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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노래 12.10.14 09:30 창원 종합경기장
엊그제 두달만에 제9회 경남마라톤대회 하프에 달려보았다. 사천노을 마라톤이후로 연습도 경기도 처음이다. 이유는 바빠서 라고 해야 옳을 듯 싶고 하여튼 남마클 회원 7명(고도현,고재삼,한영환,박서연,김미영,문부경,곽길심)은 승용차 2대로 창원으로 6시 30분에 읍을 출발했다. 사천휴게소에서 간단식을 하고 창원종합운동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30분경
9시 30분에 하프 출발이니까 1시간 정도 준비시간이 남았다. 오늘 하프 남자는 650여명 여자는 40여명이 출전하고 10㎞,6㎞까지 다 합하면 5천명은 될 듯 벌써 수천명이 도착하여 번호표 부치고 짐 맡기고 음악소리 요란하고 마라톤전문 안내사회자가 고래고래 고함소리 운동장을 꽉 채운다
우리도 남자탈의실에 가서 환복을 하고 가방을 물품보관소에 맡긴 다음 촌에서 왔다고 사진찍자고 해서 출발선앞에서 남마클 공식 유니폼입고 앉고서고 찰가닥 2번, 아침 기온이 쌀쌀하다 대부분 T런닝을 입고 있는데 마라톤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어께런닝이 제격이다 폼도나고 시원하고
조금뛰면 덥게 되어있다. 나는 운동장 두어바퀴를 뛰어보면서 몸 콘디션을 체크해본다. 아니 몸이 상당히 무겁다. 연습도 전혀 없었고 9월 한달동안 훈련준비하느라고 스트레스 가중되었었고 아침에 맛나식 때문에 과식하고 준비가 전혀 안되었으니 무거울 수밖에 10㎞만 뛰기로 결심하고 그 뒤에 서있었다. 자동차 1대 행운권 추첨이 있다고 번호를 호명한다. 그런데 운동장 트랙에서 연습하다가 불러서 뛰어 나온다고 무효란다. 나는 얼 트랙에서 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혹시 아나! 당첨될련지 다시 호명하는데 7123번! 아이고 나의번호 7289인데......... 이제 15분전, 스레칭 한다며 댄스 클럽팀이 선동작하고 우리들은 후동작으로 4단계로 나누어서 하는 운동이 장안의 화제인 4억이상 조회를 기록한 세계적인 K팝 「강남스타일」 오! 오! 오!빤 강
우리는 아이들 마냥 말춤을 추며 몸을 맡겼다. 말이 야생말이 되어서 그런지 제멋대로 달린다. 비슷하게 따라할려고 하지만 몸따로 맘따로다 10㎞뒤에 서 있다가 동료들이 아무도 없다. 하는 수 없이 무리를 해서 하프 뒤에 섰다. 고성클럽회원 몇몇이 보인다. 오늘 무리인데 연습도 없이 아무리 관록이 있다고 해도 연습 없는 출전은 쥐약인데! 에라 모르겠다. 지게아니면 바지게다. 돌아올 때 죽음의 고통을 예견하면서도 일단 해보자 남해유니폼을 입었는데 기권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 2시간을 목표로 뛰어보자! 천천히 천천히 스로우 스로우
벌써 카운터 다운에 들어갔다. 다섯,넷,셋,둘,하나,출발 꽝! 떠밀려 달리기 시작한다. 트랙을 반 바퀴돌고 서문을 박차고 나간다. 나가자 마자 창원문성대 충혼탑 비탈고개를 차고 오른다 한 300m정도, 현촌고개 정도는 안되어도 상당히 급경사 고개가 태클을 건다. 아직 숨도 튀었는데 말이다. 초반에 오버페이스 안돼 천천히 천천히 한영환,고도현,고재삼,박서연을 먼보내고 김미영과 함께 후미에 섰다. 반환점 돈 후 힘 여분을 봐가면서 스피드 하기로 다짐하고 나의 하프기록이 최고 41분대이니까 연습없음을 감안 20여분을 뒤로 잡았다.
