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질에 접근하는 찌맞춤
예를 들어 양어장(중국붕어)에서의 찌맞춤은 낚시터 환경과 물과 바닥사정 때문에 토종붕어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토종붕어식으로 맞추면 양어장에서는 입질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했다간 입어료 낸 것이 아까와 집니다 ^..^ 가벼운 맞춤을 해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양어장식 찌맞춤은 토종붕어에게는 통합니다. 왜냐? 토종붕어는 날 때부터 여러 가지 자연적인 환경에 적응하여 바닥의 미끼를 흡입하는 힘이 더 세기 때문입니다.
봉돌이 바닥에 닿느냐 안닿느냐는 실제 그리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참고삼아 알고 있으면 좋을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찌맞춤으로 그 시각에 실제 붕어가 잡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즉 나의 찌맞춤이 정확하니 와서 찌를 올려만 다오, 또는 나의 이 찌맞춤으로 반드시 찌가 올라오게 되어 있어 - 식은 무리입니다.
결론은 붕어가 잘 잡혀준다면 그 찌맞춤상태가 '그 시각에는' 정답입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붕어의 먹이행태에 잘 접근해 나가려면 찌맞춤을 고정시키지 말고 시시때때로 바뀌는 입질 양상을 보고 찌맞춤을 교정하면서 입질 양상에 접근해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찌톱을 더 올려주거나 찌톱을 아예 물에 담구는 것도 접근의 한 방법이 됩니다.
양어장 뿐만 아니라 일반 저수지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찌맞춤을 교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겁다가도 가볍게 또는 아주 가볍게도... 어떤 때는 양어장보다 더 가볍게 해야 비로소 입질 받을 수 있는 장소나 때가 있습니다.
그때 만일 찌맞춤을 고정시켜 놓았다면 '이 저수지에는 고기 없나봐' 또는 '밤에는 고기들이 다 도망가나봐'라고 할 것입니다.
미끼 역시 마찬가지여서 입질이 빈약한 것이 실제로는 미끼 때문인데 찌맞춤만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붕어=말랑말랑 떡밥일 거라고 알고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단단하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때'라는 것을 터득하는 것이 낚시기량입니다.
따라서,
찌맞춤을 입질에 접근하려면 여러가지 종류의 찌, 봉돌, 목줄, 바늘, 미끼가 예비로 준비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의 채비박스를 보면 입질 접근형인지 고정형인지 알 수 있습니다.
입질 접근에 능하면, '붕어가 먹으려고만 한다면 반드시 낚는다' 또는 '강하든 약하든 일단 입질만 하면 나는 잡아낸다' - 어떻습니까? 신나는 일이겠죠. 그러나 그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어서 접근이 아니라 우연히 일치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입질접근에 능하려면 자신만의 찌맞춤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찌도 정해 두어야 가능합니다.
표준맞춤이든 좁쌀기법 등은 붕어를 잘 잡을 수 있는 기준이 아니고 정보 교류를 위한 공통 용어일 뿐입니다. 낚시하는 잘 사람에게는 이런 용어 자체가 불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가지고 붕어를 잘 잡히는가와 결부시켜 왈까왈부하는 것은 에너지 낭비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붕어라는 자연에게 다가갈 수는 있어도 자연에게 오라고 하지는 못합니다.
찌맞춤의 입질접근
한번 맞춰 놓은 찌일지라도 변하는 물때(수온, 산소량, 탁도, 대류와 조류 등)에 따라 붕어의 찌올림이 하루에도 시시각각으로 달라집니다.
물론 찌 형태에 따라 위로 솟는 속도가 다르기도 하고 그에 따라 정직한 찌냐 아니냐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우리 사람의 경험과 지혜만으로 판단한 것일 뿐입니다.
상대는 붕어이고 자연 상태에 있는 자연물이므로 사람의 고정된 지혜만으로 낚시를 하려고 하면 맘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람은 자연현상을 100%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물 속의 고기는 철저히 그 자연현상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붕어의 찌올림만 보고도 우리가 물 속 붕어의 행동을 알 수 있을까?
또는 찌를 올리는 것만 보아도 챔질이 성공할 건지, 고기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까지도 구분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하나입니다.
- 찌맞춤을 고정시켜두지 말라. 변하는 고기의 입질에 찌맞춤으로 접근시켜라- 입니다. 즉 입질 변화에 따라 찌맞춤으로 대응해 나가라는 뜻입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 '자연'은 멈추지 않고 게속 변화합니다. 현재의 자연상태는 이미 한 시간 전의 자연상태가
아닙니다.
- '물때'는 자연이 결정하므로 물때 역시 계속 변화합니다.
- '입질'은 물때에 달렸으므로 입질 양상도 계속 변화합니다.
- 따라서 찌맞춤은 변화하는 입질에 맞춰나가야 올바른 낚시가 됩니다.
경험을 말씀드리면, 강원도 문막의 취병지에서 수온이 너무 차서 붕어 낚시가 잘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듣던대로 그날 오랜 시간 전혀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입질 모양이 좀 이상해서 반나절 동안 낚시는 포기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찌와 봉돌을 총동원해서 찌맞춤 접근을 시도한 끝에 마침내 찌맞춤을 입질과 일치시키게 되었고 그 때부터 한달 반 동안 저는 딱 한 포인트에서만 준척으로 500여 마리를 낚았습니다. 그러니까 고기는 무진장 있는데 찌맞춤이 맞지 않아 하루 동안 전혀 입질을 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찌가 오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찌맞춤으로 접근해 보십시오. 입질과 찌맞춤이 어느 한 포인트에서 딱 맞아떨어지면 와장창! 합니다.
