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청백전서 2점홈런 등 5타수 4타점
'라이언 킹'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이 2연속 경기 대형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파워히터의 건재를 과시했다.
이승엽은 23일 가고시마현립 가모이케구장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을 겸해 벌어진 팀 청백전에서 백팀의 1루수 겸 4번타자로 나와 2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로 4타점을 올려 8-4로 승리하는 데 앞장섰다. 청백전 2경기 통산 12타수 6안타로 5할 타율과 1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17일 첫 청백전에 4번타자 겸 지명타자로 출장해 3점홈런을 포함해 7타수 4안타 7타점을 기록한 이후 6일 만에 치른 두번째 실전 무대. 첫 청백전 이후 '피로성 요통'으로 한차례 청백전을 거른 뒤여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한·일 보도진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일본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1루 수비에 데뷔한 날이어서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눈길이 모였다.
이승엽은 왕년의 에이스 구로키 도모히로와 대결한 2회 첫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3에서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지난해 10승 투수인 고바야시 히로유키와 맞선 4회 무사 1·3루에서는 초구 바깥쪽 직구를 주저없이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짜리 2루타로 만들었다. 이후 6회 무사 2루와 8회 1사 2루에서는 왼손투수 가토 고스케와 오른손투수 나가사키 신이치에게 잇따라 2루땅볼로 물러났으나 10회 무사 1루에서 마침내 파워가 폭발했다.
상대 청팀(백팀)의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후배 김휘곤. 그는 청팀의 5번째 투수로 9회부터 등판해 바로 전 타자까지 내야땅볼 3개와 삼진 1개, 도루실패 1개에다 단타 2개만 허용하는 좋은 내용으로 무실점의 호투를 하고 있었다. 이런 김휘곤을 상대로 이승엽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중간 펜스를 넘어 백스크린 하단을 원바운드로 맞히는 추정거리 125m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타구가 워낙 잘 맞았고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500여 팬은 맞는 순간부터 '와! 크다'라며 홈런임을 직감했다.
이승엽은 청백전에 처음으로 나선 1루수비에서는 장군멍군이었다. 1회에 모로즈미 겐지의 빠른 타구를 잘 처리했으나 8회 1사 2루에서 오호 히로미의 미묘한 불규칙성 바운드 타구를 놓쳐 첫 실책을 기록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이승엽은 1루를 지켜도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직구를 센터 너머로 날릴 수 있는 대단한 타자'라고 평가했다. 톰 롭슨 타격코치도 '이승엽은 메이저리거처럼 배트스피드가 빠르다. 우리팀에 이런 타자가 있다는 게 기쁘다'고 칭찬한 뒤 중심타선 구성과 관련해 '3번 후쿠우라, 4번 이승엽의 구상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고시마 | 류수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