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짝에 쓸모없는 나의 왼손
나는 오른손잡이입니다.
밥 먹을 때도, 공부할 때도, 악수할 때도, 문을 열 때도, 커피를 마실 때도, 배드민턴을 칠 때도 오른손만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왼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넌 도대체 하는 일이 뭐니?”
“내가 뭐든 일을 다 하잖니?”
“귀찮아, 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꺼져 버려!”
그러자 왼손은 울면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왼손이 없어서 기분이 좋을지 알았는데 너무나도 불편한 것입니다.
왼손이 없어서 못 조차도 박지를 못하는 겁니다.
손등에 가시가 박혔는데도 도저히 가시를 뽑을 수가 없는 겁니다.
손목시계를 오른손에 차니 오른손이 불편한 겁니다.
손에 이물질이 묻었는데 닦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러자 오른손은 왼손을 찾아가서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왼손이 있었기에 오른손이 마음껏 자유롭게 살아온 겁니다.
우리의 왼손은 우리를 낳아준 부모입니다.
나의 아내이자 남편이자 자녀입니다.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들에 대한
감사함을 놓아 버린 채 귀찮아하지 않나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은 나 혼자서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지금의 나는 많은 이들의 사랑과 지지로 인해서 살고 있는 겁니다.
이제 내 주변의 왼손에 대해서 무시하고 미워하고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를 베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