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km (경기장-성암산) 1:07 11시반에 연습주에 참가한 선수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안전장구등 출발 준비에 바쁘다. 특히 1차 연습주에 참가한 선수들은 완주의지가 얼굴에 확연하다. 멀리 대전에서 오신 오재홍님이 더욱 반갑다.
출발전에 단체사진 한컷과 파이팅을 외치고 한밤의 장정에 찻발을 내 딛는다. 월드컵경기장을 뒤로 돌아 덕원고에 이르는 3키로 구간은 아스팔트 도로를 돌아 여유있게 도착한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개울을 건너 성암산 급경사 언덕길을 오른다. 등산을 하는 기분이네, 어쩌네 하면서도 시간이 흐를 수록 대화는 짧아지고 호흡소리만 거칠어 간다. 뒤로 보이는 대구 시지지구의 야경이 시야를 즐겁게 해 준다, 467m 고지의 성암산에 도달하자 물한모금에 사진한방 찍고 바로 이어서 출발,
5.2km (성암산-병풍산 초입) 1:06 누계2:13 10.8km 능선길은 방화선으로 잘 닦여져 있어 달리기에 그저 그만, 단 헤드랜턴과 손전등은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바위돌이나 나무뿌리에 불빛이 약하면 넘어지기 일수기 때문에 성능 좋은 장비가 제목을 해준다. 선두의 불빛은 벌써 시야에 사라지고 후미에 처진 주자들의 주로안내를 위해속도를 늦추고 레이스를 함께 진행 한다. 내림과 오름을 한참하고 난뒤 병풍산입구에서 선두주자들을 만나 간식과 급수를 하고 함께 출발한다.
9.8km (병풍산-상원산) 1:43 누계3:56 20.6km 병풍산에 오르는 좁은 길은 급경사에 많은 힘을 쏟아 내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정상에 올라 긴 호흡함 하고 긴 내리막을 약 1k 지나면 임도가 나온다. 여기서 상원산 초입까지 약 8k동안 끊임 없이 달리고 걷고 해야 한다. 이곳에서 오버페이스는 바로 대회포기를 초래한다. 목표시간에 맞는 페이스를 절대로 초과하지 말아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약 1시간 20분이 지나 상원산에 오르는 초입은 입구가 좁아 매우 찾기가 힘들다. 뒤 주자들을 생각해 시그널이 붙여진 나뭇가지에 반짝이불을 하나 설치하고 바로 산을 치고 오른다. 여기도 좁고 나무 우거진 길을 요리 조리 돌아 능선에 이르면 왼쪽으로 진행하면 10분만에 상원산에 오른다.
3.4km (상원산-팔조령) 0:29 4:35 24.0km 상원산에서 팔조령에 이르는 급경사 내리막은 콘크리트로 차량미끄럼을 방지하지만 우리 주자들에겐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무릎의 각도를 최대한 낮춰서 잔발로 빠르게 내려온다. 한참을 내려 오면 돼지와 염소를 방목해서 키우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냄새와 반짝이는 눈빛이 잠시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불빛이 보이는 동네 모텔을 돌고나니 아스팔트도로가 나오니 기쁨마음이 온다. 왼쪽 언덕길을 따라 대구쪽에서 시작되는 팔조령에 이르는 이길은 구길(지금은 터널로 차량통행)이어서 차량이 없어서 조용히 힘차게 언덕을 오른다.
팔조령엔 파스텔부부(장가은/허종식)와 향기가 추어탕과 김밥, 생수를 준비하여 선수들을 힘내게 해준다. 추어탕을 한그릇 후닥 비우고 밥을 더말아 먹는다. 준비해 준 김밥을 받아 배낭에 넣고 물을 보충하고 바로 길을 나선다. 4:35분에 도착하여 식사와 휴식 30분이 지나니 날이 훤하다.
5.1km (팔조령-삼성산) 1:11 누계6:16 29.1km 이성우,이병협,이태재 대전서 오신 오재홍님 4명이 선두로 길은 나선다. 배도 부르고 날도 밝고 하니 레이스하기가 여간 편한게 아니다. 간밤의 팔조령에 이르는 24km의 여정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팔조령에서 한티재에 이르는 코스는 완전 등산길이다. 바닥은 나뭇잎과 솔잎등 푹신푹신한 융단과도 같은 길이지만, 약 3~4곳의 가시넝쿨지대는 주자들을 매우 힘들게 만든다. 30여분 진행을 하니 속이 불편해 자연식 화장실을 찾는다. 이성우님과 동반 밀어내기 한판하고는 계속 진행을 하다 바위 조망지대에서 환상적인 경치에 사진 한 장 추억을 남긴다.
