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사회
[희망 2001] 義手화가 석창우씨
휴일인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만안보건소 대회의실.팔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10여명의 장애인들이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지난해 6월 구성된 ‘선사랑 누드크로키회’ 회원들이다.
이들의 교사는 국전에 네차례 입선하고 수십차례 개인전을 연 석창우(石敞宇·46)씨.그는 사고로 어깨 아래의 두팔을 잃고 금속 의수(義手)를 쓰는 장애인이다.석씨는 “비슷한 처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료로서 서로 배우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팔을 잃기 전 석씨의 직업은 전기기사였다.명지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기사로 일하던 그의 운명이 바뀐 것은 84년 10월.작업을 하다 감전사고를 당해 두팔을 잃었다.
1년 반동안 이를 악물고 투병생활을 버텨냈지만 장애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석씨는 우여한 기회에 자신의 예술적인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88년 칭얼대는 두살배기 아들을 달래려고 들었던 붓이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감각이 없는 의수로 세밀한 그림을 그리기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지만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잠재능력을 키워나갔다.그러는 사이 정상인 이상의 경지로 접어들었다.의수로도 화선지의 질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석씨는 전통서예부터 시작해 문자추상과 서각,누드크로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그동안 완성한 작품만 6,000여점.석씨는 개인 홈페이지(myhome.naver.com/cwsuk)를 만들어 네티즌들과 교류도 한다.자신의 예술세계와 역경을 딛고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된 과정 등을 네티즌들에게 진솔하게 전하고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전력투구한다면 분명히 새로운 삶이 활짝 열립니다”
석씨가 후천적 장애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kdaily.com
ⓒ Since 1995 kdaily.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 Tel : 82-2-2000-9586
http://www.kdaily.com/c/20010312ca003.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