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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순서 |
PC를 ‘가장 능률적으로 활용한다’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두 가지 방법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연재 중 첫번째 순서로 지금부터 향후 PC 업계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과 엔비디아의 옵티마이즈 PC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자.
1. 옵티마이즈 PC, 왜 등장했나?
사실 PC 업계에 옵티마이즈란 개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PC를 주로 어디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에 적합한 시스템이 제시되어 왔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게이밍 PC’라면 역시 성능 좋은 그래픽 카드가 필요할 테고, ‘사무용 PC’는 내장 그래픽 기능을 제공하는 메인보드가 제격이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인텔과 엔비디아는 이러한 천편일률적인 유저들의 인식에 작은 파장을 몰고 왔다. 인텔과 엔비디아가 옵티마이즈 PC라는 개념을 놓고 강하게 충돌하게 된 데에는 인텔의 선공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금까지 내장 그래픽과 애드온 타입의 그래픽 카드 분야는 각자 다른 영역에서 활약해 왔다. 하지만 인텔에서 G45 칩셋에 GMA X4500 HD를 내장하면서 옵티마이즈 PC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애드온 그래픽 카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다이렉트X 10과 동영상의 하드웨어 디코드 지원이 내장 그래픽만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데스크톱 분야에서 인텔의 내장 그래픽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척 높은 편인데, 이제 게임과 동영상에 대한 장점까지 갖춰 그래픽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텔의 강력한 공격 속에 엔비디아 또한 새로운 솔루션과 전략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CPU가 담당했던 그래픽 처리를 GPU가 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다. GPU의 남는 자원을 CPU와 공유함으로써 더 뛰어난 그래픽 성능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부여하고, 애드온 그래픽 카드의 소비를 촉진시킬 계획이다.
이번 두 회사의 충돌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인텔과 AMD, 엔비디아와 ATI의 경쟁과는 별개다. 만약 인텔의 옵티마이즈 PC가 승리를 거둔다면 애드온 그래픽 카드 산업의 몰락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물론 엔비디아의 옵티마이즈 PC가 승리한다면 다중 코어(쿼드 코어 등) CPU의 판매가 부진을 보일 것이다. 때문에 관련 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는 사운을 걸고 이 분야에서 강하게 맞붙고 있다.
이들 굴지의 회사들이 주장하는 옵티마이즈 PC는 모두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떤 개념이 소비자에게 유용한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지금부터 다룰 내용 속에 그 해답이 있을 것이다.
인텔 옵티마이즈 PC는 G45 칩셋의 강력한 내장 그래픽 성능을 바탕으로 애드온 그래픽 카드를 따로 장착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지 않음으로써 비용과 전력면에서 장점을 보인다. 특히 바이브 개념에서 한 단계 발전된 크라운스프링스 전략과도 연결된다. 크라운스프링스 전략을 통해서 원격지에서 자신의 PC를 허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이글레이크 시리즈의 사우스브리지 칩셋인 ICH10을 통해 구현될 전망이다. |
2. 인텔이 제안하는 옵티마이즈 PC는?
인텔의 옵티마이즈 PC는 뛰어난 성능을 갖춘 G45 메인보드 칩셋의 등장으로 실현되었다. 때문에 인텔의 옵티마이즈 PC에 대해 알아보려면 역시 G45 메인보드 칩셋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G45 메인보드 칩셋의 그래픽 성능은 기존의 내장 그래픽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인텔은 올해 2사분기를 기해 이글레이크(Eaglelake) 메인보드 칩셋을 발표하면서 이글레이크 PC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글레이크 칩셋은 인텔 울프데일(Wolfdale) 및 요크필드(Yorkfield) CPU와 DDR3 1333MHz 메모리를 지원한다. 블루레이, 디스플레이 포트(Display Port)와 HDMI, DVI, HDCP 등의 차세대 인터페이스와도 호환된다. 이밖에도 PCI 익스프레스 2.0을 제공한다. 사우스 브릿지 칩으로는 ICH10을 새롭게 채용했다.
또한 인텔의 AMT(Active Management Technology) v5.0과 다이렉트 입출력을 위한 VT기술, TXT, TPM 2.1모듈, 댄벌리 테크놀로지(Danbury Technology) 등을 지원하며, 플랫폼과 세부 사양에 따라 이글레이크 P, G, Q 시리즈로 나뉜다.
인텔 데스크탑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하는 ATX 타입의 이글레이크 P 칩셋(코드명 : Skyberg)은 베어레이크 칩셋의 PCI 익스프레스 16+4배속 구성과는 다르게 PCI 익스프레스 8+8배속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텔 G45 칩셋이 탑재된 '인텔 DG45ID 디지털헨지' 메인보드
다음으로 내장 그래픽 코어를 갖춘 이글레이크 G 칩셋(코드명 : Icedale, Fly Creek)은 각각 울트라 ATX 타입과 울트라 SFF(Ultra SFF) 폼팩터로 제공되며, HDMI와 다이렉트X10, 인텔 클리어 비디오(Clear Video) 기술을 지원한다.
