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 회상 (1982年)
시골에서 대도시 광주(지금의 광주 광역시)라는 곳으로 유학을 온 지 서너 달째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써놓은 칠판 글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어떤 수업이고 모두 귀를 막은 듯 도무지 공부가 되지 않았다.
멍하니 창밖을 보며 텃밭에서 일하고 계실 엄니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 한 모금 마시고 우리 아부지 오늘은 뭘 하셨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고
어느덧 다섯 달쯤 되니 마음에 맞는 친구들도 하나 둘 생기고 단짝이라는 게 생겼다.
엄니 아부지 생각도 점점 시들해지고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이면 매점으로 달려가서 사 먹는 아이스께끼와 온갖 과자들에 마음을 뺏겼다.
그 중 유난히 나를 쫄래쫄래 쫒아다니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우리 시골에 와서 같이 지낸 친구 현미.
남자로치면 스토커 수준이었는데 가끔 집에서 돈을 훔쳐와 자취방으로 찾아와서
학교는 땡땡이치고 야간 완행열차를 타고 무작정 대전을 간 적도 있다.
평소 수시로 나의 뇌에 주입을 시킨 말이
너의 미모와 나의 지능으로 서울에서 술집을 내면 성공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사단은 졸업 후 일어났다.
광복동이 중심지인데 가보면 무슨 수가 있을 거라며 부산을 가자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의지박약한 나는 그냥 하자는 대로 무작정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광복동을 가보니 뭘 해야 하는지 앞이 캄캄했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종업원 모집이라고 써 붙인 광고가 보였다.
우리를 홀리는 말은 당장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 숙식제공이라는 것이다.
노숙자 신세를 먹여주고 재워주다니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주저 없이 그 다방에 들어가 커피를 뽑는 주방장과 면접을 했는데
애리애리한 처자가 그것도 둘씩이나 제 발로 들어오다니 마다할 일이 없었다.
경험은 있냐고 해서 다른 곳에서 두어 달 오봉 생활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드디어 다방 레지 생활이 시작되었는데 의외로 친구는 노련한 몸 놀림으로
가까운 곳에서 부동산을 한다는 날마다 오는 사장님과 농담 비슷한 말도 오가고
커피를 테이블 위에 놓았을 때 보일락 말락 하는 가슴 계곡을 그 사장은 훔쳐보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너무 기분 나빠서 화장실로 불러서
제발 그 옷을 입지 말라고 했지만, 그것을 노리고 입는 것 같았다.
숙식제공이라 해봤자 의자를 붙여서 침대 크기로 만들어
이불을 깔고 덮는 것이 재워주는 것이었는데 주방장도 갈 곳이 없는지
아니면 딴 생각이 있는지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잠을 청했다.
어느 날 용두산을 내려다보는 달빛이 왜 그렇게 밝은지 친구가 옆에 있지만
서서히 서글퍼지기도 하여 서울로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 .
어영부영 두 달이 지났다.
친구는 송도가 내려다보이는 깔끄막에 걸쳐진 집을
사글세를 얻어서 자리를 잡을 계획을 잡고 눌러앉을 생각을 했다.
재래시장에서 솥단지, 빗자루, 밥그릇 생활용품을 장만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여기 같이 있겠다 약속하고 이미 내 마음은 서울로 서울로 가고 있었다.
광복동보다 더 고단한 길의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옷은 입은 듯 걸친 듯 나풀거리며 아침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지라시 파마를 하고 노랑머리를 한 외국물을 먹은 듯한 아가씨.
항상 주방장 앞에 뽀짝 얼굴을 내밀고
가끔 영어를 섞어가며 잘난체하는 것이
주방장을 좋아하는 듯 보였다.
그 여자는 과연 뭘 하는 여자였을까.
누구에게나 지난 추억을 혼자서만 간직하고 싶은 사연이 있습니다만
조심스럽게 풀어 본 다방 레지 두어 달입니다
시행착오!~
그 시행착오가 밑거름이 되어 어른이 되고
죽을 때까지 느끼면서 배우면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사람이지요.
삶의 이야기방 가족님들 !
요즈음은 춥지 않아서 살만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하세요.
모통이 다방은 수필방에 작년 9월에 올렸던 글입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고?
이 무슨 지겨운 소리~~~
이건 니체의 글 중에 한 구절인데요
글을 읽노라니 이 구절이 떠오르네요.
뭐 저마다 다 다른체험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가만 생각하니 저는 내사전에는 두드리진 않는다
그냥 막 지른다~ 였어요
그래서 사단이 나서 실패하고 쓴맛을 본적도 있지만
뭐 지나고보니 다 필요했던 것이고 괜찮습니다
고맙습니다
석촌님 ~ ☆ ☆ ☆
청춘이 겪을 수
있는 버라이어티를
파도처럼 즐기신 듯
합니다..
