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잔 모양은 아래에서 넓다가 위로 올라가며 좁아지는 형상을 띠어야 한다.
B. 전문 테이스팅 잔의 종류와 그 특성
1. INAO잔 : 가장 대표적인 전문 시음잔으로는 1970년대 프랑스의 INAO가 제작한 ‘INAO잔’ 이 유명하며, 세계 각국에서 모델로 쓰이고 있는 클래식이다. → 저렴한 가격, 적은 용량 23cl.
2. Riedel Vinum Tasting Glass
3. “Le Taster” : Jacques Pascot가 제작. 독특한 모양 (받침과 다리가 없는 디자인)
C. 와인 잔의 종류
▷ 보르도 레드 와인 잔
대개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 잔보다 좀더 크며, 와인의 향기를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보르도 레드 와인 잔은 전형적인 튤립 모양으로,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처럼 타닌이 강한 와인을 위해 고안되었는데, 타닌의 텁텁함을 줄이고 과일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글라스의 경사각이 완만하다. 와인이 혀끝부터 안쪽으로 넓게 퍼질 수 있도록 입구 경사각이 작으며 볼은 넓다. 또한 와인이 숨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줌으로써 다양한 부케와 풍부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부르고뉴 레드 와인 잔
부르고뉴 레드 와인 잔은 보르도 와인 잔보다 약간 짧고 뚱뚱하다. 특히 보울 부분이 더 볼록하고 잔 입구로 갈수록 점점 좁아진다. 보울이 넓으면 공기와 접촉하는 와인의 면적이 넓어지므로 와인의 향을 더욱 풍부하게 맡을 수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정상급 와인이나 이탈리아의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등을 이 잔에 담았을 때 와인의 풍미가 최대한 발산된다. 특히 부르고뉴의 주요 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는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타닌이 적으나 신 맛이 강하므로 와인 잔의 볼이 커야 하고, 좀더 오랜 시간 향을 담기 위하여 글라스의 경사각이 크다. 값이 싼 와인은 향의 수준이 낮으므로 이런 잔에 따라 마시면 향이 부족하게 느껴져 더 싸구려 와인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 화이트 와인 잔
화이트 와인은 기본적으로 타닌 성분이 없기 때문에 볼의 크기가 작아도 된다. 화이트 와인 잔은 레드 와인 잔보다 작으며, 차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의 특성 때문에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용량을 작게 만든다. 또한 레드 와인 잔보다 덜 오목하며, 화이트 와인의 상큼한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와인이 혀 앞부분에 닿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 스파클링 와인 잔
스파클링 와인 잔은 길쭉한 튤립(또는 플루트, flute) 모양으로, 와인의 탄산가스가 오래 보존될 수 있고 거품이 올라오는 것을 잘 관찰할 수 있다. 좋은 스파클링 와인일수록 조그만 기포들이 길쭉한 와인 잔 속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급 샴페인의 경우 끊임없이 발생하는 작은 기포와 병 속에서 일어나는 2차 발효에서 생긴 독특한 향이 특징인데, 이러한 기포와 향을 잘 간직하기 위해 샴페인 글라스는 튤립 모양이나 계란형의 긴 잔이어야 하며, 입구는 좁고 잔의 높이가 높아 샴페인의 고운 기포를 감상하며 즐길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왼쪽부터, 보르도 레드 와인 잔, 부르고뉴 레드 와인 잔, 화이트 와인 잔, 스파클링 와인 잔] <출처: 리델(Ridel)>
흔히 보는 나팔 모양의 작은 잔은 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와인을 가득 차게 따르므로 향도 나지 않을뿐더러 맛있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부르고뉴의 둥근 풍선형 와인 잔을 조금 길게 늘인 듯한 모양이나, 보르도의 튤립형 와인 잔을 조금 땅딸막한 모양으로 만든 듯한 모양이면 좋은데, 딱 부르고뉴 타입과 보르도 타입을 합쳐서 반으로 나눈 듯한 이미지를 생각하면 된다. 와인 잔의 스템은 너무 가늘지 않아야 잘 부러지지 않고 실용적이다. 재질은 크리스털이든 강화유리든 상관없다. 최근에는 잘 깨지지 않는 강화 크리스털 소재도 자주 사용한다. 캠핑, 야외에서 여는 바비큐 파티, 피크닉 등 아웃도어 활동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깨질 염려가 없고 가격이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의 와인 잔도 많이 쓰이고 있다.
와인 잔의 올바른 사용
와인 잔을 어떻게 잡고 마실 것인지에 대해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볼 부분을 잡을 경우 손의 열기가 와인에 전해져 와인의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보통 스템을 잡는다. 와인을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와인 잔의 청결 또한 중요한데, 와인 잔을 씻을 때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가급적 뜨거운 물로 씻는 것이 좋다. 잔에 세제 성분이 남아 있게 되면 와인의 맛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씻은 와인 잔은 깨끗한 리넨을 사용해 부드럽게 닦는데, 한 손으로 와인 잔의 볼 부분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와인 잔 안쪽을 닦은 후 거꾸로 세워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