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 2008년 9월 4일(목)
산행지 : 강원 인제 방태산 깃대봉(1,436m)
산행코스 : 미산리-개인약수-배달은산-깃대봉-미산리 [4시간]
<정감록>의 피처 삼둔오갈로. 아마도 그곳이라면 드높은 육산을 방패삼아 황사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방태산과 개인산이 마주보고 계곡을 품은 대개인동을 피난처로 삼았다.
신선한 공기과 맑고 투명한 계곡이 있는 생명의 산, 방태산은 예로부터 피처로 제격인 삼둔 오갈에 위치하고 있다. 대개인동은 주봉인 주억봉(1,444m)을 중심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왼쪽의 깃대봉(1,436m)과 오른쪽 구룡덕봉(참석봉, 1,388m), 남으로 개인산(1,341m)을 마주하며 살둔으로 산자락을 뻗은 숫돌봉(1,321m)이 어두원곡(대개인동계곡)을 안고 있다.
산이 깊으면 물도 깊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깊은 계곡의 방태산 자락에는 유난히 약수가 많다. 삼봉, 조경동, 방동, 개인약수로서 모두 생명의 산, 방태산 자락이 약수를 품고 있다. 이 중 제일 심산유곡에 숨어 있는 개인약수는 그 맛이 부드럽고 해발 1,080m에 위치하고 있으며 100여 년 전부터 정성스레 쌓아 놓은 약수 주변의 돌담불들은 그 어느 약수보다도 신비감을 더한다. 개인약수는 1890년대 지덕삼이라는 포수에게 처음 발견되었고 고종에게 진상하여 하사품을 받으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개인약수는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위치하고 있다. 미산리를 가려면 상남에서 고석교를 건너 좌회전해 446번 지방도를 따라 10여km를 가면 개인약수터로 가는 남전동에 다다른다. 도로 아래 가뭄으로 녹조를 띤 내린천은 황사와 흡사한 누런 황토물을 토해내고 있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강원도 여기저기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도로확장 공사 때문에 토사가 그대로 내린천에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내린천 상류인 미산계곡까지 이러니 하류의 모습이 어떨지 보지 않아도 선하게 그려진다.
굉음을 내는 포크레인의 삽질과 흙과 돌을 실어 나르는 덤프트럭의 행렬들로 미산리는 어수선하기 그지없다. 남전동 역시 도로 확장공사와 콘크리트 포장공사로 몹시 분주하다. 입구 다리 공사 역시 한 몫 한다. 이 다리가 완공되고 2~3년 후 대개인동까지 도로가 확장되어 포장되면 이 산자락이 어떻게 바뀔지 걱정스런 맘뿐이다. 황사를 피해 이곳까지 왔는데 차창 밖의 흙먼지는 황사바람 못지 않다.
한니동에 도착해서 산행에 동행할 일행을 김창수 이장댁 마당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하늘에서는 가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우중산행은 몸을 피로하게 만들겠지만 이 가뭄을 해소할 봄비가 대지에 내렸으면 좋겠다. 비와 함께 기다리던 일행도 도착했다. 하지만 비는 이내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간단한 안부를 묻고 한의사 염용환씨(55세)와 백산 알파인클럽 김희운(55세), 김희률(54세), 김순자씨(53세)와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는 한니동 이장댁 뒤로 난 길을 따르면 된다. 들머리는 표지기가 달려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계곡을 건너면 바로 모둠터를 지나고 넓고 평평한 길이 이어진다. 계곡 주변은 고개를 숙인 미치광이풀, 붉은 꽃이 잎보다 먼저 피어 잎을 들추어야 그 모습이 보이는 부채꽃, 노오란 꽃이 탐스럽게 핀 산괴불주머니, 잎까지 노랗게 물들인 팽이눈 등 야생화 천국이다.
한니동 입구에서 30분정도 걸어 오르면 대규모 집터가 나타난다. 6.25 전후로 20여 가구의 화전민 마을이다. 돌을 쌓아 놓은 흔적이 꽤 넓게 분포되어 있다. 김회률씨가 집터를 보더니 "여기가 정낭간이네" 라며 모두를 불러세운다. 강원도 사투리로 정낭간은 화장실을 말한다. 문 없는 화장실은 '근심을 푸는 곳' 이라는 뜻의 해우소와 같은 형태다. 이곳의 화전민은 이 정낭간에서 무슨 근심을 풀었을까.
