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은 너무 하수상(평소와 몹시다름)했지요.
수십년만에 첫사랑 여자친구가 우리 미용실을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너무 반가웠고, 친구를 미용의자에 앉혀놓고 그간 못 본 동안의 소회를 정답게 얘기하며 풀었지요.
그렇게 한참을 얘기하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말투가 이상해졌습니다.
말하는 뽄새를 자세히 관찰해보니 친구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여자처럼 말에 두서가 없이 횡설수설하는 것이었습니다.
말도 이상하게 하는데다 표정까지 일그러지며 흉악하게 변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메고 온 가방을 열더니 갑자기 날이 날카로운 식칼을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식칼을 저한테 다짜고짜 휘두르는 것이었습니다.
미용실에 있던 직원들 2~3명이 광경을 목격하였고 일시에 모두 달려들어 그 여자를 막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나는 얼른 밖으로 도망쳐버렸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니 바로 음식점 주방으로 연결되었는데 다시 주방에서 나가니 음식점 홀이 나왔고 홀에는 만석의 손님들이 열심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는 웃으며 이쪽으로 해서 밖으로 나가라며 손짓으로 저에게 출구를 일러주었습니다.
밖으로 나갔지만 그곳은 완전한 밖이 아닌 건물의 내부였고 엄청 넓은 맥주홀이 펼쳐졌습니다.
각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그득 차 있었고 사람들 모두가 흥겹게 맥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의 흥겨운 기분과는 달리 혹시 저 많은 사람들중에 혹시라도 미친 누군가가 칼을 들고 내게 달려들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너무나도 마음이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불안하고 공포스런 마음으로 밖으로 빠져나갈 출구를 찾는데 출구는
아무리 찾아도 도저히 보이지가 않고 술마시는 사람들은 모두 미친인간들로 점점 변해가고 있고 나는 더욱더 공포에 휩싸이고
하는 와중에 꿈에서 깨어났는데, 얼마나 안도의 한숨이 나던지요.
신림사거리 칼부림 사건 난 곳이 실은 제가 매일 퇴근할때 자전거로 지나치는 길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이 후로 저는 그 길이 너무 두려워 한동안 다른길로 돌아서 다녔습니다.
신림사건 이후 마치 코로나전염병이 돌듯, 신문지면이 매일매일 칼부림사건등 흉악한뉴스로 도배되는군요.
왜 세상이 이렇게 미쳐돌아가는 것인가 매일매일 생각하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도 모르겠고 답도 찾아지지 않습니다.
어렴풋하게 , 한국사회가 너무 개인주의화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내가 20대 일때만 해도 우리 또래들은 무기를 휘두르더라도 주로 불의를 향해 많이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적인 이익이 반하는 일에 울분을 토해냈지요.
물론 개인적인 욕망도 중요하게 생각했지요.
늘 사회적인 이익 국가적인 이익 즉 공동체적인 이익과 개인적인 이익중 어떤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하는
갈등이 많았습니다.두 가치관이 맘속에서 충돌할경우 늘 공동체적가치관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승리하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적 욕망을 늘 억누르고 살아야 했었지요.
그런데 요새사람들은 그런 두 가치관의 충돌도 없이 바로 개인적가치관에 우선 비중을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