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빼앗긴 조국과 우리의 뇌와 정신-
일제로부터 나온 이 전파무기에 우리는 아직도 일제속에 삽니다.
별의 꽃
님의 침묵
한용운선생님.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Oh, you went, but I didn't let you go.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A song of love that can't beat my tune
한국의 명시해설, 한용운 시인님의 시 <님의 침묵>
한용운님 문학을 대표하는 <님의 침묵>은 한 개인에 대한 지극한 연모의 정을 노래 하면서도, 그것이 단순한 애정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신비적 언어로 상징되어있다는 데에 문제성이 있고 반추할 가치가 있다. 그의 시세계에 있어서 지배적
으로 표현되고 있는'님'의 의미는 단순한 어떤 인간적인 애인의 성격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불타도 되고 자연도 되며, 일제
에 빼앗긴 조국이 되기도 한다.'님'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그만큼 형이상학적 초월의지, 그리고 다양한 신비성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도 소멸되지 않고 오히려 빛을 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