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과 은빛 억새 그리고 황금 들판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을 배경으로 전남 영암군 영암읍 개신리 들녘이 은빛 억새와 수확을 앞둔 황금빛 벼 물결로 출렁이면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2009-10-12
월출산국립공원 -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월출산은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소백산맥이 목포앞바다로 흘러가다 평지에 돌출된 잔구형태의 월출산은 천황봉(809m)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으로 산 전체가 수석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기암 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월출산은 사시사철 다양하고 독특한 모습을 자랑한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수와 천황봉에 항상 걸려 있는 안개,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답다. 특히 서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몰풍경은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월출산의 입구인 도갑사를 지나 5km 정도 오르면, 항상 물이 고여 있어 용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기이한 9개 단지모양의 구정봉에 이르며, 그 아래로 500m쯤 내려가면 국보 144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월출산의 최고봉인 정상에 오르면 동시에 3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이 있다. 월출산의 구름다리도 또다른 매력을 준다. 이 다리는 지상 120미터 높이에 건설된 길이 52m, 폭 0.6m의 한국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이다. 천황봉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단아한 모습의 무위사, 서쪽에는 도갑사가 있는데, 도갑사의 해탈문, 무위사의 극락전, 마애여래좌상 등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가 있다. 사자봉 왼쪽 산 중턱 계곡에서는 폭포수가 무려 일곱차례나 연거푸 떨어지는 칠치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고, 도갑사와 무위사로 내려가는 길목에 펼쳐진 미왕재의 갈대밭은 가을이면 황홀한 절경을 이룬다. 월출산 도갑사 들어가기 직전에 왕인박사 유적지가 있다. 일본 아스카 문화의 창시자가 되는 왕인박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해 놓은 곳으로 매년 4월에 문화재가 열린다. 벚꽃여행과 함께 가볼만한 곳이다. 또한 월출산 미황재는 가을 억새가 절경으로 이름높다.
지리산·내장산·선운산 湖南山景
天下를 주고도 바꾸지 못할 秘景의 파노라마
지리산 노고단(1507m).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봉 중 하나다.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智異山(지리산)은 그 범위가 484㎢ 로 3道(도) 5개 郡(군) 15개 면에 걸쳐 있다. 노고단(1507m)에서 천왕봉(1915m)까지 25.5㎞의 주능선을 걷는 것이 ‘지리산 종주’다. 下山(하산)까지 합하면 50km가 넘어 보통 2박3일의 일정을 요하지만 헬기를 이용하면 한 시간이면 족하다. 지리산 종주의 첫발을 떼는 곳은 노고단이다.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봉 중 하나다. ‘老姑壇(노고단)’이란 이름은 西述聖母(서술성모)의 제단이 있는 데서 유래한다. 서술성모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박혁거세의 妃(비) 閼英(알영)을 낳았다’는 신라의 國母神(국모신)이다.
실핏줄처럼 이어진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가는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空中庭園(공중정원)이다. 광활한 고원이 펼쳐져 山上(산상)임을 잊을 만큼 색다른 風光(풍광)이 연출된다. 제단을 향하는 길에서 눈을 돌리면 웅장한 지리산의 山容(산용)을 조망할 수 있다.
지리산의 여신 麻耶姑(마야고)가 남신 般若(반야)를 사모하다 石像(석상)이 됐다는 반야봉을 지나 天王峰(천왕봉)으로 향했다. 雲霧(운무)로 가득한 하늘을 비집고 나온 빛줄기들이 靈氣(영기)를 發(발)하는 가운데, 저 멀리 巨巖(거암)이 보였다. 구름이 걸려 있는 천왕봉의 모습이 壯觀(장관)이었다. 하늘을 향해 버티고 선 峰(봉)의 형상은 지리산의 ‘抵抗史(저항사)’를 보여주는 듯했다.
영호남을 가르는 섬진강을 훑은 다음 機首(기수)를 돌려 내장산으로 향했다. ‘호남의 金剛(금강)이자 大韓(대한)8경’의 하나로 꼽혀 온 내장산은 기기묘묘하게 솟은 암벽과 단풍으로 이름이 높다. 단풍이 晩秋(만추)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능선을 휘도니 굳건히 서 있는 巖陵(암릉)이 가로막았다. 세칭 ‘병풍바위’인 西來峰(서래봉)이다.
병풍을 가로질러 전북 고창으로 西進(서진)하니 도솔암이 날개로 감싼 듯한 禪雲寺(선운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선운산은 높이 336m의 작은 산이지만 天馬峰(천마봉)을 비롯한 바위들의 형세는 雄大(웅대)하다. 단풍과 이른 석양으로 紅潮(홍조)가 완연했다. 사진 : 徐炅利 月刊朝鮮 2009/11/ 글 : 朴熙錫 헬기 : 조종 문병준(익산 산림항공관리소) 촬영지원 : 정수철(익산 산림항공관리소)
서래봉(624m)은 내장산 9봉 중 가장 경치가 뛰어난 봉우리로 약 1km에 걸쳐 바위 절벽이 이어져 있다.
전북 고창 선운산의 천마봉. 깎아지른 듯한 절벽산이 절경을 이룬다.
형제가 등을 돌리고 있는 형상의 지리산 형제봉(1115m). 인근 마을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父子岩(부자암)’이라 부르는데 하늘로 떠나버린 선녀를 그리워한 나무꾼 ‘인걸’이 두 아들을 데리고 지리산 자락에 올라 아내를 기다리다 돌이 되어버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대한 岩塊(암괴)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천왕봉(1915m).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주봉으로 하는 지리산. 능선들이 장엄한 기운을 내뿜는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백암산(741m). 내장산, 입암산과 함께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한 산이다. 백학봉과 사자봉 등의 봉우리는 기암괴석으로 산세가 험준하나 웅장한 멋이 있다. 산기슭에는 백양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