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일부-
국정원에는 두 개의 외곽단체가 있다. ‘양우공제회’와 ‘양지회’를 말한다. 전자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의 공제회이고 후자는 국정원 퇴직자들의 친목 단체다. 이 단체들의 존재는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흔한 인터넷 웹사이트도 없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전화번호나 주소 등 기본 정보를 얻기도 힘들다. 정부와 국회 등 어디에도 이 단체들의 현황을 알수 있는 자료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단체들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양우공제회는 1970년 중앙정보부 시절에 설립됐다. 이 단체의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자본금이 30억원이고, 국정원 직원들의 생활증진과 복지 향상을 도모한다고 되어 있다. 직원들이 급여 중 일정 금액을 매달 적립했다가 퇴직 때 지원한다. 양지회는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친목단체다. 양우공제회보다 20년 늦은 1990년에 설립됐다. 회원의 친목과 권익 옹호, 직업 안정, 복지 증진, 국가 안보에 관한 사업을 한다. 회원은 약 7천 명 정도다. 국정원장과 차장 등 최고위직까지 퇴직자 전원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양지회는 이따금 보수단체들의 집회 소식에 참여 단체로 이름을 드러내곤 한다. 지난해 8월 10일 국가 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종북세력 규탄 및 국정원 무장해제 반대 촉구’ 집회에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 자격으로 참가했다.
그동안 언론에서는 양우공제회가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의 친목단체 성격의 모임이라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양우공제회는 국정원 ‘현직’ 직원들의 단체다. 전직 직원들의 모임은 사단법인 양지회가 따로 있다. 양우회와 양지회는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국정원을 떠받치는 두 기둥인 셈이다. 국정원 측은 “양우공제회는 직원들의 상조회”라며 “(국정원과)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0년 대법원은 한 국정원 직원의 부인이 제기한 이혼소송 과정에서 언급된 양우공제회의 성격을 ‘국정원 외곽단체’로 명시했다.
선박·비행기·해외 골프장 등 펀드투자 수백억 원
이듬해에는 약 20억 원을 투자해 선박펀드에 참여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상선을 사서 임대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배가 침몰하는 바람에 원금 손실을 봤다. 양우공제회는 투자대행사가 선관주의(善管注意) 의무를 위반해 19억6900만원을 손해 봤다며 대신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6억 2300만원을 배상받는 데 그쳤다. 바로 이 때문에 세월호 사고가 난 뒤 ‘국정원이 선박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고, 세월호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시 양우공제회의 투자 사업으로 돌아가보자. 양우공제회의 공격적 투자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2007년에는 중국 현지의 골프클럽 조성사업을 위한 펀드에 60억원을 투자했다. 마이애셋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통해서다. 3개월 뒤에 원금과 수익을 돌려받는 조건이었다. 투자 대상 기업인 E사는 이렇게 끌어 모은 자금으로 중국 산둥성 애두진경제개발지구 안에 40만 평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중국에 두 개의 법인도 설립했다. 그러나 사업이 늦어지면서 펀드 만기가 도래하고도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결국 양우공제회는 펀드 판매 은행을 통해 E사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투자금 회수 대신 주식 지분 65%를 받았다.
그래도 사업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적자가 계속됐다. 결국 E사는 설립 3년 만인 2010년 K사에 흡수합병됐다. 합병 당시 E사의 누적 적자는 131억원에 달했다. 총부채(224억원)가 총자산(160억원)을 뛰어넘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양우공제회는 E사가 합병된 그 해 K사에 18억5천만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연 5%의 이자를 받는 조건이었다. 당시 K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총 자산 210억, 총 부채 236억원으로 역시 자본잠식 상태였다. 2010년 한 해에만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기업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A공인회계법인의 K이사(공인회계사)는 “자본잠식 상태가 계속되고 기업의 존속과 핵심 사업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면 부도나 청산에 대비해 자금 회수를 준비하는게 일반적이다. 오히려 부실기업에 투자를 늘린 양우공제회의 태도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골프장 사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다. 양우공제회와 양지회 모두 골프장 사업에 적극적이다. 국정원 퇴직자들의 친목단체인 양지회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과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산동의 골프연습장은 1990년에 개장했다. 대지 3천㎡(약900평)의 제법 큰 규모다. 100야드짜리 36타석을 갖췄고 지상 4층에 스크린골프장도 운영한다. 해당 지번의 올해 공시지가(㎡당 354만4천원)로 계산하면 토지가치만 100억원에 이른다. 처음 개장했을 때보다 부동산 가치가 3배가량 올랐다. 안양에 있는 연습장은 이보다 더 크다. 대지만 1만5540㎡(약 4700평)에 달하고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길이 190야드에 72타석을 갖췄다. 공시지가로 따진 부동산 가치는 약 50억원이다. 두 개의 골프연습장을 통해 양지회는 연간 1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경비를 빼면 순수익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기사 전체 전문 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3947
첫댓글 이 단체들의 수익사업, 명바기와 세월호.... 다 엮여있는 듯 하더군요...
마이너의 손 명바기... 참 꼼꼼하고 무서운 놈...ㅡ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