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린다'는 기사가 있네요.
오늘은 발음이 비슷해 자주 헷갈리는
'늘리다[늘리다]'와 '늘이다[느리다]'를 갈라 볼게요.
'늘리다'는 '늘다'의 사동사로,
"물체의 길이나 넓이, 부피 따위가 본디보다 커지다.",
"수나 분량이 본디보다 많아지다."는 뜻입니다.
학생 수를 늘리다, 실력을 늘려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세요, 쉬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처럼 씁니다. 본디 있는 것에다 뭔가를 더 있게 만든 겁니다.
부피나 양에 대해서만 씁니다.
'늘이다'는 "본디보다 더 길게 하다"는 뜻입니다.
고무줄을 늘이다, 연설을 엿가락처럼 늘여 되풀이하는 바람에 청중들이 지루했다처럼 씁니다.
이것은 뭔가를 더 있게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것 그대로를 본디보다 길게 하거나 아래로 처지게 하다는 뜻입니다.
있는 데다 뭔가를 더하면 '늘리다'고,
있는 것 자체를 길게 하면 '늘이다'고...
따라서,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린다'고 하면,
여성 변기의 개수를 2개에서 3개로 만든다는 말이고,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늘인다'고 하면,
이미 있는 여성 변기의 폭이 좁아 폭을 넓게 하거나,
변기의 길이가 짧아 그것을 길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머리를 자르세요?
저는 항상 미용실이 아닌 이발관에서 머리를 자릅니다.
그곳에 가면 안면 면도를 해 주거든요. ^^*
머리를 자른다고 하니까 생각나는 것인데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것을, 영어로 ‘cut’이라고 하죠.
영어 ‘cut’,
이것을 한글맞춤법에 맞게 한글로 쓰면 어떻게 될까요?
‘커트’가 맞을까요, ‘컷’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다만, 쓰임이 다릅니다.
전체 가운데에서 일부를 잘라내는 일.
미용을 목적으로 머리를 자르는 일 또는 그 머리의 모양,
정구, 탁구, 골프 따위에서 공을 옆으로 깎아 치는 방법,
야구에서 타자가 투수가 던진 공을 잡아채듯이 치는 일,
농구 등에서 상대방의 공을 가로채는 일
이라는 뜻일 때는 ‘커트’가 맞습니다.
반면에,
영화, 텔레비전 등의 촬영에서 한 대의 카메라가 찍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회전을 끝낼 때까지의 하나의 장면.
인쇄물에 넣는 작은 삽화.
촬영할 때에 촬영기의 회전을 멈추거나 멈추도록 하는 신호.
영화의 편집, 검열을 할 때에 필름의 일부분을 잘라 내는 일.
이라는 뜻일 때는 ‘컷’이 맞습니다.
국어학자들이 이렇게 해 놓으니 욕을 듣죠...
하긴, 그 사람들도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아픔이야 있었겠지만...^^*
이처럼 같은 외래어일지라도
쓰임에 따라 표기를 달리해야 하는 예가 또 있습니다.
type과 trot입니다.
type은,
어떤 부류의 형(型) 이라는 뜻일 때는 ‘타입’이고,
타이프라이터의 준말로 쓰일 때는 ‘타이프’입니다.
영어 trot의 뜻은,
동사로 속보로 달리다, 명사로 속보...등의 뜻이 있습니다.
말이 경쾌하게 달리는 것을 의미하죠.
이 뜻이 변해서 가요 트로트가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제 생각에...
어쨌든 지금은,
trot를 ‘트롯’이라고 쓰면 승마용어로 말이 총총걸음을 걷는 것을 말하고,
‘트로트’라고 쓰면, 대중가요의 한 종류가 됩니다.
요즘 일교차가 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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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는 “사람이나 동물의 목 위의 부분”이라는 뜻뿐만 아니라,
“머리털”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머리가 길다/머리를 기르다/머리를 감다/머리를 빗다/머리를 자르다/그는 머리가 노랗다처럼 씁니다.
굳이, “미장원에서 머리털 잘랐다”이렇게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미장원에서 머리 잘랐다”고 하셔도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