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난해 합의한 전시 작전 통제권 평가도 획 뒤집었다 / 10월 15일(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한미 합동훈련 ‘프리덤 실드’ 실시를 앞둔 9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헌프리즈에 군용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 뉴스1] (중앙일보 일본어판)
한미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위한 한국군 주도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관련해, 미국이 지난해 합격점을 준 일부 평가 항목이 올해는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무 차원에서 전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미국과 기존 평가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한국이 맞서며, 한국 정부 내부에서는 고위급 ‘톱다운’식 협상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FOC 검증 완료에 필요한 조건 평가를 두고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 정부는 필수 무기 시스템의 전력화 시기를 앞당겨 속도를 내왔지만, 미국 측은 지난해 통과한 일부 항목도 올해 기준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매년 재평가가 필요한 항목이 있으며, 변화한 전장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 지난해 합의한 항목에 올해 새로 통과된 항목을 더하면 FOC 검증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골포스트를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 정부 내부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처음에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 등 ‘정무 라인’과 주한미군 등 ‘군 라인’을 구분해 접근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임기 내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정부와는 달리, 평가의 ‘게이트키퍼’인 주한미군 측은 ‘조건에 기반한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COTP)’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브랜슨 사령관 겸 연합군 사령관은 12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의 대담에서도 “정해진 조건에서 벗어나 한국 국민과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나의 능력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이 특히 면밀히 살피는 핵심 분야는 지휘 통제 체계다. 2018년에 합의된 연합 방위 지침에 따라,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 후 연합 사령부는 ‘한국군 4성 장군 사령관‑미군 4성 장군 부지휘관’ 체제로 운영된다. 미국은 한국군 사령관이 미군의 최첨단 지휘 통제 체계를 직접 운용하며 부대를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분석·처리와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이다. 미군은 ‘프로젝트 메이번’ 등을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2월의 대이란 작전에도 AI 체계를 적용했으며,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의 한미 합동훈련에서도 AI 요소를 활용했다. 또한 동맹국의 지휘통제 체계와 연동해 동맹국의 자산까지 통합 운용하는 ‘통합 전영역 지휘통제(JADC2)’를 구상하고 있다.
세로 깊이가 짧은 한반도(조선반도)에서는 북한이 비상시 미사일, 드론, 포탄을 혼합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ISR 자산으로 공격 징후를 신속히 포착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브랜슨 사령관이 CSIS와의 대담에서 대비 태세의 핵심으로 ‘탐지, 탐지, 탐지’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데이터 링크 등 통신 보안 체계도 미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미는 이를 위해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 로드맵을 논의 중이지만, 자산 도입·개선과 한국군 운용 숙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1~2년 이내에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미군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첨단인 미군과 동일한 수준의 체계를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전환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전략서(NDS)에서 한국군의 재래식 대북 방위 주도를 지지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결국 정치적 결정이 변수다. 한국 국방부 강신철 장관은 27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에서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인사를 겸한 고위급 협상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