집터는 이곳 위로도 서너 곳에 흩어져 있다. 집터를 뒤로하고 계속 오르면 징검다리 마냥 돌을 이어놓은 계곡을 만나게 된다. 양팔을 벌리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계곡을 건너고 나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김순자씨는 약초 다린 물과 말린 인삼, 생인삼을 간식거리로 꺼내어 놓는다. 김희운씨와 김회률씨는 인삼과 약초 다린 물을 가재 게눈 감추듯 먹는데 염용환씨는 체질에 맞지 않은 음식이라며 먹기를 정중히 거절했다.
한의사인 염씨는 각 체질에 맞는 음식이 있다며 모두의 체질에 대해 간단히 말해주었다. 사상체질로는 정확하게 구분이 되지 않으므로 각 체질을 두 가지로 나눈 팔상체질을 간단히 언급했다. 모두들 염씨에게 손을 내밀어 진맥을 하고 한동안 사상체질을 논했다. 일행이 오르고 있는 이곳이 약초와 나물의 천국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만난 집터. 화전민이 떠난 그 자리는 이제 괭이눈이 차지했다. 햇볕 잘 드는 공터에서 반짝거리는 유리병이 있어 눈여겨보니 두꺼비 모양이 선명한 금복주 소주병이다. 참 오랜 만에 보는 것이라 반갑다. 김회률씨도 반가웠는지 산악회 사무실에 기념으로 갖다 놓는다며 병을 주어 배낭 속에 넣는다. 요즘 다양한 맛과 모양의 소주와 달리 아주 소박한 병이다. 그 소박함이 방태산과 닮은 듯하다.
한니동에서 방태산 주능선으로 뻗은 오른쪽 계곡은 용늪골이다. 맑고 시원한 계곡은 9부 능선까지 계속 이어진다. 완만하게 고도를 높이는 이 골짜기를 따라 배달은석으로 향한다. 배달은석은 옛날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처럼 큰 물난리가 났을 때 정상 바위에 배를 매어 둔 바위라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이 유래로 보아 <정감록>에 쓰여진 바와 같이 이곳이 피처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배달은석이 보일 때쯤 길은 약간 가팔라진다. 계곡을 버리고 능선을 잠시 오르면 큰 안부가 나오는데 이 자릭 예전에 운석이 떨어진 운석분지라고 한다. 모두들 주변의 작은 돌을 보고 운석의 파편이 아니냐는 듯 모두들 땅만 쳐다본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은 이곳이 운석분지가 아니라 차별 침식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운석분지 왼쪽으로는 깃대봉(1,436m), 오른쪽으로는 배달은석(1,415m)이 하늘금을 그었다. 깃대봉은 나뭇가지에 얼음꽃을 매단 채 봄볕에 반짝거린다. 분지 왼쪽 큰 바위 아래 작은 샘이 있는데, 지난 극심한 가뭄에만 물이 말랐을 뿐 거의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염씨가 말한다. 이곳에서 바람을 피하고 이가 시린 샘물을 먹으며 김순자씨의 인삼 간식에 이어 인삼 영양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일행이 자리를 잡은 곳은 약초꾼들이 만들어 놓은 편편한 구들장이었다. 점심을 먹으니 예서 한숨 자고 싶은 맘 절로 생긴다.
그 맘 달래어 배달은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능선에 올라서면 북동으로 산자락에 편히 안긴 적가리골과 구룡덕봉에서 기린면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활처럼 휘어졌다. 또한 남으로는 개인산(1,341m)과 숫돌봉(1,321m)이, 서로 주억봉(1,444m)이 봉긋 솟아 그 어디를 둘러보아도 선경이 펼쳐진다.
배달은석을 넘고 작은 봉우리를 지나 한니동으로 원점회귀하는 갈림길을 만났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용늪골 서쪽 능선 한니등을 지나 만나는 두번째 갈림길에서 한니등과 용갱등 사이 개인약수로 내려서는 골짜기로 접어든다.
50여 분을 하산하여 내려오니 100~200년 정도는 족히 넘어 보이는 전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노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는 것으로 보아 개인약수가 가까운 듯하다. 길 우측으로는 계곡 소리가 명쾌하게 들린다. 그 소리에 발걸음을 맡기니 개인약수가 바로 눈 앞에 있다.