7.4km (삼성산-통점령) 1:39 누계7:55 36.5km 약 30분 계속 진행하니 밤티재에 도달한다. 가창 우록리와 청도 각남을 잇는 비포장 도로이다. 배낭을 벗고 급수와 스트레칭을 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한다. 주로 안내를 위해 붙혀 놓은 ‘대구9산종주울트라’ 시그널은 거의 훼손이 되어있고 제자리에 있질 않아서 마음이 매우 아프다.
팔조령에서 이곳까지 서쪽으로 진행을 해 왔지만 밤티재 조금 지나서 통점령까진 북쪽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좁고 긴 터널도 빠져 나오고 능선의 내림 오르막을 통해 산악달리기의 재미에 새로운 행복감마져 든다.
우미산 좌측의 고압선철탑을 지나 큰 오름 2~3개를 오르고 나면 갈대지대가 앞에 나온다. 이곳에선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정면(북쪽)에 목장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왼쪽은 계곡으로 빠짐)으로 따라 오르면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에서 언덕을 지나 큰 외나무가 보이는 왼쪽 아래 갈대밭을 내려서면 된다. 목장건물 왼쪽 끝의 절벽지대를 우리가 진행해야 할 코스이다. 7월이면 갈대가 키 크기로 자란다면 방향을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갈대밭을 가로질러 서쪽 능선에 올라 그늘진 바위를 찾아 간식을 먹는다. 팔조령에서 공급받은 김밥이 그리 맛있을 수가 없다. 신발도 벗고 양말도 벗어 열기와 땀을 식힌다. 고관절의 통증에 퍼스킨돌(냉각소염제)을 바르고 나니 한결 몸과 발걸음이 가벼워 레이스가 수월하다. 25분을 소요하고 다시 옷매무새를 차리고 출발이다.
6.6km (통점령-헐티재) 1:23 누계9:43 43.1km 통점령을 지나니 방화선이 닥여져 있다. 한동안 이어지는 내리막은 우릴 착각에 빠뜨린다. 헐티재까진 내리막이 끝까지 이어져 있겠지하는 착각 말이다. 지금까지 38k의 산악을 달려왔다면 마라톤 풀코스의 2배 가까운 에너지가 소모되었을 것이다. 맘은 벌써 헐티재의 잔치국수와 시원한 수박, 휴식에 즐거운데 몸은 지쳐가고 페이스는 한없이 떨어지고 있다.
헐티재는 그리만만한 곳에 있지를 않았다. 저멀리 보이는 헐티재에 이르는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눈앞에 보이지만 가도 가도 헐티재는 나오지 않는다. 이 산을 넘으면 되겠지 하느데도 더 큰 산이 우릴 가로 막는다. 일행에게 내가 헐티재에 도착하려면 가슴을 누르는 시커먼 큰 산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르막을 치오르는 속도가 뚝 떨어질 즈음에 시커먼 산이바로 앞에 나타났다. 마지막 힘을 쏟아 치고 올라 급수와 한숨 돌리고 박수를 치며 ‘9산종주가 생사람 잡는다’ 이태재가 사람 잡는구나‘ 하면서 서러움반 즐거움반으로 내리막을 힘차게 밟는다. 한참을 내려서 철탑을 지나 왼쪽 헐티재의 포장마차가 눈에 들어오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먼저 포기한 동료, 부부마라톤클럽의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해온 음식들 정말 눈물나도록 고마운 분들이다. 잔치국수 한그릇 후딱 비우고 수박과 음료 마시고 곧 출발 준비에 나선다. 헐티재까지 43k, 걸린시간 9:43분, 10:00에 출발해도 나머지 고저도가 더 높은 37k를 8시간안에 주파하는 것이 가능하냐?
그래도 나는 가야한다. 어떻케던 무조건 가야한다는 맘에 시간이 아깝다. 선두 4명중 2진과 오려는 사람, 포기하는 사람, 이젠 나 혼자 레이서 해야 한다는 것에 힘이 쭉 빠진다. 다행히 2진과 처음 합류하려는 순수부부(김종식)를 꼬셔 함께 동반주 한다. 21분 소요하고 10:04에 출발.
