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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이제 보름 남은 고속도로 개통이 생생한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 방향의 시작 지점에서 중앙고속도로와 만나는 춘천 분기점(JCT) 인근의 조양
나들목(IC)을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왕복 4차로로 시원하게 뚫린 `역사(役事)의 현장'을 따라 가속페달을 밟았다.
아직 드문드문 차선 도색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지만 포장이 모두 끝난 고속도로는 차량의 질주를 반기는 듯했다.
개통식이 열릴 동산영업소를 지나 남춘천IC에 이르자 가로등을 세우거나 조경용 나무를 손보며 분주한 손길을 놀리는 공사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험준한 산간지형을 관통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교량 11개와 터널 9개를 거쳐 15분 가량 달렸더니 춘천의 첫 관문인 강촌IC가 뛰어들듯 나타났다.
대나무처럼 곧게 뻗은 발산1교에 다다르자 다리 밑으로 북한강과 만나는
홍천강은 녹음이 우거진 계곡을 따라 `
겨울연가'로 유명한 남이섬 인근 좌방산 허리를 타고 흘렀다.
병풍처럼 펼쳐진 도로변 산야의 운치 구경도 잠시.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 지점인 설악면의 미사터널(길이 2km) 안으로 접어들자 어두운 불빛 아래 조명과 전기선로를 마무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터널을 빠져나와 경기도를 알리는 표지판을 뒤로 하고 잠시 달렸더니 유일한 휴게소인 가평휴게소에 이르렀다. 휴게소 구내에서는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요란한 소음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휴게소를 빠져 나온 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일대를 관통하는 송산터널, 창의터널을 지나 청평IC까지 가는 동안 구간 구간 차량 속도가 주는 듯했지만 그래도 25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46번 경춘국도를 달린 때보다 30분 이상을 단축한 것이다.
다시 10여 분 후에는 서종IC를 통과해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서종대교를 건널 수 있었다.
차량 밖으로 양평군 일대 형형색색의 펜션과 울창한 산림이 보이자 잠시 쉬어 가고 싶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신도시로 주목받는 마석으로 진출하는 화도IC에 이르자 길 건너편 46번 국도를 오가는 차량 행렬과 촘촘히 솟아 있는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어 덕소삼패IC를 지나 시험 운용중인 남양주 요금소를 통과하자 왕복 6차로로 넓어진 고속도로로 이어져 춘천에서 `수도권 출퇴근'이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고속도로 건너편으로 서울을 감싸는 외곽순환도로가 눈에 들어오는 듯하더니 어느 새 와부IC를 넘어 1천530m 길이의 미사대교를 타고 한강을 건너고 있었다.
총연장의 40% 이상인 24.6㎞를 터널(20개소)과 교량(50개소)으로 연결해 곡선 구간을 최소화했기 때문인지 도중에 잠시 지체 구간을 지났는데도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40여 분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8월 착공된 서울-춘천 민자고속도로가 당초 계획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진 오는 7월 15일 완전 개통된다.
총사업비 2조2천725억원(국고 9천773억원, 민자 1조2천951억원)이 투입돼 민자사업(BTO방식)으로 추진된 이 도로는 총길이 61.4㎞(경기 40.8㎞, 서울 0.6㎞, 강원 20㎞)에 4~8차로 규모다.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이란 사회기반시설 준공 후 시설 소유권이 국가나 지자체에 귀속되며, 일정기간 사업자에게 운영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때문에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는 앞으로 30년 동안 이 도로를 운영한 후 오는 2039년 국가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 서울-춘천 고속도로 노선도. 서울시 강동구 하일동(외곽순환고속도로 강일IC)에서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중앙고속도로 춘천JCT)를 잇는 61.4km구간으로 교량 103개, 터널 41개를 통과하게 된다. 선동·미사·덕소삼패·화도·서종·설악·강촌·남춘천·조양 등 9개의 진·출입 시설(IC)이 설치돼 있다. | |
앞으로 이 도로가 개통돼 시속 100㎞로 달릴 경우 서울서 춘천까지 40분이면 도착이 가능해진다. 현재 서울과 춘천 구간을 잇는 국도 46호선보다 30분 이상 시간이 단축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1대당 1만2천원의 절감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오는 2014년 3천699억원, 2024년 4천545억원, 2034년 9천75억원 등의 추정 편익이 예상되고 있다. 또 만성 정체구간인 국도 46호선 교통혼잡구간 해소에 있어 30% 정도의 교통량 분산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통행요금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국토해양부에 신고한 6천412원에 대해 상당한 불만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남양주의 경우 전체 구간 가운데 16.5㎞가 와부·화도읍을 경유함에 따라 통행료 인하는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오는 20일께 통행요금 잠정안이 나올 예정인데, 비교적 통행료 인하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춘천 쪽에서 500~600원 인하되는 선에서 정부의 최종 승인이 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실시협약이 너무 정부 측에 불리하게 체결돼 4천원대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국가재정 보전 등 정부가 특단의 인하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턱없이 비싸게 책정된 통행료 부담은 결국 지역사회와 이용자들이 떠안게 된다.
남양주에선 서울-춘천 고속도로 경유, 서울 강남지역 연결 버스노선 신설 및 버스노선의 화도읍 정차가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과 의견도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