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수질사고의 현장을 지켜 낸 사람
대구시 상수도본부 김영철 수질소장 6월 퇴임
1.4-다이옥산등 수질사고 전문가답게 대처
국내 수돗물 최대 사건들은 대부분 대구광역시 주변에서 발생되고 있다.
91년 1,2차 구미 두산전자 폐놀사고, 2004년과 2009년에 발생한 낙동강 1.4 다이옥산 수질사고, 2006년 퍼클로레이트 사고, 08년 김천 코오롱 유화 화재로 인한 페놀사고 ,12년 구미 4공단 불산 가스누출사고등 수질사고 현장은 언제나 대구였다.
사고 물질의 위험성은 익히 알고 있지만 대형사고로 발생되는 것은 대구주변이 항시 처음이라 그 대응전략에 따라 국가 전체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켜준다.
국내 많은 전문가가 있지만 사고대응에 대한 직접적인 관여도가 낮아 사실상 대응방안에 대한 대책도 뜬구름과 같은 이론적 태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군사협정에 의한 최전선이 휴전선이라면 수질사고의 최전선은 낙동강 수계의 대구시이다.
이같은 최전선 현장의 수질사고를 책임지는 대구시 상수도본부 수질연구소 김영철소장(60년생)이 올 6월로 공직을 마감한다.(공로연수)
그것도 대형 수질사고를 겪어 가면서도 단 한번의 징계없이 무탈하게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김소장은 경북고,경북대 화학과, 경북대 이학박사로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 환경조사과(88.6)에서 공직을 시작한다. 대기보전과,폐기물분석과,수질보전과를 거쳐 상수도본부 수질검사소(99.10월)에서 수돗물 분석과 검사를 담당하게 된다.
이후 수질연구과,수질분석과장을 거쳐 지난 14년부터 수질연구소장을 지낸 인물로 상수도분야에서만 20여년을 종사한 국내에서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수질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직접적인 사고 수습을 한 사건만도 1.4-다이옥산사고,퍼클로레이트사고,코오롱 페놀사고,불산사고등 수차례 하리케인이 스쳐 갔지만 김영철 소장은 살아 남았다.
과연 공직을 무탈하게 마무리 하게 된 비법은 무엇일까.
전문직 종사자들이 일반직보다 폭넓은 교감과 소통력은 부족한 것처럼 김소장도 그런 범주이지만 전문성으로 위기시마다 강한 집념으로 파고를 타고 넘고자 하는 의욕은 대단하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이 지닌 전문적 소신을 굽히지 않고 관철해 간다는 점이다.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1.4-다이옥산이 검출되었을 때이다.
대구 두류원수에서 217.6㎍/L, 매곡원수에서 173.7㎍/L 검출되었지만 고도정수처리에서도 제거되지 않았다.
이때 김소장은 전문분석가답게 1,4-다이옥산 끓는점이 101℃임에 착안하여 10분간 끓이는 실험을 통해 90%이상 제거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내 끓여서 식수로 사용하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를 언론에 발표한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일본이나 국내교수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았냐며 김소장에 대한 의구심을 던졌다.
박승조 동아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1,4-다이옥산이 함유된 물은 끓여서 음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1,4-다이옥산은 끓는점이 101℃이므로 1,4-다이옥산이 함유된 물을 끓여도 제거효과가 미미하다. 그런데 물을 끓여서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장윤석 교수(현 국립환경과학원장)는 “1,4-다이옥산에 오염된 물을 끓이더라도 일부만 날아갈 뿐”이라며 “일반적인 식생활 습관을 볼 때 모든 물을 5분이상 끓여 먹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로 대구시를 곤욕스럽게 했다.
1.4-다이옥산은 9개 화섬업체(웅진케미칼,코오롱김천,구미공장,도레이새한,효성,티케이수지,1.3공장)에서 방출한 폐수 (450㎥/일)가 원인으로 수질검사소가 근본적 처리를 할 수는 없고 국가가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그러나 김소장은 수질검사소에서 기자들을 불러 1.4-다이옥산이 함유된 물을 끓여서 확인시켜 주면서 의혹의 파장을 종결시겼고 결국 이 끓이는 방식은 위기시 대처하는 대처방안으로 채택하게 되었다.
퍼클로레이트가 구미하수처리방류수 1,828㎍/L, 왜관대교 93.5㎍/L, 강정취수장 59.7㎍/L이 검출되었을 때에는 즉각적인 분석을 통해 퍼클로레이트 유해물질은 고도정수처리 공정에서 전혀 제거되지 않는 물질임을 최초로 발견하기도 했다.(두류정수장(원수 12.3㎍/L, 정수 20.5㎍/L), 매곡정수장(원수 12.6㎍/L, 정수 16.0㎍/L) 검출)
이후 활성탄처리 공정에서 30여일동안은 일시적으로 제거되나 이후에는 전혀 제거되지 않아 환경부가 대구시에 전달한 6개월마다 활성탄을 교체하라는 공문을 철회하게 하여 활성탄 구입예산 1백억원을 절감했다.
김천 코오롱 유화 페놀사고시에는 낙동강 지점별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페놀검사를 하여 낙동강 유하시간을 정확히 예측하여 오염된 원수는 취수장 하류로 흘려 보낸 후 수돗물을 생산하게 한 점도 분석가의 실험과 정확한 진단으로 시민의 건강안전을 보호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공업용 PVC 호스로 인한 냄새 유발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을 통해 밝혀냈고,에폭시 도장을 한 저수조는 에폭시 성분이 휘발하여 저수조 배기구와 월류관으로 유입되어 저수조 수돗물에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성분이 녹아 들어가 수돗물에 냄새를 유발한다는 사실도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생활속 지식을 심어준 주요 사례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분석과 실험을 통해 원인을 밝혀낸 사례로는 배수지 월류관이 이현공단 하수관거와 밀폐형 집수정이 연결되어 있어 하수관거의 유해가스가 배수지 수돗물에 녹아들어 수돗물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어, 집수정을 그래팅 시설 개선 공사로 유해가스가 대기 중으로 날아가도록 시설을 개선하여 수돗물 오염을 방지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91년 페놀사고 이후 국내에서 선두주자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한 지역이고 올해에는 국내 최초로 물산업클러스트단지가 조성된다.(대구지역의 물산업클러스트 단지는 대구지역의 다양한 수질사고와 연계하여 상하수도분야중 수처리 전문 연구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환경국제전략연구소-)
국내 최대 물 사고가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2.3차 수질사고 가능성이 언제나 상주하고 있다.
물산업 클러스트 단지조성과 더불어 물기술인증원도 대구에 유치하게 되면 김영철소장과 같은 인물은 분석시스템의 전문위원으로 위촉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될만 하다.
다만 전문가들의 맹점인 포괄적 소통력을 강화하고 문제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과 연계하는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주역으로 재탄생하는것도 바람직하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