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가족 일본 도쿄 여행 준비편....

[하늘아래]

1. 왜 또 일본인가??
7월달에 이어 또 일본을 가다니..
다들 백수가 돈도 많다느니, 일본에 숨겨놓은 애인이라도 있는냐는 둥....
말들이 많았지만.. 한번 가니.. 또 가고 싶고. 도쿄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더 땡겼다.
큐슈 여행을 다녀온 후 그 시골 동네에 뭐가 볼게 있냐구?
모르는 사람들은 도쿄를 봐야 진정한 일본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 도쿄보다 큐슈가 훨 좋던데.. 암튼.. 이런 말들은 내 자존심을 건드리게 충분하게 들렸고.
그래.. 가보면 될거 아니야.. 이 기회에 비행기도 한번 타 보자구..


2. 여행 스케쥴 짜기
일주일이면 도쿄 근교를 포함해 다 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란다.
때마침 사진동호회분이 일주일 여정으로 도쿄 여행을 준비중이였는데.
닛코는 2틀 필수, 하꼬네도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느긋하게 이틀은 잡으라구.
요꼬하마, 오다이바, 디즈니씨, 지브리, 가마쿠라, 가루이자와 등.. 하루씩 잡고.
오고 가는 날짜 2틀을 빼면 10흘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인분과 연락이 된 관계로 숙박비를 아낄 수 있어 좀 더 있자 싶었다.
그래서 총 12박 13일 일정이 나오게 되었다는...


3. 숙박은 유스호스텔+ 기숙사+교회
닛코나 하꼬네는 2틀 패스이므로 하루씩 유스호스텔을 이용해 숙박을 해야했고.
가루이자와도 가는데만 3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므로 유스호스텔을 이용하기로 결정.
메일로 예약을 했는데 답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가서 방 달라고 하지.. 뭐..
비수기인데 침대 하나 없을려구.. 무대뽀 정신.. ^^
이젠 도쿄에서의 숙박 문제.. 한국인 민박집을 알아 보았다.
수조네 민박집이 좋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때마침 여행중이라 손님을 맞을 수가 없단다.
그래서 다음번 민박집은 노모스.. 시내와 좀 동떨어진 듯 싶었는데 토토로 배경음악이 마음에 들었다.
8일간 예약하겠다고 글을 남겼는데 마침 동경에 계신 동호회분과 연락이 되었다.
기숙사에 계신데 내가 불편해 하지 않으면 와서 머물러도 괜찮다고.
아! 물가 비싼 일본에서 숙박비만 아껴도 얼마이던가?
염치불구하고 그 곳에서 머물기로 했다.
하지만 기숙사 주인은 외부인이 묵는것에 반대하셨고 난 주말까지만 있겠다는 허락을 맡았다.
그래서 또 염치불구하고도 학교오빠가 소개해준 교회에 머물기로 했다.
전도사님이 쓰시던 계단 밑 아주 작은 공간이었지만 이 한몸 누울 수 있으면 그걸로 족했다.
전기장판에 의지해 차가운 외풍과 싸워가며 잠들어야 했지만 이렇게 쉴 수 있음에 난 늘 감사했다.
좀 더 좋은 숙소에 머물 수도 있었지만 차라리 그 돈 아껴서 하나라도 더 보자고 마음 먹었다.


4. 항공권 구매하기
11월 23, 24일 이 두날짜에 한해서 항공권 가격이 27만원 이게 내가 알아본 최저 가격이였음.
근데 시간표가 좋지 않았음. 오후 5시 출발.. 돌아오는건 오전 10시 비행기라니.
이런 늦게 떨어지고 일찍 돌아오면 이틀을 소비하라는 소리.
동호회분의 말로는 UA항공으로 오전 10시 50분 출발, 돌아오는건 오후 6시 50분 이용하면.
4만원 차이지만 그만큼 시간적, 정신적으로 볼때 오히려 더 이익이라는 것이었다.
아! 그리하여 난 UA항공을 택하고야 말았다. 텍스 60,200 포함.. 총 369,200원에 도쿄 왕복 항공권 끊음.