몸상태를 체크하려면 숨소리와 런닝화 소리 팔 흔듬을 보면 안다. 콘디션이 좋으면 가볍고 궂으면 무겁다. 숨소리가 크게나고 운동화 착지소리가 척척거리면 필중팔구 기록 경신 어렵다. 내가 그 꼴이 되어간다. 남천로 옆을 지나가는데 공장굴뚝에서 연기가 피워 오르고 폐산소냄세가 꽤꽤하다 역겹다 여기서 어떻게 살지 3㎞까지 왔다. 시계를 보니 16분30초대 기록 첫 급수대는 그냥 통과하고 달린다. 2시간대 페이스 메이커는 우리뒤에서 오고 있고 우리는 앞을 간다면 늦은 기록은 아니다. 고수 몇몇은 뛰어가면서 사진찍고 옆사람 응원해주고 마라톤을 즐기면서 스포츠한다. 그런 사람이 인물도 훤하고 말도 잘 한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은 듯 제2급수대까지 왔다. 앞에는 5~6여명 응원팀이 열열히 괴성을 지르며 파이팅 역시 응원은 여고생들이 발랄하게 최고야 물 1컵을 집어들고 뛰어가면서 반 만 마시고 버렸다.
오늘 날씨가 해가 구름속에 가려 덥지 않는 관계로 목만 축이면 된다. 많이 먹으면 배도 아프고 옆에 있는 간식인 초코파이와 바나나는 먹을 필요가 없다 울트라나 풀이면 몰라도 겨우 하프가지고 먹을 것 다 먹다가는 배가 불러 결승점 가기전에 낙오우려가 다분하다
오늘의 교통통제는 경찰관,모범운전회,해병전우회,자원봉사자 등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상당히 완벽할 정도로 양호하다 이제 몸이 좀 풀렸는지 신발이 가볍고 주의 풍경이 시야로 들어오고 부두가에 선박3척이 정박되어 하역중이다. 제3급수대 까지 왔다 7.4㎞, 물을 집었는데 마시고 보니 이온음료다 갈증이 더하기에 물보다 못하다 막 여기를 지나가는데 선두조가 경찰 캄보이를 앞세우고 되돌아 뛰어온다 3명이 오는데 남해출신 정영식(6118)도 끼여있다. 우리는 정영식 파이팅! 외치며 응원하였다 본인도 손들어 답례한다. 정영식은 남해 이동출신으로 아마추어 선수중 거제출신 심재덕과 더불어 전국 10걸 안에 드는 마라톤 스타이고 풀 최고기록은 2시간 30분대다
7㎞ 조금 넘어 선두와 만났다면 6㎞정도 앞서고 있고 13㎞정도 지나가고 있다는 말씀
오른쪽 다리가 조금씩 아파온다. 양팔을 내려 몇 번씩 틀어본다 양팔의 근육경직을 이완시켜 보면서 왠 사람들이 남해마라톤 클럽 유니폼을 보고 남해화이팅를 외치는지 김미영선수와 함께달리고 있으니 폼이 좋아서 인가, 남해글씨가 좋아서 인가 보는 사람마다 파이팅 외친다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 소리를 들으니 심이 생겨난다. 나도 파이팅 답례하고 참 그림이 좋다.
