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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공지사항 스크랩 내얘기들어줘 청국장, 취두부, 낫또
가포선생 추천 0 조회 180 12.07.13 18: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월드컵이다. 세계적인 축제에 맞춰 수용자측면에서 세계적인 음식문화를 논할까한다. ^^

 

   이전에 '한국=김치'라는 부정적인 의미가 쓰였던 시절이 있다. 그래서  우리들 스스로가 "김칫국물 냄새가 옷에 배여 국제선 비행기를 타는 몰상식한 한국인은 어쩌구..." 하는 자학논리도 있었다.  물론 익숙하기 않은 냄새에 대한 거부감은 크다. 식문화를 체질화시키기 위해선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발효음식으로 말하자면 한국의 청국장, 대만의 취두부(臭豆腐), 일본의 낫또라는 것이 있다. 청국장은 정말 괴로운 냄새이다. 나도 결혼하고서야 청국장을 먹기 시작했다. 요즘 와서는 역(?)한 냄새를 많이 중화시킨 새로운 청국장이 마트에 많이 팔린다. 청국장은 다들 아실테니 생략하고..

  대만에 갔다면 가장 기억에 남은 음식은 '쩐주나이차'(버블티) 가 아니라 바로 '초우또우푸'(취두부)일 것이다. 복잡한 먹자골목 시장통에 들어가는 순간 도대체 어디서 이런 역한 냄새가 나는지 얼굴부터 찌푸리게 된다. 그 냄새의 기원에 대해서 말하자면 대만인은 물론이고 한국인의 예찬론에 의아하게 된다. "냄새가 독하지만 일단 3차례 이상 먹어보면 그 오묘한 맛에 완전히 매료될 것이니라..."라고. 문제는 '세 번'이다. 그 설명하기 힘든 입문과정을 거쳐야한다. 그럼 천국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니.

 

  '취두부'의 제조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두부를 충분히 '발효'시킨 뒤, 즉 충분히 부패(?)시킨 뒤 이런저런 양념을 넣어 기름에 튀겨서 각종 장류를 끼얹으면 된다. 중국 인터넷을 찾아보니 취두부의 탄생비화가 나와있다. 옛날 청조 광서제때 어느 두부집 서생이 한날은 너무 많은 두부를 만들어 다 못 팔아서 전전긍긍하다가 소금을 뿌리고 뒷마당에 놓아두었더니 독특한 맛과 향의 새로운 음식이 나와 그것이 입소문 타고 유명해졌다고 한다. 이 사람은 과거(향시)를 보는데 시험문제가 '맛에 대해' 써라는 시제를 받자 자기의 '취두부'에 대해 글을 썼고 '취두부'가 뭔지 모르는 시험관이 화를 냈고 나중에 알고보니 독창적인 시제만큼 독창적인 음식이어서 그후 더욱 유명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식의 이야기도 있다. '취두부'는 대만 것이 유명한데 대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볼 수 있다.

 

 다음은 낫또이다. 일본 출장 중 호텔조식은 참 소박한다. 여하튼 밥을 먹는데 멸치 몇 마리, 김 몇 장 씩의 진짜 셀 수 있을 정도의 아침밥상에 이상한 물건이 하나 올랐다.  "콩이군..." 취두부까지 먹어본 사람이 이것쯤이야.. 먹는 방법을 모르면 옆 사람 따라 하면 된다. "날계란에 비벼 먹구나!" 하지만 곧 이 역겨운 음식을 왜 밥에 통 째 부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귀국 후에야 그게 '낫또'라는 음식이며 한국에 웰빙건강바람과 함께 강남아줌마들이 남편에게 사 먹이는 귀한 음식인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낫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만 있는 줄 알았다.

 

 하루는 백화점에서 낫또가 세개 묶음으로 특가판매하기에 덜렁 샀다. 먹어보자고. 변비 때문인가. 여하튼 청국장가루를 물에 타서 마실 정도의 비위를 가진 와이프도 '낫또'를 무슨 맛으로 먹냐고 그런다. 그런데 그런데.. 당시 만 두 살 좀 더 된 우리 시윤이가 글쎄... 낫또를 무슨 이유식 퍼먹듯이 먹는 것이다. 그리고 맛있다고 그런다. 

 

  월드컵기간에는 국제적인 입맛을 키워야한다. 프랑스식당이나 베트남 쌀국수도 좋지만 낫또도 괜찮다. 그제 월마트에서 낫또를 찾아보았다.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아서 일하는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낫또 있어요?' 아줌마끼리 그런다. "낫또가 뭐지?" "왜 일본 청국장.." 그러면서 있는 곳을 알려준다. 역시 명함박스 크기만한 조그만 것 세개가 세트이다. 다음날 아침부터 시윤이가 낫또 타령이다. 냉동실에 얼려놓았다고 못 먹는다고 했지만 기어이 내놓으란다. 그래서 전자렌지에 돌렸다. 퍼먹더니. 겨우겨우 달래 밥말아서 퍼먹기 시작했다. 나도 밥말아 같이 퍼먹기 시작했다. 낫또도 3번은 먹어야 그 오묘한 참맛을 아는 모양이다.

 

  낫또 얼마 안한다. 세개를 4천원인가 줬으니... 끼니로 따지면 뭐 참치 캔 하나 값이다.

 

  음식이란 건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먹여야한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때 급식을 통해 세계적인 음식을 다양하게 먹인단다. 진짜 인도 매운 카레도, 한국 김치도, 등등...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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