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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감자의 퇴화원인과 대책
매년 감자를 심는 봄철이 되면 씨감자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이렇게 매년 새로운 씨감자를 구하는 이유는 지난해에 수확한 감자의 일부를 남겨두었다가 이듬해 다시 씨감자로 쓰게 될 경우 수량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씨감자를 새롭게 구입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다음해에는 약 10%, 4년까지 계속 자가 채종하여 재배하면 무려 50%까지 수량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감자를 재배할 경우 정상적인 수량을 얻기 위해서는 매년 씨감자를 갱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씨감자를 연속 재배할 경우 왜 이렇게 수량이 감소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씨감자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씨감자가 퇴화되기 때문인데 그 원인은 크게 병리적인 원인과 생리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1. 병리적 퇴화
먼저 병리적인 퇴화의 주원인은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감자 바이러스는 주로 진딧물에 의해 감염되는데, 진딧물이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감자의 즙액을 빨고 다시 건전한 감자로 날아가 즙액을 빨아먹는 과정에서 건전한 감자로 옮겨지게 됩니다. 일단 지상부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활발하게 증식과정을 거치고 이후 괴경 즉 감자로까지 바이러스균이 옮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감자를 다시 씨감자로 이용할 경우 다음 대의 감자에 바이러스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건전한 씨감자를 파종했다고 해도 주변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많은 작물들이 존재하고, 끊임없이 날아다니는 진딧물들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단 포장에 심겨진 감자에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재배연수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씨감자로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씨감자 내에 바이러스의 밀도가 높아져 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씨감자 퇴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2. 생리적 퇴화
바이러스에 의한 병리적인 퇴화 외에 씨감자 퇴화의 또 따른 원인은 생리적인 퇴화입니다. 감자는 수확 후 일정기간은 싹이 트지 않는 휴면기간을 거쳐서 싹이 나고 자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동물이 나이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 서령이라 표현합니다. 휴면에서 깨어나 싹이 트면서 씨감자의 서령은 계속 진전됩니다. 일정한 시점에 이르면 감자의 생육을 가장 왕성하게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고, 이후에는 오히려 씨감자의 활력이 떨어지는 노화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 같은 씨감자의 활력저하 이것이 바로 생리적 퇴화입니다.
3. 씨감자 퇴화대책
씨감자 퇴화를 막는 대책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관령 고랭지산 씨감자를 해마다 구해서 심는 것이 최선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최소한 2년에 한번은 갱신을 해야 합니다. 보급종 씨감자는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이나 지도기관에 문의하여 시기를 놓치지 말고 신청해야 구할수 있습니다. 봄, 가을 두번 심는 2기작 감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씨감자가 대관령 지역에서 생산되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 생산된 씨감자가 병리적으로나 생리적으로 가장 퇴화가 적기 때문입니다.
대관령 지역의 씨감자가 퇴화가 적은 이유는 이 지역 생산 씨감자의 생리적 서령이 타지역에 비해 진행이 매우 느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기후 특성상 여름철 고온다습한 여름을 넘겨 감자를 재배하기 매우 힘든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7월 이전에 수확작업을 완료하게 됩니다. 이렇게 수확된 감자는 높은 온도로 인해 퇴화가 촉진되고 이듬해 3월까지 오랜 기간 보관되어야 하기 때문에 생리적 퇴화를 막기가 매우 어렵게 됩니다.
그러나 고랭지 씨감자는 보통 9월말경 수확되기 때문에 수확 당시의 온도도 낮고 이후 보관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온도가 낮게 유지되며, 이듬해 3월까지 기간도 평지 수확감자에 비해 2~3개월 짧아 그만큼 생리적 서령이 덜 진전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고랭지에서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씨감자가 생산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초기 단계의 씨감자 생산을 담당하는 곳은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입니다. 처음 생장점 배양과 증식단계를 실내의 조직배양실에서 해서 바이러스 무병감자를 생산합니다. 이처럼 실내에서 생산된 어린 감자 묘는 뿌리를 내리고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이렇게 양성된 묘는 수경재배로 이후 약 70일 정도의 생육기간을 거쳐 밤톨 크기의 씨감자를 생산하게 됩니다.
수경재배에 의해 생산된 작은 크기의 씨감자는 다시 일반 포장으로 옮겨져 일반감자와 동일한 방법으로 재배되는데, 이 때 진딧물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하여 모기장과 비슷한 망을 씌운 망실 내에서 재배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생산된 씨감자는 일반 감자와 동일한 크기를 보이며 이를 “기본식물”이라 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기본식물 씨감자는 강원도 감자원종장으로 넘겨집니다. 원종장에서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포장의 망실에서 다시 한번 증식을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감자는 1회 증식시마다 들어간 씨감자의 10~20배 정도 양이 증가됩니다. 이렇게 생산된 씨감자를 “원원종”이라 합니다. 원원종으로 수확된 씨감자는 이듬해 다시 원종장 포장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증식되며, 이 때 생산된 씨감자를 “원종”이라 합니다.
원종 씨감자는 이듬해 “강원도 감자종자보급소”라는 기관으로 넘겨집니다. 감자종자보급소에서는 원종 씨감자를 고랭지 지역 씨감자 채종 농가에 나누어 주고 그 생산물을 수매하는 계약재배를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생산된 씨감자를 “보급종”이라 하고 이 보급종은 이듬해 농가의 주문에 의해 전국에 보급됩니다.
이와 같이 최초 양액재배 씨감자에서 출발한 씨감자는 기본식물, 원원종, 원종, 보급종 단계까지 4회의 증식과정을 거쳐 농가에 보급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세밀한 병 검정과 선별을 통해 불량한 씨감자는 제거되어 일정 기준 이상의 품질을 지닌 씨감자만이 농가에 보급됩니다.
일반적으로 감자 재배의 성패는 건전한 우량 씨감자 확보에 의해 좌우됩니다. 우량 씨감자라 함은 바이러스와 같이 감자의 생육과 수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병에 걸리지 않은 씨감자를 의미하며, 수확 후 생리적 서령이 적절하게 진전되어 퇴화되지 않은 씨감자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씨감자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품질관리를 통해 생산한 보급종 씨감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다른 경로를 통해 생산된 씨감자의 경우 병리적인 퇴화나 생리적 퇴화 정도가 공식적으로 검증된 씨감자를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씨감자는 감자재배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