4.4km (헐티재-비슬산) 1:26 누계11:30 47.5km 용계리까지 25k 동안 급수가 없다. 혹 산성산에서 급수지원을 해 주어도 21k 동안 갈려면 급수와 보충식을 빵빵하게 챙겨야 한다. 2개의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우고 캔음로 2개도 배낭에 넣고 수박 서너 쪽 더 먹고 한쪽은 손에 들고서 진행한다. 1083m의 비슬산까지는 한 없는 오르막이다. 오르고 올라도 그넘의 비슬산~ 참 한없이 원망스럽다. 앞서가는 순수 가다말고 또 가다 말고 힘없고 속도 느린 날 지켜보는 마음 얼마나 편치 않을꼬,,,
한발 한발 가자 우보천리라 가다보면 그넘이 어디 갔을라꼬 제자리에 버티고 있겠지,,, 시간이 흐르면 그넘이 날 반길거야 하면서 4k의 오르막을 치고 올랐다. 비슬산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도달의 기쁨과 담소와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데 난 바로 산불감시초소 옆 그늘에 엉덩이를 터덜썩 내리 앉는다.
가쁜 숨을 몰아 쉬고 등산객이 주는 방울토마토를 먹고 힘을 내어본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비슬산까지 47k를 11시간에 왔다는 말에 놀라는 그 등산객의 얼굴모습 잊혀지지 않는다. 8분을 쉬고 이젠 청룡산까지 내리막 길... 달릴 수 있는 좋은 길이라는 생각에 마음과 발걸음을 가볍게 해본다.
11.6km (비슬산-청룡산) 3:05 누계14:35 59.1km 잘 뛰리라고 생각했던 내 몸이 비슬산에서 바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에선 맥을 못춘다. 살금살금 정말 넘어질까 혹 다리가 풀리면 레이스는 바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빠져 있었다.
그래도 기분으로는 아주 잘 달리고 있었다. 평지와 내리막은 빠르게 달렸고 조금의 오르막은 큰 보폭(스트레칭의 효과도 보기위함)으로 빠르게 진행 했지만 큰 오르막(봉우리)을 만나면 바로 찍이었다. 호흡도 많이 가쁘고 속도는 초반 오르막을 치고 오를때 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청룡산 초입까진 그래도 내리막이 이어져 많이 달릴 수 있어지만 시계는 오후1시가 넘어 배고픔을 해소해야 했다. 지원조가 있는 산성산은 넘 멀고 대곡갈림길 묘지터 부근에서 점심을 먹는다. 산성산엔 명태부부(한명희/김태배),조은부부(이선애),순수부부(김영미)가 지원조로 벌써 대기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순수가 건네주는 아이스커피도 이젠 맛을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김밥을 씹어도 목에서 넘어 가지가 않는다. 그까이 대충 씹어 물 한모금으로 rid 꿀꺼 삼겨 버린다. 3개 정도를 그렇케 먹으니 김밥도 더 이상!! 초코파이 2개를 꺼내 물로 삼켜 버렸다.
청룡산에 오르기전 큰 봉우리에 힘을 다 쏟고 나니 진작 청룡산엔 오를땐 오기밖에 남아 있질 않았다.
5.0km (청룡산-선성산) 0:55 누계15:30 64.1km 청룡산을 지나 산성산 초입까진 신나게 달렸다. 힘이 남아서가 아니고 달리지 않으면 중도 포기해야할 자신이 너무나 초라했기 때문에 앞에서 페이스를 조절해 주는 순수를 떨어지면 죽느다는 심정으로 따라 붙었다.
5.27일 팔공산100k 울트라마라톤대회를 치루고 풀어진 긴장과 이어진 술자리는 29일 새벽녘까지 되었고, 겨우 하루지나 30일 자정에 월드컵 경기장에 선 나자신 이태재의 모습은 말 그대로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5.20일 1차 연습주에서 36.5km 통점령에서 에너지 고갈(탈진)로 인한 헐티재에서 게임 포기... 정말 같이 참가한 동료들 그리고 9산종주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분들에게 큰 죄를 짓는 듯 했었다.
그런 실수를 하고서도 정신을 못 챙기다니,,,
대회 코스 내내 거의 햇빛을 볼 수 없는 좋은 길이 였지만 산성산 초입부터 약 300m의 오르막은 힘을 부치게도 하지만 따가운 햇살이 넘 귀찮다. 도로에 다다르자 아이스케키 총각이 넘 반갑다. 하나 물고 산성산 휴게소로 달려간다.
아~ 아~ 다왔다....