우짜자고 울엄마는 나를
나무박스 속에 구겨
넣고 키우셨는지..ㅠ..
한세상 사는거
아무것도 아닌데
돌아본 내모습이
쫌생이 같아서
마음이 갑갑해집니다..ㅎ
일본은
홋카이도 부터
가고시마 까지
틈나면 들랑입니다.
그래서
공연히 더 반갑습니다..ㅎ
요석님 ~
일본 사람이라도 한번쯤 가고싶어도 못가는 홋카이도를 들락 거리시면서 갑갑하시다니요
부럽기만 합니다
온천을 좋아하시면 벳뿌나 오이타를 가시면 비용도 조금들고 온천은 실컷 할 수 있습니다
오이타행 인천 ~
다시 운행 중이예요
@가리나무 저는 트레킹을 좋아하니 헤매고
다닌답니다..
온천도
벳부.유후인.구로가와..
많이도 가긴 갔습니다..ㅎ
추억은 아름다운 것일까?
출석합니다.
네~ 아름답습니다
쓰라림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름답습니다
출석~ 고맙습니다
출석합니다!!
용기가 대단하십니다~~
지금은 지난일들이 다 자산이자 추억이 되셨겠네요~~
푸른강님
반갑습니다
용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려서 그냥 저지른 일 같습니다 ~
남은 오후 시간도 행복 하세요
출석합니다.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살지요.
신미주님 반갑습니다
그 추억을 끄집어내어 가끔 생각하는 것도
한잔의 커피처럼 향기나는 삶이 되지요
네 사연이 있군요. 출석합니다.
자연이다2님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출석 ~고맙습니다
서울 올라 갔다가
1주일 만에 내려왔더니
이런 저런 해야 할 일이 많네요.
겨우 정리 끝내고 커피 한잔 하고 있습니다..
정리가 끝난 후 한잔의 커피는 향기도 좋고 맛이 다르지요
수고 하셨습니다
산애님
늦게 출석 합니다
현장이 멀고 비가 내려서 ......
고운밤들 되십시요
비가오나 눈이오나 열심히 일하시는 고들빼기님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시고 편히 쉬세요
출석까지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늦게나마 출석부에 도장 찍어요
하고싶은 말은 심중에 묻어두고..^^
어서오세요
해솔정님 ~
반칙이세요
하고 싶은 말은 하셔야지요 ㅎ
출석 잊지 않고 챙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늦게 맨꼴찌로 출석 합니다
광복동 으로 추억 여행 다녀오느라
늦어졌네요 ㅎ
종아리 맛사지 하는중 인데
넘 시원합니다^^*
리즈향님 ~~
좋은 아침 입니다
종아리 맛사지는 잠자기 전에 하면 좋아요
밤중에 오줌싸러 가는 일이 없어졌어요 ㅎ
이리뛰고 저리뛰고 바쁘신 리즈향님
오늘도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길요
저는 이제 한잔 할랍니다
커피를 ㅎ
그때에도 광복동 그 뒷골목
황금다방 있었나 몰라
스무 몇살에 갓 스물 아가씨랑
처음 만나갖고선..
2층 그 호젓한, 레지 도 누님 이었을까
진짜 사십년 넘었네요
후쿠오카 패키지 갔다가
아소산 유황구름 심해서 가까이 가 보지도 못한 그때도 옛적.
2층에 자리한 아담한 다방이었는데 이름이 모퉁이였어요
1982년 무렵이었습니다
모두 옛날로 돌아가버리고 옛 추억을 붙들고 삽니다
향적님
반갑습니다
가리나무님,
글 읽은 독자로서 제 개인적 느낌은
"참 열심히 사셨고 지금도 그리하실 분이겠구나"
라고 적어 보네요, 하하
이젠 모든 것 다 제쳐두고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오로지 건강이오니 잘드시고 적당히 운동하시면서
하하호호 억지로래도 하루에 한번은 웃음짓는
나날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석추천(出席推薦) 꾸욱~!!., ^&^
삼족오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요즈음 힘드실텐데 이렇게 저를 걱정하시네요
저는 많이 웃는것이 제일이라 생각하는 1인 입니다 ㅎㅎ
건강 건강 곤백번 들어도 들어야 할 말이지요
아무쪼록 평안할 날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출석과 추천 ~ 고맙습니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 잘 봤습니다.
당차게 삶을 이끌어 가신것 같아 대단하게 생각 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수련사랑님
좋은 아침 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모르겠어요
하두 많아서 ㅎ
늦게나마 출석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