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편입생 가이드 #0. 방송대 관련 편견
이 글은 이번에 첫 학기를 맞이하는 신입생, 편입생 학우님들을 위한 튜토리얼(tutorial: 지침서) 성격의 글입니다. 운영 중인 멘토방에 올리면서 겸사겸사 카페에도 올립니다~
방송대 관련 편견: 방통대? (X), 방송대! (O)
재학생과 졸업생 중에서도 모르는 분이 많은 부분인데,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공식 약칭은 방통대가 아닌 방송대입니다. 70년대에는 대학교의 수나 정원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기에 학사 학위 소지자도 그만큼 적었죠? 90년대 초반에도 영화배우가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으면 ‘앨리트 배우’, 가수는 ‘앨리트 가수’라고 수식했습니다. 이에 대국민 고등교육 기회 확장을 위해 73년도에 서울대학교 부속으로 방송통신대학교가 설립되었고, 당시에는 방통대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나 1983년 3월 11일, 만화가 오룡(오용묵)이 방통대를 ‘밥통대’라고 폄하한 만평을 조선일보에 게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조선일보 측의 사과 기사 게재와 함께 호의적 내용의 시리즈 기사를 약속하며 귀결되었습니다. (만화가 오용묵: @yarocee) 하지만, 이후 전문학사나 고졸까지 방송대를 희화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되었고, 이에 학교는 85년에 교수 회의를 통해 정식 약칭을 방송대로 결의, 91년에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폄하에 사용된 약칭인 방통대가 아닌 공식 약칭인 방송대를 사용해야겠죠?
방송대 관련 편견: 쉬운 입학! (O), 쉬운 공부? (X)
방송대와 관련한 편견 중 하나가 입학이 쉬운 만큼 공부하는 내용과 졸업도 쉬우리라는 오해입니다. 앞선 설명처럼 방송대는 고등교육의 기회를 확장하려는 설립 취지에 맞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갖춘 모든 이에게 문을 활짝 열어 둔 학교입니다. 편입 역시 학사(또는 전문학사) 이상의 학력만 있다면, 기회가 활짝 열려있죠. 하지만, 국립대로써 학사 과정 커리큘럼은 다른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방송대에서 기초 수준의 전공 지식부터 배우겠다고 계획하시면 크게 당황할 수 있습니다. 영어영문학과 기준, 초등교육(초중고교)에서 배운 수준의 기본적 영어 어휘와 문장 구사는 가능한 상태여야 적응이 수월합니다.
반면, 멀티미디어 수업을 기본으로 하기에 다른 대학교보다 수강 과정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는 《OUN》이라는 TV 채널 및 〈UKNOU 캠퍼스〉 사이트(ucampus.knou.ac.kr)의 멀티미디어 수업과 출석 수업을 병행, 기말은 지역대학에 출석 응시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설립 당시에는 TV가 없는 가정이 많아서 라디오와 카세트 테이프로 매체 수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2020년부터는 거리두기 정책과 관련, 출석수업을 온라인 줌(ZOOM) 수업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방송대 관련 편견: 쉬운 시험? (X), 쉬운 졸업? (X)
기말고사가 끝나면, C학점 이하를 받은 학생이 동명의 과목을 계절학기에 개설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빈번하고, 30%가 넘는 학생이 당황하여 학업을 중단할 만큼 시험은 냉정한 편입니다. 사이버대학과 다르게 방송대의 기말 시험은 출석 시험을 기본으로 합니다. 소속된 지역대학, 또는 사전에 신청한 지역대학 캠퍼스 내의 고사장에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입실해 감독관 입회 하에 기말고사를 진행하기에 사이버대학교에서 문제가 되는 대리시험이나 오픈북 커닝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방송대는 교육부의 지침에 철저히 따르는 국립대로써, 중간이나 기말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추가 과제를 통하여 구제되는 경우도 없으며, 해당 과목의 담당 교수도 성적을 정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성적은 시험문제의 오류가 발견되지 않는 한, 정정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출로 판단하건대 시험 수준은 다른 대학과 유사할 뿐 유독 더 어렵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송대의 교수님들을 다른 정규 대학에 임용되지 못한 분들로 오해하는 이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국립대학교의 종신 교수직이라 경쟁률이 대단합니다. 영어영문학과 교수님들의 학력은 전원 서울대학교의 학사, 석사, 박사 이상의 학력이며, 이력으로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 역자 등 오히려 다른 유명 사립대 교수보다 뛰어난 스펙을 갖고 계시죠. 종종 기말고사에서 낮은 학점을 받은 학생이 교수님들 사이트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일도 있는데 … 그럼 앙대요~
방송대 관련 편견: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 = 사이버대학교? (X)
방송대는 국립대로써 시험 운영이 투명하다는 신뢰가 있기에 사이버대학교와 비교하여 일반대학원 진학률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 예로써, 방송대 영어영문학과의 정교수님들은 서울대 출신이지만, 튜터님이나 지역대학 교수님 중에는 방송대 졸업 후 연대, 고대, 이대, 숙대 등 정규 대학교가 운영하는 일반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분도 많습니다. 물론, 졸업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성적을 우수하게 관리하셔야 가능한 일이죠~
결정적인 차이점 중 하나로, 다른 국공립대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을 들 수 있습니다. 0을 하나 빠뜨린 것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저렴하죠? 방송대는 학기 당 여섯 과목 수강이 30만 원대로 가능한 유일한 대학교입니다. 게다가 성적이 상위 15% 안에 들면 증진 장학금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의 50%를 공제, 상위 5% 안에 들면 우수 장학금으로 전액 면제됩니다.
학교 상담처에 시험 과정을 전부 온라인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가끔 올라옵니다. 이는 성적 향상에 잠깐 도움이 되겠지만, 실력이 아닌 성적의 상향평준화는 변별력을 잃기 쉬우며, 앞선 설명처럼 사이버대학이 안고 있는 대리시험이나 오픈북 커닝 관련 의심을 낳을 수도 있고, 방송대의 성적표와 학위가 편입이나 대학원 진학 시 갖췄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입학과 장학의 기회는 크더라도 공부와 시험은 정석으로 해야겠죠~ 저도 매 학기 성적우수 증진 장학생 또는 장려 장학생으로 선정됐었고, 여러분은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실 수 있습니다.
검색으로 오셨다면, 저희 스터디 카페에 가입하세요~ 회비 같은 것은 별도로 없습니다. 참고로 두당 월 2~5만원 씩 낼 거면, 차라리 커리큘럼 보여 주고 출장 강사님들 고용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불필요한 지출하지 마시고 가입하셔서 같이 놀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