낚시는 자연 그 자체를 낚는 것이고
변화를 낚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응하여 유연하게 대처해야 리듬있는 낚시, 즐거운 낚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잘 잡히는 찌맞춤에 접근 하는가?
1. 대체로 찌맞춤 접근할 때 보면 가벼운 맞춤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즉 입질이 없으면 봉돌이 무겁거나 바늘이 크다고 생각하고 자꾸 가볍게만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어서 처음에는 봉돌을 깍아주거나 바늘을 작은 것으로 교체하든지 합니다.
어떤 때는 피라미도 점잖게 올릴 정도로 예민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 맞춤은 급경사 바닥에서의 떡밥낚시와 밤 수로낚시 때에 적용됩니다.
심지어 급경사 포인트에서는 찌맞춤이 맞더라도 찌톱을 물 위로 내어놓느냐 아니면 잠기게 해 놓는냐에 따라 입질에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수온 찬 계곡지에서 그러합니다. 낚시는 할수록 참 어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수로나 연밭과 같이 감탕층이 두꺼운 뻘바닥에서는 떡밥알갱이가 바닥에서 수 cm 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떡밥과는 반대로 봉돌은 바닥에 닿아있어야 안정된 입질이 옵니다. 즉 가지채비를 써야 합니다.
그런 경우에 저는 미리 기준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따라 맞추지 않습니다. 그건 제 고집에 불과합니다. 그건 '올테면 와라 오기 싫으면 말고' - 식입니다.
저는 찌맞춤이 어떻게 되든 간에 실제의 입질에 찌를 맞춰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도 그 당시 어떤 맞춤을 했었는지 알 지 못합니다. 알게 되면 그걸 또 기준이라고 고정 관념을 가질 것 같아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향후에 또 그런 상황이 오면 역시 온종일 봉돌 깎고 편납 달고 할 겁니다. 그게 저의 낚시 재미입니다. 그걸 하고 있으면 월척 잡았을 때보다 더 즐겁습니다.
2.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채비가 너무 가벼워 촐랑거려서 바른 입질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때는 아예 편납을 달아 봉돌이 바닥에 살짝 얹히는 형태로 만들면 거짓말 같이 시원한 입질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표준찌맞춤을 한 후에 바늘을 달면 찌가 천천히 가라앉는 것과 같습니다.
3. 자, 그러면 현장에서는 실제 어떻게 하느냐를 설명드리면,
저는 찌를 몸통 종류마다 골고루 갖추고 다닙니다. 봉돌과 바늘도 여러 종류 갖추고 니퍼는 물론 편납은 필수입니다.
일단 찌맞춤에 의심이 가면 편납을 바늘 무게 만큼 잘라 봉돌 바로 위에 감아서 입질을 살피면서 편납을 잘라 나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찌 자체를 바꿔봅니다. 바닥 사정, 노리는 씨알, 그날의 입질, 미끼 등에 따라 찌의 종류도 달리합니다. 막대찌, 오뚜기찌, 고추찌 등이 서로 그 기능과 예민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입질 측정 표준은 고추모양 찌에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찌맞춤은 단순하나...
찌맞춤은 너무나 단순합니다.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애들이 물 속에다 나무토막으로 퐁당대는 것만큼 단순합니다.
다만 글로 쓰고 그림을 나열해 놓고 말로 설명하다보니 복잡하게 보일 뿐입니다.
때로는 어려운 이론에 어렵게 어렵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서 사람들이 점점 더 복잡한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찌맞춤은 애들 물장난 정도로 쉽게 생각하십시오.
정말 어려운 건 따로 있습니다.
입질을 파악하는 것과 거기에 맞춰 찌맞춤을 접근해 들어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이걸 이해 하지 못하면 낚시는 거꾸로 하게 됩니다. '찌 맞춰 놨으니 넌 잡히고 말거야' - 본말이 전도된다는 말은 이때 써야 하는가 봅니다.
자, 찌맞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시면 좀 간단합니다.
'내가 지금 찌맞춤을 하긴 한다만 이 맞춤으로 반드시 고기가 잘 잡히는 건 아니고 낚시하면서 조정해야 할거야.' - 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지 않고,
'고기가 잘 잡히도록 찌맞춤을 처음부터 정확하게 해야지. 그것이 기법이고 고참조사의 실력이지.'- 하면 처음부터 낚시는 꼬이기 시작합니다.
고기가 잡히든 말든 개의치 않으면 몰라도 적어도 잡을 의사가 있다면, '낚시란 고기를 잡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한결 여유가 생깁니다.
찌맞춤에 대해서 아무쪼록 단순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낚시를 하면서 찌를 잘 보세요. 찌가 자꾸 들어가는 쪽이면 '찌맞춤을 가볍게' 이고 나오는 쪽이면 '찌맞춤을 무겁게' 입니다. 아무쪼록 찌가 나오는 쪽이 물때가 좋아서 붕어의 활동이 활발한 날입니다. 이런 날은 입가에 미소가 사르르...
찌맞춤 설명은 계속됩니다.
재미 없으니 이제 그만하라구요? 그래도 해야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낚시가 잘 안될 때 우리가 저수지를 바꿀 수 있습니까? 포인트를 바꿀 수 있습니까? 물 때를 바꿀 수 있습니까? 그건 전부 자연의 몫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찌와 바늘과 미끼 뿐입니다.
일당 주고 굴삭기 불러서 저수지 바닥을 긁고 포인트를 싹 바꿔 버린다구요? 그거 웃기는 말인줄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