따뜻함이 있는 저녁시간 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