9㎞쯤 두산중공업 단지 왔을때 턴하고 되돌아 오는 한영환 선수를 만났다. 파이팅! 김권순선수 석오도 만났고 고도현 선수도 만났는데 고재삼 선수는 제4급수대(10㎞)에서 물먹다가 놓치고 박서연을 만났다. 박서연 파이팅! 여자선수를 세워보니 12번째 달리고 있었다. 박서연 11등째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2명만 추월해라고 소리쳤다. 남녀 10위(트로피와 부상)까지 상이 있기 때문에 좀더 힘을 내라고
박서현 선수는 12년 임진년 올해 입단한 회원으로 이제 10㎞ 3회 하프 2회 뛰었는데 일치월장 대회때마다 기록을 단축하는 신예이고 지난 고성대회(9.1)에서는 10㎞에서 여자부 1위를 차지한 유망주이다. 나이가 어찌돼냐고? 해병대간 아들이 있다면 가름이 될까? 13년3월 서울 동아대회때 풀에 도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아무리 뛰어도 숨이 가푸지 않다고 한다. 일을 낼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남마클에서 전국대회 입상은 2006년 류옥희선수가 보성대회에서 9위로 입상한게 남녀 통틀어 전무후무하다. 그 뒤를 이를 선수가 박서연선수이고 일을 낸다면 2년 안에 분명히 전국대회 입상은 가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반환점을 돌았다.
58분10초 괜찮은 기록이다. 내혼자 생각으로는... ... 풀은 42,195㎞요 하프는 21,097.5㎞요 그 반환점은 10,548.75㎞ 약 10,549㎞이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으니 결승점이 점점 가까워진다 가면 갈수록, 가는사람은 힘들어하고 오는 사람은 여유가 있고 표정이 밝고 발걸음이 가볍게 보인다. 인생은 마라톤이라 했다 갈길이 멀기 때문에 초반에 힘 있다고 뛰어나가면 후반에 오버페이스로 낭패를 겪는다 즉 퍼진다는 것 앰블런스 신세다. 자기기록과 연습량을 봐가며 후반에 피치를 올려야지 체력안배가 중요하고 초반에 앞으로 튀어나가려는 유혹을 이겨내고 후반 1~2㎞를 남겨두고 발걸음이 가볍다면 욕심을 내어도 무방 할터이다
이제 남마클 선수는 다가고 김미영과 나만 남았다. 아직은 발걸음이 가벼운 관계로 보폭이 일정하게 나아간다 반환점을 돌고 8㎞(13㎞)지점까지 올 때 후미조가 오고 있다면 우리는 약 600여명중에 350여등 가고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런데 한 두명씩 우리 앞으로 추월해 간다 같은 페이스로 가고 있는데 우리가 지치고 있다는 현상이다. 또 한명이 지나가며 남해 파이팅 하는데 옆을 보니 머리가 하이얀 노병인데 경남도청 이라고 새긴 선수가 남해보물섬축제 아직도 합니까? 김미영선수가 받아서 ꡒ예 5월달에 마늘축제 하고 있어요ꡓ 60십 서너살로 보이는 과장급인 듯 우리를 서서히 추월해 간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2시간 페이스 메이커 풍선이 보이질 않기에 그렇게 늦은 속도는 아닌 듯, 가슴에 부친 번호표는 한 겨울에는 눈바람을 막아주고 한여름에는 비바람을 막아준다 기록 측정용 칩은 두가지로 발등 운동화에 부치는 것은 회수하여 제 활용이 가능하나 착용하기 번거롭고 번호표 뒤에 사각전선으로 밀착된 월드칩은 1회용으로 사용하기 쉽지만 쓰레기로 남는 단점이 있다
고통의 순간이 다가온다. 먼저 무릎이 아파오고 다리가 무겁고 고개가 밑으로 떨어진다. 18㎞를 통과하는데