약수 주변으로 무수히 쌓여 있는 돌담불을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약수를 한 모금 마신다. 개인약수는 다른 약수와 달리 암수 약수가 나란히 있는데, 암약수는 물이 고이지 않고 그냥 흘러내리고 숫약수는 작은 기포를 쉴새없이 뿜어낸다. 개인약수는 약수산장에서 올라온다 할지라도 40여분은 걸어야 하기 때문에 차로 쉽게 찾을 수 있는 다른 약수터와는 또 다르다. 해발 1,080m의 고지대의 약수와 암수 약수가 함께 있는 기이한 모습을 간직한 개인약수를 맛보기 위해서 계곡을 건너고 땀흘려 산길을 걷는 것이 그리 고된 일이 아닐 것으로 여겨진다.
자연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개인약수는 오염원이 전혀 없어 그 맛 또한 가히 일품이다. 고종황제에게 진상하여 하사품을 받을 정도의 명수. 개인약수는 아마도 방태산 산신의 하사품인 듯하다. 상남면에 살고 있는 염용환씨는 주변의 그 어느 약수보다 맑고 맛이 부드럽다며 개인약수를 극찬했다. 고목을 성벽 삼고 돌담불을 호위병 삼아 후대에도 이 맛이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개인약수가 흘러드는 이 계곡은 약수터에서 합수가 되어 어두원곡으로 흘러내리는데, 크고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계곡 아래까지 이어져 계곡미가 뛰어난 곳이다. 어두언곡과 만나는 합수점에는 차건일(86세), 정금주(81세) 노부부가 기거하는 개인약수산장이 있다. 예전에 산판을 할 때 인부들이 머물던 집을 차 노인이 고쳐서 산장으로 만든 것이다.
약수를 먹고 내려선 일행을 정정한 차 노인이 반갑게 반긴다. 약수에 대해 이것 저것 물으니 차 노인은 본인이 약수를 먹고 병을 고치게 되어 이곳에 터를 잡았던 과거사를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그 누구보다도 약수의 효능을 믿고 있는 듯했다. 이제는 관절로 고생하는 할머니와 함께 못 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산행을 개인산장에서 마치고 미산계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대개인동을 지나간다. 한니동으로 이어지는 구불거리는 임도를 따라 길 옆 노란 생강나무 꽃의 배웅을 받으며 방태산에게 인사를 고하고 내린천을 따라 미산리를 빠져나간다.
개인약수 산행 들머리는 한니동이나 개인약수산장으로 잡으면 된다. 한니동쪽은 김창수이장댁(033-463-5481) 뒤로 난 계곡을 건너면 산행이 시작된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8부 능선까지 완만하여 개인약수산장보다 훨씬 수월하다. 야생화 천국인 용늪골 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거의 주능선까지 이어진다. 운석분지에서 왼쪽 깃대봉 아래 큰 바위에 샘이 있으나 수량이 적으므로 계곡이 끝날 무렵 수통을 채우는 것이 좋다.
분지에서 배달은석 봉우리를 넘으면 능선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그러나 이 길은 한니동으로 원점회귀하는 길이다. 개인약수로 내려서는 길은 한니등과 용갱등 사이의 골짜기로 배달은석에서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이곳에서 개인약수 지나고 개인약수산장까지 1시간30분 걸린다. 총 산행시간은 5시간 소요된다.
산행회비 : 25,000원(중식제공)
함께 하실 분은 댓글이나
010-4704-4560으로 신청하세요^^*
첫댓글 바쁜일이 있어 인사글도 못남기고 예약만 하고갑니다 우리님들 이번에도 많이 뵙고싶네요
꼬깔님, 옥련님, 가을남님+1, 신화식님, 전가이버님, 이모님 이미 예약하셨습니다8
안녕하세요.회장님 총무님 날밤님들 모두 다 안녕입니다 만수감리교회 앞 1명 타고싶어요.태워주세요
반가습니다
지도 삼겹살 먹으러 갈래요 준비할거 있음 서슴없이 애기해주세요
샛별님 안뵈시면 마니서운해요..오신다니 반갑습니다
이번주 울부부 산행 참석합니다~~~
두분 정말 뵙고 싶네요..반갑습니다
제물포에서 박 영철님. 김 동우님 저까지 3 탑승합니다.
억새님 예약하십니다15
억새 언니요
억새꽂님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반갑습니다
한분더 추가요..송도역 . 정주천님. 입니다
수고 많으십니다.16
방태산 출석 합니다.
언니야
이정애님 윤경옥님 이인숙님 예약하십니다20
신은숙님 태사자님 예약하십니다22
조항로님 부부 예약하십니다.24
감칠맛님 등장이요25
홍대장님 입장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