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새벽의 고요함을 깨우는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해양경찰특공대입니다”, “상황실입니다 연평도 서방 6.8마일 해상에 중국어선이 NLL을 0.5마일 침범하여 조업 중에 있음 특공대는 즉시 출동하여 중국어선을 검거하기 바랍니다”
순간 5평 남짓한 방에서 해양경찰특공대원들은 비상소리와 함께 권총, 진압봉 등 진압장구를 착용하고 고속보트에 승선하여 중국어선을 검거하기 위해 신속하게 출동하였다.
새벽 짙은 어두움과 풍랑을 뚫고 무전기와 나침반에 의지한 채 조업 중인 중국어선의 측면으로 접근하여 순식간에 어선에 올라타 조타실과 선원들을 제압, 물증을 확보한 후 우리측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해야 상황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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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들이 새벽을 이용 조업중 특공대가 검거하자 쇠파이프 등으로 접근을 막고있다 | |
이날 출동에서 특공대는 해군 경비정의 지원을 받으며 중국 단동선적의 40톤급 중국어선을 나포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매일 새벽 수시로 일어나는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지금 서해에는 불청객인 중국 어선들이 서해로 몰려들어 불법적인 조업을 하고 있다. 이들 중국 어선들은 서해 NLL과 북한 측 사이의 해상과 맞닿아 있는 연평도 인근 석도와 대청도 소청도 비엽도 인근까지 접근해 조업을 벌이고 있다.
야간을 틈타 선단을 이뤄 우리측 우리 영해로 들어와 꽃게를 잡은 뒤 단속을 피해 순식간에 달아나는 방식으로 조업하고 있어 해군과 해경의 단속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연평도 서쪽 해역은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남한과 북한의 군함이 무력 충돌을 벌여 양쪽이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북한 경비정이 NLL을 가까이 접근할 때면 해군과 해양경찰은 매번 긴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해양경찰서에서는 중국어선을 강력히 단속하기 위해서 지난 2003년부터 연평도에 특공대원 5명을 상주 배치하는 한편, 경비함정에 특공대원을 2명씩 승선시켜 경비중이며, 해군과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NLL을 침범하여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 검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남북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해역으로 이곳에 투입된 특공대는 중국어선들이 야간에 은밀하게 그물을 놓고 가기 때문에 이들의 추적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안전사고와 검거과정에서의 중국선원들의 반항, 추적범위의 제한 등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공대의 중국어선 단속과정을 보면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고속 모터보트(RIB)를 이용해 추적하고, 불법조업 어선에 올라타 조타실과 선원을 제압한 후 안전수역으로 강제 예인한다.
중국어선은 해양경찰에 나포되는 순간 선장이 구속되고 수 천 만원의 담보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잡히지 않게 심하게 저항한다.
지그 재그식 항해를 하는가 하면 선단선끼리 단속정보를 공유해 고속보트를 에워싸기도 한다 또한 특공대가 올라타지 못하도록 어선 가장자리에 대나무를 날카롭게 잘라 붙혀 놓고 돌멩이를 던지고 쇠파이프, 손도끼 등을 휘두르며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어 중국어선과의 목숨을 건 단속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공대원들이 부상을 입거나 다치는 사고 등이 발생되기도 한다.
육상에서 도주하는 차량은 바리게이트를 쳐서 차량을 정지시킨 후 검거하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해상에서는 도주선박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선박에 고속보트를 최대한 근접시켜서 순간적으로 도주선박에 올라가서 선박을 정지하여 검거해야 하는데 이는 육상에서 도주하는 차량에 뛰어 올라가 검거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방법이다. 자칫 순간의 실수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양경찰특공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명 ‘로보캅’이라는 최신형 진압장구를 착용하고 섬광탄 등을 이용하여 기선을 제압한 후에 검거한다. 이런 적극적 단속의 결과로 지난해 불법중국어선을 46척을 검거하였으며, 올해도 현재까지 15척을 검거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평도에 파견중인 특공대원들은 1주일 단위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나 5평 남짓되는 환경에서 한달에 10여일도 집에 못 들어가는 근무여건에서도 “어족자원 고갈과 고유가로 어민들의 시름이 점점 깊어져 가고 있어, 이러한 어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고 우리 해양 자원의 보호를 위해 불법 중국어선 단속을 철저하고 단호하게 하여 황금어장을 사수하고 우리의 주권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의 : 인천해양경찰 특공대 전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