5. 협찬받기
연예인도 아닌데 왠 협찬인가 할 것이다.
아.. 난 가진거 없는 가난한 여행객이지만 내 주위에는 물심양면으로 날 후원해 주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 놓아서 그런지.. 여러모로 도움을 주신분들을 열거해 볼까한다.
우선 카메라 팔아서 여행가라고 적극 권장.. 직접 팔아주기까지.. 그럼 뭘 가지고 가서 사진 찍냐는 말에 자신의 카메라를 선뜻 빌려주겠다고 호언장담한 C모군..
긴 여행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카메라를 빌려주기까지.. C모군이 얼마나 가슴을 쫄였을지 상상이 간다.
보험 들고가.. 기스하나에 만원.. 하루 임대료 만원인거 알지?
이런 장난 어린 말투 속에서도 많은걸 느끼고 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C모군..
그런데 난 C모군의 카메라 렌즈캡을 하꼬네 케이블카에 두고 왔던 것이었다.
서울에 돌아와 정품렌즈캡을 구해다 주고 C모군의 선물은 특별히 비싼것으로 대신하는 것으로 그간의 고마움을 대신하였다.
앞으로 쭉~~ 카메라 빌려줄거지??

둘째 메모리 백업용 이미지탱크를 빌려주신 서툰검객님..
검객님께서는 내가 속한 사진동호회에 이미지탱크를 기증?하신 분이시다.
개인의 것이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공의 물건이 되기를 바라셨고 난 이번 기회에 그분의 소중한 뜻에 참여할 수 있었음을 감사드린다.

셋.. 여행기간이 길기 때문에 배낭 외에 캐리어가 하나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난 짱클럽 언니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에바언니는 멀리 서울대공원까지 캐리어를 가져다 주었다.
그 속에는 펑키언니가 춥다고 가지고 오라고 한 보라색 머플러가 있었는데 이것도 나의 여행에 협찬품이 되어 난 열심히도 머플러를 하고 다녀야만 했다.
메모리가 부족할 듯 싶어 펑키언니에게 256M도 하나 빌렸다.

넷.. 신지님의 미니 삼각대.
. 오다이바의 야경과 요코하마의 야경을 담기 위해선 삼각대가 필요할 듯 싶었다.
때마침 올빼미로 도쿄여행을 오는 신지님과의 여러가지 얘기중에 미니 삼각대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무겁지도 않고 가방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에 대만족.. 호호.. 오다이바, 요코하마의 야경을 기대하시라.
마음이 가는 곳에 행복이 있다며 건강히 다녀오라고 해주신 제주도 아저씨..
짱클럽 멤버 에바, 펑키, 지키미, 운해, 선묘행언니와 이쁜 총총이...
사진 동호회 사랑방 식구들과 답사여행 동호회 모놀 가족들...
이외에 좋은 여행이 되라며 마음으로 협찬해 주신분들께 감사드린다.


6. 현지 스폰서 구하기
아.. 왜 내 주변에는 그 흔한 친척이나 친구가 일본에 살지 않는 것인가?
남들은 이렇게 말한다. 식구나 친척, 친구들이 동경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라 특별히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구.
헉.. 그럼.. 난 그 흔한 식구나 친척, 친구가 동경에 살지 않는다고 내 신세만 한탄하고 있을 것인가?
난 생각했다. 식구나 친척, 친구가 없다면 내가 가진 모든 인맥을 동원해보자..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멀리서라도 인연의 고리는 만들 수 있으니깐..
첫번째 사랑방의 사랑님..
일본내 특파원으로 수 많은 악플과 함께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사랑님..
평소 나에게 뚱뚱하다고 살빼기를 강요하셨는데 과연 어떤분이실지 궁금했다.
올빼미로 온 신지님과 함께 만나본 사랑님의 그 순진무구하고 앳되어 보이는 외모에 잠시 할말을 잃었다.
신지님과 난 비싼 접시로다 맛난 초밥을 배부르게 먹었고 사랑님은 우리의 왕성한 식욕에 잠시 놀라셨다.
멀리서 찾아온 동호회 식구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일용할 양식을 기껏이 선사해 주신 사랑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모님 얼굴을 그렇게 공개 안하시더니.. 미인을 곁에 두고 계셨더군요.

