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버스터미널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뉘는데,
경부축의 대전IC와 인접한 본대전의 대전시외·고속터미널,
그리고 호남축의 유성IC와 인접한 유성의 유성시외·고속터미널로 나뉜다.
사실 이전에도 언급했듯 대전터미널의 문제가 상당한 수준인데,
유성터미널은 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욱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상당히 노후화한 시설과 열약한 접근성, 좁은 부지 등이 여러가지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터미널이 위치한 유성구가 대전 시세수입의 1/3을 차지하며,
인구 증가율도 대전 5개구 중 가장 빠를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유성을 대표하는 터미널의 모습은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도 이미 문제로 낙인되어 논란이 일고 있는 터미널. 그 곳으로 잠시 들어가본다.

유성터미널은 대덕군 시절부터 형성된 구 유성읍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1989년 대전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편입되기 전까지 독자적인 성장을 했던 대덕군.
그 대덕군의 중심축은 역이 위치한 신탄진 부근이었지만,
신탄진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유성이었다.

이미 1970년대에 대덕군에서 유일하게 터미널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유성의 위치는 무척 높았다.
예로부터 개발되어 온 유성온천 덕분에 관광수요가 짭짤했던데다,
충남 대부분 지역(천안/공주/서산/홍성/예산/보령)에서 대전으로 들어오는 입구였던 점도 작용했기 때문.
그래서 이미 40여년 전에 이 자리에 터미널을 만들었던 것이다.

근처의 공주, 논산과 더불어 유성고속터미널 또한 금호고속에서 관리·운영중이다.
몇 해 전만 해도 터미널 노후화 문제로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작년에 대대적으로 터미널을 수선하면서 노후화 문제는 싹 해결되었다.
기존의 건물 반대편에 좁고 높게 건물을 신축하면서 새롭게 재탄생했다.

하지만 터미널 자체가 너무 좁지 않느냐는 쓰디쓴 평판도 받고 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2011년에 시외버스터미널과 통합하여 구암역 부근으로 이전할 예정인지라,
이 건물은 짧은 시간동안만 터미널 용도로 쓰일 임시건물이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면 터미널 용도로 쓰이는 것이 불과 5년이 채 안 된다는 점에서 돈낭비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왕 신축한거면 조금 넓게 지어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기존보다도 더욱 협소하게 신축하는 바람에 혼잡도는 오히려 올라갔다.
사방이 통유리창으로 되어있어 시원한 느낌은 있지만,
수많은 이용객에 비하면 공간이 정말 심각할 정도로 좁다.
마치 정식터미널이 아닌 조그만 간이터미널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유성고속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노선은 단 하나, 서울행 뿐이다.
명색이 대전터미널을 보조하는 터미널인데 서울행 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다.
서울행 배차간격이 15~20분 정도인것만 봐도 절대 수요가 적어서 그런 것은 아닐테고,
공간 협소 문제, 타업체의 견제 문제 등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다.
유성터미널 배후지역인 유성구-서구의 인구만 해도 75만명이 되는데...
2011년 유성터미널 통합이전을 계기로 훨씬 많은 노선이 확충되기를 기대해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현재의 유성으로선 대전터미널을 보조해주기엔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다.
고속터미널만 봐도 공간의 협소와 노선망 부족으로 인해 많은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고,
운영 자체를 버스업체인 금호에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의 경쟁관계도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로선 가장 심각한 문제가 공간 부족인데, 어지간한 지방 간이터미널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공간이 너무 좁은 나머지 이용객들이 대합실 밖까지 밀려나있을 정도니 할 말 다했다.

워낙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된 박차장조차 만들기 힘들었을 뿐더러,
왠만큼 규모있는 터미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비소조차도 볼 수 없다.
금호고속에서 열차, 대전터미널과 경쟁하기 위해 나름대로 좋은 옵션의 차량들을 투입하긴 하지만,
그 이상의 좋은 점을 찾는 일이 정말로 손에 꼽을 정도다.

2011년이 되면 지금의 유성고속·시외터미널은 없어지고 여기에서 1km 남짓 떨어진 구암역 앞으로 통합 이전된다.
현재는 대전역-서대전역으로 양분되는 철도와
낡았어도 규모는 있는 대전고속·시외터미널에게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지만,
그 때가 되면 '부천소풍터미널'의 사례처럼 버젓하게 거대터미널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양한 업체가 진출하여 전국 각지로 뻗어나가는 대형터미널이 탄생하면,
오랜 기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유성의 미래도 한 층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3년 후의 그 날을 바라보며, 유성고속터미널은 오늘도 분주히 움직인다.
첫댓글 유성 고속터미널이 새롭게 바뀌고 나서는 왠지 정이 안가는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릴적 광주고속 터미널때부터 이용해왔던 터미널이라 더더욱 애착이 가는곳이지만 전 예전에 그 낡은 터미널이 자꾸만 그리워 지내요 ㅋㅋ.. 터미널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어떤 것이든 한 번 정이 들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지요...ㅎㅎ
유성 금호터미널, 원래는 지금의 건물 뒷편 디지털프라자가 입주한 건물에 매표소/대합실이 자리잡고있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길건너 현재의 위치에서 타던 것이 지금은 새건물을 지으면서 표를 구입해서 바로 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죠~^^;// 그리고 카더라통신으로 들은 말이지만 금호에서 광주-유성노선을 매입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운행업체인 전북고속에서 강력히 반대를 하는 바람에 무산되었죠. 유성-광주노선, 한때는 우등차량도 투입해서 요금에 비해 상당히 메리트있는 노선이었지만 우등차량이 빠지는 바람에 그저그런 노선이 되어버렸습니다.
건물과 주차장을 각각 분리해 놓던것을, 주차장에 새 건물을 짓고 통합한 형태군요. 덕분에 공간도 매우 협소해지긴 했지만 말입니다... 유성-광주 노선이 생기지 못한 이유가 전북고속 때문이라고 한다면, 유성터미널 통합이전 이후로는 고속노선이 새로 생기지 않을까 나름대로 기대를 해봅니다.
현재 전북고속이 가지고 있는 유성-광주노선이 전환고속노선이라서 가질 수 없을것입니다
전환고속 등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금호고속 서울발 전남지역 노선도 시외에서 고속으로 전환된 노선들이 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