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다른게시판의 기연에 대한 글들을 보고, 그냥 제 생각 좀 올려봅니다.
어차피 무협지라는 것이 주인공이 최고수가 되는 것이 기본 틀이 라고 보면,(십중팔구는 주인공이 절정고수 수준에 이르게 되지만.....) 기연은 필요악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여? 아예 기연이 없이 일류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묵향같이 한 구석에서 무공만 열심히 익히다가 나이 사십넘어서 무림출도하는 수 밖에 없겠지여.(나이 사십될 때 까지 열심히 수련만 한다고 다 일류고수 되는 것도 아니지만) 흠, 그렇게 되면 무협지의 또 다른 한 축인 멜로쪽은 포기해야 되겠지여.(나이 사십먹어서 사랑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춘남녀의 사랑보다는 밋밋할 듯.) 그리고, 밑에 분들의 분류에 의하면 묵향의 재질이 뛰어나고, 마교에서 좋은 스승을 모시고 무예를 익히는 것도 기연에 속하겠내여.
하여튼, 기연이라는 것은 어차피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여. 문제는 기연에도 등급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여. 잘나가는 무림세가나, 명문정파에서 무공을 익히는 것이나, 좋은 스승을 만나서 무공을 익히는 경우는 기연이라고 하기 뭣하지 안나 하는 생각이 드네여. 비록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하여도 무림에 명문세가가 존재하고, 거기에서 자식이나 제자를 특별히 수련시키는 경우는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가 선택한 주인공이 그런 사람들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기연은 분명히 있음직할만한 기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여. 그리고, 무공천재라 그것도 가끔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모짜르트같은 경우도 있었고, 우리나라 선조들 중에서도 칠팔세 또는 그 보다 더 어렸을 때 한시를 작문한 분덜도 계시니.....(넓은 중원을 무대로 하니 더 많은 천재가 존재할 수도 있겠져.)
하지만, 절벽씬들은 정말 짱나져. 하도 많이 나와서 식상한 경우도 있겠지만, 무공을 얼마 익히지도 안은 무인이 절벽에 떨어져서 기연을 만나는 경우, 과연 얼마나 많은 기인들이 절벽밑에서 죽음을 맞이해야하는지, 그리고, 사람은 쉽게 내려가서 탐색도 할 수 없는 절벽이 그렇게 많아야하는지......결정적으로 이류나 삼류 무사가 단지 비급만 보고 무공을 익힌다는게 과연 가능한지(그것도 스승도 없이, 일류고수라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겠는데.) 말그대로 비급이라는 것만 보고는 무공을 익힐 수 없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초보가 임요한이나 홍진호가 잘 써준 메뉴얼만 보고 스타를 익힌다면 (방에서 혼자 컴과 1:1 맞짱을 뜨며) 과연 그게 실력이 얼마나 늘까여? 물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잘 하는 사람과 싸운다면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백날 메뉴얼보고 컴과 맞짱떠서는 사람을 못이깁니다. (음 동굴에 영약도 있으니까, 손도 빠르게 해준다고 봐야되나.... 그럴 경우 이길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되겠지만, 그래도 경험미숙으로 가끔 질 것입니다. 메뉴얼을 통해 익힌 경험이라는 것이 실제하고는 차이가 있겠져, 그리고, 강호에서 한 번의 실수에 의한 패배는 죽음으로 이어지져. 스승까지 있는 경우라...이 경우에는 절정고수가 될 수도 있겠져. 그러나, 그 경우에도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삼년은 양반입니다. 심한경우 단 이삼일 만에)에 환골탈태까지 하는지. 아무리 깨달음은 순간이라고 해도.....그리고, 철두철미하고 사악한 악당이 꼭 그런 사람을 금제만하고 살려두는 우를 맨날 범하는지, 그리고, 그런 스승이 바깥에서 재능있는 제자를 거두면, 그런 시간에 그 정도 고수가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안을까하는 염려가....(영물도 구해야되는 그것은 좀 힘든가) 물론 작가가 그 기인이 정말 대단한 기인이고, 주인공 또한 이상한 신체를 가진 대단한 천재라고 우기면 어쩔수 없져. 어쨌든 그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의 기연에 비교하면 정말 나타나기 힘든 기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 두서가 없는데 하여튼 중요한 것은 기연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연을 만나는 사건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밑에도 천사지인을 예로 들었는데, 장염이 정말 대단한 스승(실존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직도 도교사원에서 그를 신선으로 모시는 곳도 있는 걸로 아는디....맞나??^^;;)을 만나는 기연같은 경우 사실 어떻게 보면, 정말 불가능한 일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본다면......
그리고, 사실 천사지인 마지막 부분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황당무계하고 허무맹랑한 무공은 및 싸움씬은 없다고 봐야합니다.(며칠 간을 날아다니며 싸우니.....) 그러나, 첨부터 읽어보면 마지막가서는 그렇게 싸우는 것도 가능하지 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싸우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연이라는 것은 기이한 인연이라는 뜻이 아닐까여. 춘향전에서 춘향이와 이몽룡이 광한루에서 만나는 기이한 인연이 없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 자살할때 소식이 늦게 전해지는 기연이 없다면.......과연 어떻게 될까여.
음 마지막으로 절벽기연과 관련되 이야기인데여. 천사지인에서 무림맹에서 장염과 서검자(맞나?)가 나눈 대화가 기억이 나내여. xx검(기천검아님 무상검 같은디 머리가 나빠서리....)에 대해서 서검자가 그걸을 익히는 방법을 장염에게 물어보니 장염이 백날 설명해주는데 그 설명이라는 것이 책의 내용하고 똑같져(거기에 써진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검자(무공 실력이 거의 몇 손가락안에 드는 기인입니다.)는 그것을 쉽게 못 익히는 것을 보면, 역시 일류무공이라는 것은 익히기가 쉬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