둘째 모놀의 노랑장미님..
두딸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자신도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며 힘찬 응원을 부탁하셨던 노란장미님.
살던 집까지 파시고 온 가족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한 후 다시 모이기로 했다는데.
그 모든걸 직접 다 준비하고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역시나 여자는 약해도 아줌마는 대단하다.
일본서 공부중인 노란장미님께 메일을 띄웠고 동경에 있으니 꼭 연락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난 기숙사에서 머물수 없겠느냐고 메일을 띄웠고 그럼 된장, 고추장만 가져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로서 난 동경에서의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다.

셋째 대학교 선배 대원오빠..
아.. 동경에 살고 있는 사람을 떠올리니 대원오빠가 생각났다.
오빠의 부모님은 일본서 이발소를 하고 계셨고 오빠는 방학때마다 일본을 왔다갔다 했다.
오빠는 졸업 후의 진로를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그 뒤 오빠는 서울에 몇번 다녀갔었고 대학로 모임에서 한번 만난 기억이 난다.
우리는 그때 일본으로 단체 여행을 가자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되던가?
난 오빠 싸이에 동경에 가면 연락하겠다고 글을 남겼고 오빠는 두팔 벌려 환영을 해줬다.
아.. 이번 여행에서 대원오빠의 도움을 이렇게 많이 받을 줄 몰랐다.
첫날 노란장미님과의 연락두절로 방황하고 있던 나에게 구원의 빛이 되주었구.
날 위해 준비해 온 지하철 노선표와 일본 벼룩시장 등 가지고 있던 전화카드까지 아낌없이 내주구.
자신은 핸드폰을 많이 안 쓰니 나에게 핸드폰이 더 필요하겠다며 핸드폰까지 내줄려고 하는게 아닌가?
천사다.. 천사.. 오빠가 이렇게 착한 사람인줄 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이후로도 오빠는 내가 머물 교회를 알아봐 주었고 월요일 휴무날에는 요코하마 가이드까지 해주었다.
많이도 얻어 먹고 아프다고 땡깡도 부리고 마지막에는 선물까지 준비한 것이 아닌가?
이런! 난 오빠를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오빠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언제든 오빠에게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 줄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넷째 직장동료 옥이이모..
나 일본 간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던 중 편집장님과 대화에서 옥이이모가 일본서 살고 있다는 긴급첩보를 접하게 되었다.
무엇이여..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됐는데 언제 물 건너 간 것이여?
간만에 옥이이모와 대화에 성공.. 일본 갈터이니 재워줄 수 있는감?
남편과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 불편하지 않으면 와서 자란다.
그래.. 내가 신혼부부 사이를 갈라놓고 자라고 하면 못 잘 줄 알구? 흐흐흐...
헉! 그러나 옥이이모가 사는 곳은 도쿄 시내 외곽에 자리잡고 있었다.
신주쿠에서 하치오지(八王子)를 지나 다섯정거장인 사가미하라에 살고 있다는것이 아닌가?
멀어도 너무 멀다. 내 여행 스케쥴을 보더니 요코하마에 갈때 하루 들리란다.
요코하마에서 40분 거리라나? 여기서 동경 시내를 왔다갔다 했다가는 교통비가 장난이 아니라나?
그러나 난 떠나기 전날 새벽 4시까지 짐을 싸느라 옥이이모의 연락처를 두고 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난 그걸 공항버스를 타고 가던중 기억했으니 어쩌겠는가? 다시 집에 돌아갔다가는 비행기를 놓치겠는걸.
집에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여서 부탁할 사람도 없구. 다음 도쿄여행을 기약하는 수밖에...
이쯤되고 보니 내 주변에 도쿄 사는 사람이 많잖아? 역시나 두드리면 나온다구..
내 스스로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자랑스러워하며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7. 환전하기
일주일 여정에 8만엔으로 버티자 싶었는데. 숙박이 해결되면서 일정이 늘었났구.
당연 엔화도 좀더 가져가자 싶었다. 부족한 것보다는 차라리 남는게 낫으니깐.
그래서 10만엔을 환전하기로 결정. 외환은행 환전클럽을 이용하면 환전수수료 50%할인이 된다는걸 알고 신청.
그러던 중 일본여행 사이트에서 엔화를 판다는 사람이 있어서. 10만엔만 구입하기로 결정.
부평역에서 만나 밀거래 하는 사람처럼 서로 돈을 확인하고 1,045원 환율 적용 104만5천원에 구입.
환전을 끝내니 진짜 일본에 가기는 하는구나.. 실감이 난다.


