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아시아에 새 바람 조성 … 한국의 브랜드화 -풍류, 자유·조화·자연스러움의 문화를
재창조
[시론] 손대현 교수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
한국유행의 약자인 한류(韓流, Korea
Wave)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 2월, 지금은 해체된 댄스그룹 HOT의 중국 베이징 공연 때였다. 한류는 지금 중국과 동아시아,
일본과 러시아와 프랑스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한류에서 포착된 것은 이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감성’이었다.
시대 조류는 High
Tech(고기술)로부터 High Touch(고감성)로 옮겨져 ‘감성인간’과 ‘감성산업’의 육성이 우리 문화의 경쟁력과 문화수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산업사회의 원동력이 이성이라면 디지털 정보사회의 경쟁력으로써 감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바로
대표적인 고감성 산업이다.
언어 장벽을 극복한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인 ‘난타’는 사물놀이를 극화하여
서양식 공연양식에 접목한 블록버스트 작품이다. 난타는 1997년 10월 초연에 초기 제작비 1억원을 투자해서 2001년 45억원, 2002년
75억원, 2003년에 140억원으로 10년 내에 1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난타는 한국에서 첫 전용극장에서 공연을 갖게
되었으며 관람객의 80%는 외국인 관광객이다. 공연계에도 원소스-멀티유스 시스템으로 공연 제작·인력공급·마케팅·유통·캐릭터 판매 등 가치사슬
상의 모든 부문에서 효율화를 꾀하고 미국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해가고 있다.
‘올인’은 총제작비 60억원을 들여 3천억 원이 웃도는
경제적 효과를 냈으며 17세의 긴 머리 소녀가수 ‘BoA’가 일본 진출 후 2년 간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현재 초 대박 중인
’대장금‘은 적어도 2천억 원의 경제효과를 돌파했다고 한다.
한류 현상은 이제 역동하는 한국문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숫불 갈비에
차가운 소주를 곁들인 불과 얼음의 이중주”로 비유되며 오랫동안 할리우드와 일본풍으로 점령당했던 아시아에 분명 새 바람의 붐을 조성하고 있다.
안재욱, 베이비복스, 김희선, 전지현, HOT, NRG 등 대중연예인을 중심으로 중국 대륙에 불기 시작했던 ‘한류’는 이제 방송,
공연, 음반, 영화, 애니메이션, 패션,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캐릭터, 팬시, 테마파크, 전자제품을 비롯하여 사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김치까지 반열에 합류하는 등 한류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일으켜 가히 한국의 브랜드화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국가브랜드도 경쟁의
시대이다. 미국=자유·번영, 프랑스=감수성, 독일=효율성, 아일랜드=초록의 자연경치, 싱가포르=아름다운 스튜디어스 등이 연상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한국하면 딱 떠오르는 국가브랜드, 스타브랜드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한류가 한국의 브랜드로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또한 몰려오는
아시아 한류팬들로 하여금 ‘한류관광마케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풍류도(風流道)란 전통문화유산을 계속해 온 한국인의
‘감성유전자’는 어느 민족보다도 풍부하며 선인들은 풍류도의 3요소인 자연 + 예술 + 인생의 셋이 혼연일체가 된 심미적 즐거움을 누렸다. 독특한
Dynamic Korea와 월드컵 때 맹위를 떨쳤던 그 ‘사커피버(Soccer Fever)’는 어디서 왔던가? 그 대답은 풍류도이며 그 핵심
진원지는 신바람(神明)이며 이 신명은 신내림+논리+패기가 묘합(妙合)이 될 때 비로소 일어나는 것이다.
한국축구를 우뚝 세우겠다는
바람직한 이념과 목표를 기원하는 신내림(Ethos), 히딩크와 같은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 과학적 훈련과 투자의 뒷받침이란 논리(Logos),
거기에 맞물려 상승작용된 선수와 국민들의 감성과 열정과 공감이란 패기(Pathos)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묘합)이다. 만약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결격되었다면 결코 그런 신바람은 불지 않았을 것이다.
호모루덴스의 작가 호이징하는 ‘놀이정신’을 남겼다면 우리의
선조는 한 차원 높은 ‘풍류도’를 남겼다. 한국인에게 축구승리 뿐만 아니라 한류열풍, 세계 제1의 IT강국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유니크 고성장도
풍류유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들은 모든 나라와 민족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글로벌 디지털 정보시대를 맞아 풍류도는
동서양에 상관없이 상통하므로 지구자체를 ‘즐거운 별’이 되기 위한 유효한 삶의 작법, ‘신풍류작법(新風流作法)’의 확산운동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풍류라는 바람의 흐름, 이 바람은 여행자의 철학이므로 관광여행은 사실 빛의 바람인 세계 국민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바람,
밝은 바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땅히 민족적·문화적인 동체성(同體性)으로서 풍류도, 한국인의 풍류기질, 그 멋에서 드러나는
자유·조화·자연스러움의 고상한 문화를, 그런 조상을 가진 혜택자의 책임(Nobless Oblige)으로서 마땅히 이를 지켜 재창조해야 할
것이다. 한류(韓流)도 풍류(風流)다.
기사발췌: 여행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