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리운전을 마친곳이 약수동 이다. 우연히 약2년전 씁쓸한 대리운전 추억이 떠오른다. 그때가 11월의 쌀쌀한 날씨였다. 신당동 레미안 하이베르 라는 아파트가있다. 자정넘어 1시경 부천가는 25,000원콜이 떴다. 청구역에서 부지런히 올라가도 족히 10분이 넘는 거리이다. 지하2층으로 복잡하고 미로같은 주차장을 찾아가 겨우 만났다. 보내는 손님이 "잘 부탁한다" 며 30,000 원을 손에 쥐어줬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때만 하더라도 기분은 즐거웠다. 손님들은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는 손님과 함께 출발했다. 동행하는 손님은 가족인데, 35세쯤 되어 보이는 젊은부부와 6세가량의 어린 사내아이 였다. 출발하여 청구역쪽 대로변으로 나오기 직전 갑자기 남자 손님이 차를 세우란다. 나는 어떤 볼일이 갑자기 생겼나 싶어 차를 세웠는데 미안하다는 말도없이 "대리운전을 포기 할것이니 대리운전요금으로 받은돈 30,000 원을 내놓고 가라" 한다. 이런경우는 정말 처음이라 당황하여 몇마디 다툼이 오갔다. 신기한 것은 옆에 있는 부인도 한마디 거드는데 "좋게 말할때 내놓고 가세요" 한다. 20분 정도 걷고 찾아가고 시간 낭비한것은 인정하지 않고 완강히 "대리운전 요금으로 받은 돈을 무조건 내어놓으라" 하였다. 돈을 빼앗으려는 손님의 목적을 알고, 나는 경찰에 신고 하려고 결심했는데, 옥신각신 다툼 속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꼬마가 눈에 들어왔다. 나를 힐끔 쳐다보던 해맑은 눈동자를 보는 순간 더이상 싸울 마음이 사라져 버렸다. 증오가 변하여 가련하고 불쌍하기 까지 여겨졌다. 이는 욕심의 도를 넘어 악한 행위 이기때문이다. 승용차도 낡은 아반떼 였는데...아무리 살림이 구차하고 어려워도 이런 행위는 상식으로 생각하는 것에 문제 있는 것이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돌아서면서, 나를 돌아 보았다 "내모습은 그 아이눈에 어떻게 보였을까?" 눈망울 또랑또랑한 어린아이 의 눈동자가 오늘 다시 떠오른다. 잘 자라나야 할터 인데~ "어린아이 보는데 똑바로 사시요!" 하며 돌아섰던 나의 말이 나를 찔러, 너무 가슴이 아파 온다.!!!
첫댓글 가슴이 아니라..
머리가 아프네요..
측은지심, 때로는 그런 마음이 위로와 위안을 주는거 같습니다. 그런 넉넉한 마음을 지니시니 멋지십니다. 홧팅하자구여.
상식적이지 못한 군상들인데..
그에 대처한 커피와여유님의 너른 마음이 전해져 오히려 흐뭇합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