8. 여행경비
카메라를 팔고 나니 나에겐 100만원이라는 돈이 생겼다.
처음엔 어떻게 이 돈을 여행경비로 쓰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찌볼까 한동안 고민만 했다.
갑작스럽게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도 여행에 나의 통장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번 결심을 했으면 어떻게 해서든 가야하는 법..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써야지.
난 집에 팔 수 있는건 다 팔기로 결심했다. 우선 처치곤란한 중고컴퓨터와 각종 악세사리를 합쳐 팔았고.
두번째 나의 사랑스러운 mp3도 팔기로 결심. 새로운 신기종은 계속 쏟아져 나오는데.
왜 이렇게 남의 떡이 커보이는지.. 모든 소유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출퇴근길에 나의 유일한 벗이였는데.. 눈물을 삼키며 반값에 넘기고.
내가 가진 옷 중에 제일로 비싼 세무가죽코트가 하나 있었다.
첨에 살때는 자주 입었던 것 같으나 세월이 지나니 무겁기만 하고 별로 따뜻하지도 않아서 손이 안 가더니만.
급기야 내 오리털코트 두벌에 지워지지도 않는 얼룩 자국을 남겼으니 더더욱 정이 안가 이 기회에 팔아치워야지 작정을 했다.
아! 그러나 왜 이렇게 옷은 안 팔리는지. 역시나 가전제품이 중고시장에서는 역시 우세하다는걸 느꼈다.
떠나기 전날 산 가격에 정말 헐값인 1/5 가격에 넘겼다.
이로서 내가 가진 것 중에 돈이 된다 싶은건 다 팔았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그 당시에 난 어디로든 멀리 떠나고 싶어했다.
그만큼 이번 여행은 절박했고 나에게 남은 모든걸 다 써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9. 카메라
메인은 C모군이 빌려준 300D와 512메모리. 펑키언니의 256메모리. 검객님의 40GB 이미지탱크.
서브로는 나의 F420와 128메모리. 렌탈한 512메모리.
사진은 1500컷 정도 찍었으나 일주일간의 큐슈 여행과 비교해 많이 안 찍었음을 알 수 있다.
폴라로이드도 가져갔으나 한 컷도 못 찍었다. 그 무거운걸 왜 들고 갔나 몰라..


10. 도쿄 여행 책자 구입
떠나기 한달 전부터 도쿄 여행 책자를 구입해 탐독해 들어갔다.
시중에 나와 있는것 중 가장 알찬 도쿄 여행 책자는 "TOKYO 100배 즐기기"였다.
이 노란색 책자를 닛코여행에서 두명이나 들고 다니는것을 봤다.
도쿄 외곽지역까지 상세하게 시간별 워킹코스에서부터 지도, 맛집, 숙박지까지 꼼꼼히 다루어져 있다.
하꼬네 유스호스텔에서는 이 책을 보고 왔다고 하니 기념으로 복사까지 하더군요.
처음 도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 주고 있으나 역사부분에서는 내용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로서 길고도 고마웠던 도쿄 여행 준비가 나도 모르게 얼렁뚱땅 끝나가고 있었다.
언제든 떠날 수 있음에 늘 감사하며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

[푸르매]

후편은 언제 올라오나요? 일년전에 동경과 오오사카를 5박6일 다녀왓는데... 지난번 규슈여행기도 아주 잘 읽엇답니다.. 저도 규슈를 여행박사를 통해서 같은 코스로 다녀왓걸랑요.. 기억이 새로왓어요.. 다음편 기다립니다..^^*

[aheons]

혹시 이 여행기 다른 곳에서 읽은것 같은데 (여행박사?)맞나요?

[하늘아래]

큐슈여행기만 올렸는데. 아직 도쿄편은 정리중이구요.

[한길]

에구, 과연 하늘아래 닉이 딱 ! 음 - 그러다가 은하수 별나라까지 날아가겠습니다. 화이팅! 시원합니다.

[감초원]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