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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흐르는 생각
김상건 목사 ‘바쁜 것이 능력이다.’ 아무도 쉽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으나 다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물론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지 않는 것을 괜찮다고 말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는 게으르지 않고 전심을 다해 살아야합니다. 그렇지만 바빠야 성공한 사람 같아 보이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분주함으로 인하여 존재의 견고함과 내면의 행복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분주한 삶이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인 듯 여기는 현대인의 삶에서는 참된 평안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삶이 도둑질 당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바쁘게 ?기며 사는 삶으로부터 자유할 때 의미있는 삶이 시작됩니다. ?기지 않게 일하고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너무 열심히 일을 하다가 삶의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의 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어느 정치인은 ‘저녁이 있는 삶’이란 선거 구호를 내걸기도 했었습니다.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삶의 의미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유지하는 삶이 그것입니다. 올해는 부디 우리 모두 그런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위해 놓치지 않았으면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노동 시간이 줄어들고 여가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다르게 말할 필요 없이 행복을 위한 기본적 요건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이것은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어찌하든 시간이 늘어나기만 하면 될까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행복의 정도와 삶의 질이 노동 시간의 단축이나 여가 시간의 증가만으로 결정되는 것일까요? 이것에 대한 보다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현대인에게 위험한 것은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생각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위험성은 여가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깊은 묵상을 빼앗아 가는데 있습니다. 생각없이 살아가는 것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물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생각한다는 것은 아주 사치스럽거나 자칫 모독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일이 줄어든다고 의미있는 생각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영혼을 풍성하게 하는 묵상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과 생각의 빈자리를 노리는 것은 반드시 선한 생각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쁘게 일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지라도 천천히 생각하고 깊이 묵상하는 것을 훈련할 수는 있습니다. 영혼의 영양분을 위한 묵상의 여유를 특별히 마련하지 않아도 일상의 순간에서 찾고 다듬어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삶의 자리를 떠나 기도원에 가는 것이 의미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소중한 의미는 일상의 자리에서 묵상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있습니다. 일상의 흐름이 바쁘든 그렇지 않든 조용하고 천천히 흐르는 생각의 습관을 길러내야 합니다. 일상의 영성이 강한 존재를 위하여........ |
출처: 김상건의 작은 종소리 원문보기 글쓴이: 김상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