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이 핑계 저 핑계로 어물쩍거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우리 생활의 사치품이 아니라 필요불가결한 기초적인 필수 과목입니다.
외짝교우 집안에서 혼자 힘겹게 성당에 나가다가, 신앙을 갖지 않은 가족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신앙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에 영향을 받아서 성당에 나가지 않는 분도 많습니다.
외짝교우이면서 냉담한 분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외짝교우로서 신앙심을 키워 주셨을 때에는 반드시 소중한 임무를 주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즉 믿지 않는 가족을 믿음의 길로 인도하라는 소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믿지 않는 가족을 믿음의 길로 인도한다면 주님의 상급은 두배 세배로 커지며, 아울러 이 세상에서 그 이상 더 큰 행복이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해 주십니다.
영세한지 불과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열의가 식어 잠을 자고 계시는 분도 많습니다. 자신의 냉담 원인을 잘 살펴서 다시 성당에 나가셔야 합니다.
만약 교리를 잘 몰라서 냉담해도 별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분이라면, 교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냉담 중에 사는 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빨리 깨우쳐야 합니다. 교리공부를 다시 하기 힘드니까 교회 서적을 통하여 더욱 깊은 교리 지식을 갖도록 노력하셔야 합니다.
결혼하자마자 곧 냉담하신 분도 계십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만약 교회법대로 혼인을 하지 않았다면 자기가 사는 곳의 성당에 직접 찾아가서 먼저 혼인성사를 받는 방법부터 알아 보아야 합니다.
자신만이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고비고비 넘기면서 사노라면 누구든지 갖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우선 마음부터 편안해야 살 맛이 나는 법이므로, 마음의 평안을 깨뜨리는 것을 하루빨리 없애 버려야 합니다. 제일 먼저 하실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 신앙을 되찾는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런 뚜렷한 이유없이, 그저 신앙생활을 해봐도 그렇고, 한두번 주일미사에 안 나가 바도 그저 그렇다고 느끼거나 슬그머니 냉담한 분들도 꽤 많이 계십니다. 집에서 자꾸 나가자면 마지못해 나가고, 그러지 않으면 주일날 잠자는 것이 백번 낫다며 어물어물 세월 보내다 보니 믿음 생활도 잠자게 된 분들도 계십니다.
신앙생활에도 자극이 필요한데, 이런 분들은 더 멋있는 자극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름시름 주저앉은 분들은 나태한 성격 탓도 있을 것입니다. 신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겠지요.
신앙은 현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현세 뿐만 아니라 죽음 저 너머 세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자세가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신앙은 우리 삶의 원초적인 문제입니다. 적당히 어물쩍 넘겨도 좋은 신앙이라면 애써 이런 편지를 드리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생각해도 되는 것이 신앙이라면, 우리 자신을 적당히 또는 되는 대로 대접해도 된다는 결론이 될 것입니다. 이 세상을 다 얻는다 해도 자기 영혼이 구원받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 시간과 영원에 관하여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떠한 이유로 냉담하였든, 하느님께서는 지금까지 줄곧 기다리고 계신다는 사실과, 우리 주님의 품은 죄인에게 더없이 넓고 안온하다는 사실에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지난 번에는 제가 사제 연수에 다녀 오는 관계로 편지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편지를 기다리셨을 많은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하느님을 외면하는
일임일 알아야 합니다.
기회를 여러 번 놓친다면
하느님을 버리는
무서운 결과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너희가 야훼를 버렸으니,
야훼도 너희를 버리리라.“
(2역대 24,20)
이 얼마나 무서운 말입니까?!
첫댓글 주님, 제가 주님을 떠나지 않게 도와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