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산마루에 있으면서 종일토록 무심하게 한가하고, 물은 골짜기로 흘러 밤낮으로 쉬지 않으니 바쁘다. 그러나 구름은 한가하되 한가함에 집착할 것이 없고, 물은 바쁘되 바쁨에 집착할 것도 없다. 한가함과 바쁨이라는 두 모습은 사람의 분별일 뿐, 도의 본체에는 본래 한가함과 바쁨의 차별이 없다.
4. 선문(禪門)의 뜻
이 구절의 묘미는 ‘閑’과 ‘忙’을 대비하면서도 결국 둘을 초월하는 데 있습니다.
구름은 산 위에서 움직이는 듯 움직이지 않는 듯합니다. 물은 쉼 없이 흘러갑니다.
사람의 눈에는
구름 = 閑
물 = 忙
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연 그 자체에는 “나는 한가하다”, “나는 바쁘다”라는 생각이 없습니다.
따라서 수행자가 깨달아야 할 것은 단순히 바쁨을 버리고 한가함을 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閑에도 머물지 않고 忙에도 끌려가지 않는 것, 곧 무심(無心)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雲閑水忙,皆是現成公案。 구름의 한가함과 물의 바쁨이 모두 눈앞에 드러난 공안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閑忙一如,動靜不二。
한가함과 바쁨이 둘이 아니며, 움직임과 고요함도 둘이 아닙니다.
즉 산중에서 고요히 앉아 있는 때만 도(道)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일에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에도 본래면목은 그대로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