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딸아이가 내려와 산책이나 하자길래
차를 타고 오후 늦은 시간에 범어사로 갔다.
딸아이가 어릴 때 한 두어번 데리고 놀러갔던 곳이다.
범어사는 십여년만에 가는 것 같았다.
차를 주차장에 세워놓고(하루 주차비 2천원)
걸어서 경내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았으나 등산객들의 항의로
부산시에서 일부를 변상하기로 하고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경내를 한바퀴 둘러 보고 친구 부부를 태우고 7시경
센텀시티 KNN사옥 맞은편으로 가서 차를 세워 놓고
나폴리 피자점을 찾았으나 아무리 간판을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간판도 아주 조그맣게 붙었는데 상호는 "LA FIGLIA DEL PRESIDENTE"였다.
딸아이가 인터넷으로 구직광고를 낸 피자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전화를 해서 물었단다.
위치는 신세계 백화점 뒷편 KNN 센텀사옥 맞은편(도로 건너서) 약간 엇비껴서 티타워1층에 있었다.
도로변이 아니고 약간 안쪽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차를 지하주차장에 세워놓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피자집으로 찾아 들어갔다.
홀안에는 참나무 장작을 묶어서 몇군데 전시해 놓고 있었다.
화덕에서는 참나무가 활활 타고 있었다.주방에는 키가 훤출한 이태리인으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길다란 자루가 달린 삽 같은 피자구이 판으로 벌건 화덕에서 연방 피자를 구워내고 있엇다.
자리에 앉아 메뉴표를 보고 5명이 피자 3개를 시켰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마르게리타(16500원) 1개, 카프리초자(22000원) 그리고
튀김피자 피자 프리타1개(17600원), 생맥주 2잔(4500x2)를 주문했다.
황토 아궁이에서 따끈따끈하게 갓 구워낸 피자를 조각내어 접시위에 올려 놓고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찍어서 입에 넣어보니 이태리에서 멋었던 그 맛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기초피자판이 중동의 거지빵처럼 약간 쫄깃쫄깃하고 맛이 담백한데 그 위에 채소와 치즈로 토핑을 하였으니
치즈가 자르르 녹아내려 제법 먹음직 스러워 보였다.
피자와 곁들인 시원한 생맥주도 한결 피자 맛을 돋구었다.
매니저를 불러 혹시 진자노가 있는지 물어보니 일반 와인과 외국산 맥주를 판다고 하였다.
피자를 맛 보면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니저가 서비스로 에스페르소 커피를 한잔씩 나눠주었다.
그냥 마시자니 너무 씁쓰레해서 설탕을 넣어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랫만에 피자다운 피자 맛을 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