4.0km (산성산-용계리) 1:30 누계17:00 68.1km 휴게소엔 지원부대가 있었다. 자리를 깔아 놓고 누워라 하고선 하체마사지 들어오는데 아!!!! 풀코스, 100k, 100마일, 200k, 횡단308k등 참 수 많은 완주를 했어도 오늘 이 마사지는 난생 첨 받아 보는 오메 황홀한거~ 천상에 있는 기분이다, 눈이 감겨 내린다. 이대로 푹 자고 싶다,,, 자꾸 몸이 흘러 내린다.
도시락 맨밥을 물에 말아 김치와 함께 먹어 보아도 속에선 그리 잘 받아 주질 않는다. 찐빵도 반쪽을 먹어바도 마찬가지,,, 아 속에서 에너지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또 탈진증세가 오는건 자명한 사실,,, 시간적으로 보아도 벌써 제한시간내 완주는 어려운 일/ 시간외 완주던 어떻던 가보자 또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또 다른 내가 나를 이끈다. 30분 쉬고 16:00에 출발.
조은부부(이선애)가 신발,가방까지 빌려 같이 동반주에 합류한다. 옷차림하며 뜨거운 햇살에 무리인 줄 알면서도 동반주 해주는 그 넓은 마음이 여자라 보기 어렵다. 용계리까진 셋이서 잘도 뛰며 내려 왔다. 1시간에 걸쳐 용계리에 도착하여 음료수 박카스를 마셔 보아도 갈증해소가 안되고 니맛도 내맛도 없었다.
다른 음식은 입에도 댈 수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경기장에서 그리고 동료들 전화가 불통이 난다. 용계리도착 17:00, 경기장까지 남은 거리 11.9km, 용지봉까지 628m 오르고 또 대덕산 600m 고지를 밟아야 하는 죽음의 레이스가 남아써는데 나의 몸은 이제 에너지 한 방울 남아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향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완주의 힘을 얻고자 함인지, 포기의 핑계를 대고자 함이 었는지는 몰라도.... 향기는 나에게 완주를 명하는 것 같았다. 2000년 초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고 난 이후로 여태까지 나의 달리기에 대해 한마디의 불평과 불만도 없었다, 삼성증권을 명퇴할 때도, 달리기 용품점을 할 때도, 향기는 항상 내 곁에서 힘을 북 돋아 주었고 장점에 대해서만 얘기하며 용기를 잃지 않토록 배려를 해 주었다.
그런 향기가 요즘은 나에게 코치를 하기 시작한다. 술자리에서의 주량 조절과 9산 종주와 같은 이런 대회 개최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그렇다. 달리기를 통해 벌써 얼마나 많은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가 또한 대회를 참가다 보면 더 좋은 환경에서 달리고 싶고 한단계 높은 도전의식이 발동 되기도 한다. 작년 12월 혹한기의 성암산악마라톤대회, 5월의 팔공산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 이번 연습주를 하고 있는 대구9산종주 산악울트라대회, 그리고 8월 광복절날 대구<--->광주를 잇는 동서화합230km 울트라대회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앞으로 이런 대회를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싶고, 달리기를 통해 얻은 무한한 가치를 이런 대회개최를 통해 다시 돌려 주고 싶기 때문이다. 대구지역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한 대회를 하나정돈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 일 것이다.
3.8km (용계리-용지봉) 1:43 누계18:43 용계리에서 17분의 휴식을 취하고 떨어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붙들어 매고 다리를 움직이는데 이는 고목나무를 끌고 가는 듯 하다. 가창교를 건너 50m 지나 삼거리 우측의 ‘황실공인중개사’ 골목으로 진입하여 바로 산허리를 치고 오른다.
용지봉에 이르는 길은 산성산에서 내려서면 벌써 눈에 잡힌다. 저멀리 강 동네에서 산 능선을 따라 가파른 산봉우리 끝까지 구불구불 어어져 있는 것이 바로 용의 등어리와 같이 느껴진다. 맨 꼭대기엔 역린이 있어 한발 잘못 디디면 바로 굴러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는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구간 연습주할 때도 다들 같이 느낀 것이다. 초반 3k이후 성암산에 이르는 깔딱고개도 여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나뭇가지 지팡이를 하나 주워 한발자국을 떼는데도 호흡이 안되고 눈앞의 발자국이 캄캄하다. 이는 탈진증세다. 에어지고갈, 기진맥진이 되었다는 것이다. 후회가 된다. 연습주 첨으로 회의가 온다. 이전 용계리에서 포기를 할껄,,,, 기다리는 사람도 염려하는 사람도 그만 일텐데,,,
아~ 이태재여 너의 한계는 68.1km 용계리가 다였다. 무모한 너를 응징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주겠다. 용지봉 가파른 오름에서 조은부부(이선애)가 등을 밀어준다. 첨엔 거절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고맙기 그지없다.
