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솔솔 불면 심장에 '불' 조심 가슴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 혈액공급 막혀 사망률 30% 일교차 크면 운동 주의 필요
직장인 박찬덕(46)씨는 얼마전 동네 뒷산 체육공원에서 아침 운동을 하다 큰 일을 당할 뻔 했다. 가벼운 역기를 들다 갑자기 가슴이 조여오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급히 병원을 찾은 박씨는 혈전용해제를 투여, 겨우 위기를 넘겼다. 박씨의 병명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증이었다.
"집을 나설 때부터 평소와는 달리 가슴이 조금 묵직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람들과 같이 조금 걷다가 운동기구를 들려고 하는데 현기증과 함께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박씨를 진료한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김무현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거나 일교차가 클 경우 혈관벽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동맥경화가 있거나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요소를 지닌 중장년층은 운동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체는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심장은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혈관 역시 수축작용을 해 혈압을 상승시킵니다. 이때 고지혈증이 있으면 그만큼 돌연사 위험이 높습니다."
박씨가 진단받은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발병한다. 원인은 대부분 죽상경화반(혈관내 끈적끈적한 피떡)의 파열로 인해 순식간에 혈관이 막히기 때문인데 사망률이 30%나 된다. 발병한 환자 가운데 절반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목숨을 잃는다. 따라서 신속한 약물치료나 수술 등 중재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회사의 정기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280㎎/dℓ으로 나와 관리 권고를 받았습니다. 퇴근 후 잦은 회식자리 때문에 몸도 많이 불었고요. 그러니 자연 피곤해지고 운동을 게을리 하게 됐습니다."
심근경색증은 대표적인 관상동맥질환으로 심장의 관상동맥에 피떡이 막혀 심장 근육의 혈류공급에 장애가 생겨 나타난다. 이 질환은 운동부족과 잦은 육식 위주의 식습관의 변화로 최근 증가 추세에 있다. 전형적인 증세는 가슴에 묵직한 느낌 또는 칼로 도려내는 듯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왼쪽 가슴이나 가슴 전체에서 발생한다. 어떤 때는 목이나 명치 쪽에 동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복통이나 등쪽이 아프거나 아래턱 또는 귀가 아프기도 한다.
"4~5명 가운데 1명은 특별한 증세가 없는(무증상심근경색)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당뇨가 있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동반되는 증상으로 호흡 곤란 오심 구토 식은 땀 등을 보이고 통증은 15분 이상 지속된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혼미한 상태 또는 뇌졸중 또는 호흡곤란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진단은 특징적인 가슴통증, 심전도 변화, 혈액검사를 통한 심근손상의 정도로 구분한다.
"심근경색증은 증상 발생후 초기대응에 따라 사망률이 크게 좌우되므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초기에 투여하면 심근경색으로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고 니트로글리세린이 효과가 없을 땐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에는 3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는 크게 혈전용해제와 응급관동맥스텐트 삽입술로 나뉜다. 혈전용해제는 6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 스텐트 삽입술은 심장혈관촬영기가 있는 병원에서 숙련된 시술자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막힌 혈관이 뚫리면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혈전치료나 항혈소판치료를 한다.
# 심근경색 예방수칙
1.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2.금연을 실시하고 과다한 음주를 피한다
3.과식 및 육식을 자제하고 야채나 과일 등을 섭취하는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
4.중년 이후엔 과도하거나 격렬한 운동은 삼가고 걷기나 속보,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한다
5.고혈압이나 허혈성 심질환이 있는 경우 추운 겨울 아침 운동은 자제한다
6.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수면을 취한다.
주진태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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