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복잡한 도심 속에 정신과 병원이 자리 잡고 있다면? 조금은 차가운 느낌에 무표정한 얼굴의 진료진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그 예상을 보기좋게 깨주는 병원이 있다. 바로 신촌로터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연세 우정신과병원.
연세우정신과를 들어서면서의 첫 느낌은 따스하고 안락함이었다. 가족과같이 친근한 분위기의 직원들과 밝고 아늑하게 꾸며진 병원 내부의 모습. 편안한 느낌으로 찾을 수 있는 병원이었다.
연세 우정신과는 약물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상담을 통한 치료와 약물치료를 적절히 병행하고 있다. 약물이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 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세 우정신과의 우용일 원장은 상담치료를 전공한 국내 몇 안되는 전문의중 한명이다.
우용일 원장이 상담치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실제 환자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세 우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환자이며 이 여성환자의 대부분은 여타 증상과 함께 상담을 필요로 하는 우울증 증세를 동반한다고 한다. 우용일 원장들은 이 환자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환자들을 인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며 상담에 임한다. 우용일 원장의 이러한 노력이 알려졌는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우용일 원장과의 상담을 받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환자도 상당수 된다고 한다.
정신건강 네트워크
연세 우정신과는 현재 연세로뎀정신과병원, 성남 연세신경정신과 등의 병원과 연계하여 정신건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좀더 나은 양질의 진료를 위해 같은 뜻을 가진 치료자들이 모여 모임을 만들게 되었으며, 또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참만남센터, 낮병원, 정신치료 연구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 이유는 이러한 노력들이 인간정신에 대한 전인적인 접근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인 까닭이며, 이후에도 뜻을 같이 하는 치료자들과 함께 치료만이 아닌 정신건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만남센터
참만남(encounter)이란 소집단이 모여 개인이나 조직의 성장과 치유를 목적으로 솔직하고 진정한 인간다운 만남의 과정을 통해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서로를 깊이 있게 경험하면서 신뢰를 회복해가는 만남을 말한다.
인간의 삶이 풍요로와지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솔직한 만남을 통해,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비인간적인 요인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변화를 통해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참만남센터에서는 사이코드라마와 소시오 드라마, 집단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일반인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고 있다. 상담을 공부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자기 성장과 통찰을 필요로 하는 일반인들을 위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프로그램의 운영을 요구하는 외부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집단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집단(약물, 비행, 정서적 문제를 가진 청소년, 성인 집단)을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편견해소를 위한 노력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많이 남아있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 많은 기관에서 정신질환에 대해 홍보하고 일년에도 수차례씩 행사를 가지고 있지만 편견의 높은 벽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용일 원장의 경우에도 그러한 예를 많이 본다고 한다. 자식이 질환을 앓는 경우 진료 기록이 남을까봐 부모가 자신의 이름으로 진료를 희망하는 경우, 대학병원과 같이 큰 진료시설을 이용해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경우 등을 많이 보게된다고 한다.
정신질환은 움츠려들기 쉬운 질환입니다. 사회생활이 힘들어 지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사회와의 거리를 두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편견까지 더 해지기 때문에 환자는 점점 사회와 격리되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러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있어야 할까?
우용일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정부차원의 홍보가 있어야 합니다. 정신질환은 말 그대로 하나의 질환일 뿐입니다. 충분이 치료할 수 있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매스컴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TV프로그램을 보면 정신질환자는 웃음의 소재 또는 무서운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도 사회적인 편견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고 정신질환자 또한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사랑으로 그들을 감싸고 이해하기위해 노력하면 편견은 곧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용일 원장은 ´환자는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표현한다. 환자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그러진 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이 사회를 통해 죄를 짓고 살아가는 우리들을 대신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