끝으로 DDR2 메모리를 지원하는 이글레이크 Q 칩셋(코드명 : Cube Cove, Eklo)은 기업용 플랫폼으로 특징은 G 칩셋과 비슷하다.
기업용으로 분류되는 Q 시리즈는 논외로 하더라도, 기본형인 P45 익스프레스 칩셋을 살펴보면 P35와 별로 차이가 없다. 두 칩셋 모두 FSB 1333MHz와 DDR2와 DDR3 메모리를 지원한다. 굳이 차이점을 찾으려면 DDR2 메모리 이용 시 최대 16GB 용량을 사용하는 정도다.
그렇다면 주목할 것은 단연 G45 칩셋이다. 사실 인텔의 옵티마이즈 PC 전략은 G45의 출현에 의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G45/43에 채용되는 내장 그래픽은 인텔 GMA(Graphics Media Acceralator) 4500 시리즈다. G45에는 GMA X4500 HD가, G43에 GMA X4500이, G41/Q45/Q43에는 GMA 4500이 내장되었다.
GMA 4500 시리즈는 내장 그래픽 최초로 다이렉트X 10에 대응한다. GMA 4500 시리즈는 기존의 G35/G965에 내장되었던 GMA X3000 시리즈에 비해 그래픽 엔진 유닛이 8개에서 10개로 늘어 성능도 뛰어나다.
인텔 G43 칩셋이 탑재된 'GIGABYTE GA-EG43M-S2H' 메인보드
게다가 GMA 4500 시리즈에서는 동영상을 따로 처리하는 고정 유닛이 추가되었다. 때문에 블루레이나 HD DVD에서 채용하고 있는 동영상 포맷인 H.264(MPEG4 AVC) 변환 포맷인 VC-1, MPEG-2 포맷 등의 HD 동영상을 재생할 때 CPU의 부하가 많이 줄었다.
기존 G35/G965의 경우 움직임 보정이나 블록의 노이즈를 억제하는 데블로킹(Deblocking) 작업에 GPU 엔진을 이용했다. 다만 H.264에서 VC-1으로 포맷을 변환할 때는 CPU를 이용하여 많은 부하를 주었다. 하지만 GMA 4500 시리즈는 CPU가 처리했던 부분을 GPU가 처리하게 되어 블루레이나 HD DVD의 동영상을 재생해도 CPU에 걸리는 부하는 최소화된다.
이 외에도 기존 GMA 3000 시리즈에서는 없었던 HDCP의 암호화 해제 솔루션도 GPU 속에 넣을 수 있다. 이 때문에 HDMI나 HDCP에 대응하는 DVI 포토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트랜스미터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인텔의 옵티마이즈 PC는 이 외에도 기존 바이브(viiv) PC의 계보를 잇는 기술인 크라운스프링스(CrownSprings)와 연결된다. 이는 원격지에서 자신의 PC를 허브처럼 이용하는 개념이다. 바이브와 달리 PC를 계속 켜놓지 않아도 원격지에서 자신의 PC를 켜고 PC 속 컨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PC를 판매한 곳에서 회원들에게 원격지 PC AS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이 솔루션의 매력 중 하나다.
인텔의 옵티마이즈 PC는 최소한 저렴한 가격으로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많은 기대를 모은다.
3. 엔비디아가 제안하는 옵티마이즈 PC?
엔비디아가 제안하는 옵티마이즈 PC는 CPU보다 GPU를 상위에 둔 개념이다. GPU 제조사인 엔비디아에서 당연히 들고 나올 수 있는 솔루션이다. 엔비디아의 주장은 현재 PC 산업에서 PC의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을 쓴다거나, 워드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PC의 쓰임새는 게임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고사양 PC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역시 쿼드 코어 CPU에 투자하기보다는 차라리 SLI 솔루션에 투자해 보라는 말과 같다.
이렇듯 엔비디아의 주장대로라면 게임을 잘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그래픽 카드에 대한 투자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CPU와 GPU의 성능이 높아져야 게임을 원활히 구동시키는 것이 아닌, GPU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전제 하에서는 CPU의 성능이 조금 모자라도 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CPU로만 가능했던 다양한 작업들을 GPU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C 언어에 기반을 둔 GPGPU나 CUDA 등을 개발해 GPU를 활용한 연산 성능 향상을 꾀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GPU 기반 연산도구를 개발, 공급해 최근 GPU를 쓰는 소프트웨어도 상당수 늘어났다.
이렇듯 엔비디아는 GPU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향후 CPU와 GPU가 동격의 성능을 갖출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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