5.9km (용지봉-대덕산) 2:07 누계20:50 용지봉에 이르니 그린부부(손진용)가 헤드랜턴을 준비하여 기다리고 있다. 용계리에서 진행을 결정하자 철물점에서 손전등을 하나 사고 부족한 것은 범물동에 살고 있는 안그린에게 해드랜턴을 가지고 용지봉에서 기다리게 한 것이다.
이젠 4명, 원군이 한명 늘었다. 대덕산까지만 진행하면 다 온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쉬임없이 걸었다. 진밭골재에서 한숨 돌리고 이젠 물도 마시기가 힘들다. 잠시 벤취에 누워 있자니 하늘엔 별들이 무수이 반짝이는데, 이몸의 지금 상태를 생각하니 정말 분에 차고 미안함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다. 동행하는 친구들은 하나가 되어 나를 완주케 하려고 온 힘을, 용기를 주고 있고, 저 아래 경기장엔 맛있는 돼지수육과 천연 무공해 야채들,그리고 그리운 달리기 친구들
모두가 다 나를 기다리고 있진 않은가 나에게 힘을 내어 완주하라고 외치고 있지 않은가 이태재여~ 힘을 내라!!! 아~ 아버지 저에게 힘을 주십시요. 큰 힘도 아니고 저기 1km 정도 대덕산까지 오를 힘 만 주시옵소서...향기야 미안타~ 잘 못했다, 앞으론 말 잘 듣겠다, 나의 몸을 내가 혹사하지 않으마,,,
대덕산에 이르는 짧은 길중 4~5곳의 언덕 오름은 한마디로 바로 죽음이다. 양쪽손에 나뭇가지 지팡이로 힘을 지탱하고 등뒤엔 코피(?)까지 흘린 그린이 두손으로 받쳐 밀어 올리고 있다. 599.5m의 대덕산 표지석을 보니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2.2km (대덕산-경기장) 0:45 누계21:35 80.0km 급경사 내리막 한발 위태하면 바로 굴러 떨어질 정도의 내리막이다. 조심조심해도 뒤에서 미끄러져 궁둥방아 찧는 소리가 요란타~ 다행스런건 아직까지 다리가 풀리지 않았다는 거고 안타까운건 조금의 힘만 들어가도 바로 경련이 발생되어 진행을 할 수가 없다.
대덕산에서 즐기는 야경은 앞산에 가려 보이지 않은 대곡지역만 빼고 대구 전지역과 오른쪽 경산과 저 멀리 영천시의 야경까지 다 볼 수 있어 좋다. 가끔 산행을 즐기고 늦은 시각에 여기를 내리면서 한껏 기분을 내어 보기도 한 곳이다.
조명이 환히 켜진 월드컵경기장의 모습도 쳐다 볼 여유가 없다, 하마나 하마나 하는 내리막을 밟는 한 걸음이 천리길이다. 정말 그냥 이곳에서 쓰러져 자고 싶을 뿐이다. 전화벨 소리가 자주 터지고 저 밑에 도로엔 차량들이 보이고,,, 드디어 도로,,, 조금 힘차게 걸으니 새벽 0시에 출발한 로라스케이트 주차장.
마중나온 향기, 조은등 축하를 무시하고 바로 수돗물에 얼굴을 뭇고 정신을 차려 모임 장소로 이동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도 하지 못한채,,,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채 향기차에 실려 응급실에서 링거,영양제한방 맞고 기력회복을 한다.
드디어 드디어 대구9산종주 80km를 21시간 35분의 사투를 마쳤다.
<후기> 1.2차 연습주에 참가한 사랑하는 친구들,선후배도 다 칭구라 부르고 싶습니다. 그대들의 사랑하는 마음에 터지는 열정을 잊지 않을 것 입니다. 다 함께 하는 날 까지 항상 즐겁고 신명나게 살겠습니다.
첫댓글 내 여기 7월 2일날 겁도 없이 대회 참가했었는데...기록은 알바포함 헐티재 까지 알바포함 40여킬로를 9시간 40분했다..아직은 완주할 실력 안되고..나름대로 힘도들었지만 (625동난 피난가서 밥얻어 먹는 심정이랄까???) 재미도 잇었고 보람도 있고...먼가 끈끈한 애정과 애착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