우리 뒤에 오던 여성 외국인이 폼은 짝 벌어져 이상한데 우리를 서서히 추월한다, 연습이 되었으면 중간 후미에서는 추월당하는 예는 드문데 오늘 계속 처진다. 예상했던 고통의 순간이 다리를 잡고 늘어지고 발바닥도 아프고 온만신이 쑤신다 다행이 날씨가 흐려서 구름속 태양 볼 일없으니 천만다행이리라 마지막 급수대에서 물 한컵 마시고 기운을 차리자. 몇몇은 손에 꼭쥐고 있던 파워젤을 먹고 팩을 길가에 홱 버리기 전에 나한테 한입 달라고 이야기 할까 고민할 정도로 힘이 딸린다. 나보다 나이 많은 70세 이상 사람들 천지다. 마라톤에서 나이를 핑계되면 바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말이다. 떠 한군데 말썽이다 출발전 철저한 준비 사항에 신발인 런닝화 끈을 꽉조이고 시계,모자,썬그래스,그리고 접촉과 마찰이 많은 사타구니 젖꼭지에 바셀린을 듬북 발라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미처 바르지 못했던 것이 젖꼭지는 쓰리고 피가 난다. 1회용밴드를 부치던지 참으로 곤란한 위치이다 앞길이 훤한 마의 언덕 충혼탑 언덕이 저만큼 보인다. 저 고개를 넘으면 결승점인데 옆에서 교통정리하는 자원봉사자 양반 다 왔습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죽을 지경인데 낼수 있는 힘이 하나도 없어요! 언덕배기 반쯤 왔을까 한영환 선수가 먼저 도착하여 마중을 나왔다 구세주를 만났다. 우리 셋이서 동반주 훨씬 발걸음이 가볍다. 죽을 고비를 두어 차례 넘기고 내리막길도 쉽지가 않다 10m 앞에가는 한영환,김미영을 잡을려고 해도 발걸음이 지남철처럼 땅에 붙어 앞으로 나갈수가 어렵다 굳어진 다리,무릎을 등에지고 운동장안으로 들어섰다. 장내아나운서 안내방송 요란하고 피니시라인이 보인다 30m 냅다 스피드하여 단숨에 2명을 추월하고 결승점 통과 1시간58분8초 죽기살기 무대포 완주 끝, 먼저온 남해 울트라 제1호 한영환 총각선생님 고도현 40분대, 10㎞달리려 가족동반해서 서울간 고재삼 50분초반, 신예 박서연 54분대, 남해마라톤 제1인자 김미영 57분대, 내가 나이많은 꼬래비지만 6명 전원 완주에 성공했다.
창원소방대에서 노천 사워장을 설치하고 많은 남여선수들이 노천 사워장에서 옷을 입은대로 목욕한다.
대충 사워를 마치고 물품보관소에서 가방을 찾아 옷을 환복하고 오뎅국물 두사발을 먹어치웠다. 막걸리 생각이 절로 나더니만 운전 때문에 노! 창원에서 가장 유명한 떡갈비 먹으러 소답동에 있는 남해향우집 임진각에 가서 포식을하고 맥주 한잔 캬! 이 기분 안달려본 사람은 몰라! 주남저수지에 가서 코스모스 기경 잘하고 하루의 여행을 마무리! 행복이 따로 있나 배부르고 등따시고 기분좋은 기경잘했으니 최고지, 아까 아팠던 무릎은 벌써 회복이 다되었단다. 가을 나드리 참 즐거웠어요! 남마클 고! 고! 고!
사진은 준비 되는대로 탑재 예정입니다.
첫댓글 창원가서 막걸리에 두부짐치 오뎅국물은 일품이고 전어구이는 없어도 준비는 많이 했데
우리여보는 메니큐 서어비스도 받았다카든데 선수들 올때까지 좋은구경하고 맛있는 먹거리 공짜로
실컨 먹고 기분 최고
고생했십니다. 내도 11월 24일 통영에 하프 신청해 놨는데 운동도 안하니 고생문이 열렸네..
촌장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주로 풍경이 새삼스레 생생하게 뜨오르네요...저도 finish line 들어와서 소방차 시원한 물세례가 아주 좋았습니다. 경품 자동차는 놓쳤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대회후기도...... 반동가리(하프)미껴...? 리~얼막리걸하게 잘~읽었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