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계탕과 그리움
새벽부터 곳곳에서 우레가 설치더니
매섭게 아침을 두드리는 장대비에
마음까지 차오른 기운에 잠시
움직임이 머뭇거려집니다.
반계탕으로 초복의 아쉬움을 달래보려
구청 구내식당을 찾았고 삼계탕 맛집 찾아 비싸게 먹느니
차라리 비 핑계 대고 찾아간 구내식당엔 변함없이
예년과 같이 반계탕이 기다리고 있었다.
5,500원의 한 상 차림
초복의 한 끼로는 넉넉한 여유로운 점심...
장맛비에 오랜만에 느긋한 기분으로
한가로이 거닐고 싶어 바람이 부는 대로
발길이 이끄는 대로
엘리베이터에 맡기고 올라온 곳
마포구청 12층 맨 꼭대기
'하늘 도서관'이 있던 자리
서투른 정책으로 작은 도서관이 사라진 그 곳엔
도서관 표지 하나없이 사라지고
손때와 사람들의 입김이 녹아있고
덩그러니 빈 책상과 의자들만 남아있는
아주 황량한 먼지 낀 빈 공간만 허전하다.
손님 뜸한 구청 가장 높은 층
아련한 추억이 있는 하늘 도서관 입구엔
아주 작은 카페가 자리한다.
작고 귀여운 카페 '산책'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작고 귀여운 공간이다.
비가 내린 탓인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창틀 부근 비 가림이 되어있어
아이스커피를 들고 베란다로 앉았다.
수변공원, 수변산책로, 주차장 그리고 ....
함께 만든 아름다운 추억들이 환한 미소를 생성한다.
그리 한참을 눈을 감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추억하고 보니
비에 젖어가는 월드컵공원이 가까이 눈에 들어온다.
주변엔 어디로 들 가는지 모르지만 쉼없이 달려가는 자동차들의 질주
나름 소박한 거들먹으로 자리한 옛 하늘도서관 벤치엔
책향기가 스멀거리는 듯,
마음을 끌어내고
더운 여름날 시원한 곳을 찾아 이곳 하늘 도서관을 방문한
옛 추억이 그 향기와 함께
동행하며 마음을 끌어 들인다.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가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갔던 길보다 멀어 보인다.
왜?
나지만 모른다 그 깊은 마음을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걸었다.
9동 304호 비밀번호를 누르니 들어오라는 신호를 준다.
열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