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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를 맞아 새로 지은 흥국사 템플스테이 청운대
▲흥국사 옛날부터 템플스테이를 해왔던 곳
▲흥국사 템플스테이를 하는 곳
▲흥국사 템플스테이를 위해 만든 의자식 식당
흥국사 템플스테이
이번 박람회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흥국사 템플스테이를 이용하였다. 흥국사는 깊은 계곡에 있는 우리나라 전형적인 절로서 평소에 사찰체험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흥국사는 박람회를 맞아 템플스테이를 위해서 5동 16실 151명이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기존의 시설에다 최근에 새로 지은 깨끗한 숙박시설과 의자에 앉아서 공양,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식당은 외국인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자녀들과 함께 흥국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 좋은 점이 여러가지가 있다. 단순히 숙박에 그치지 않고, 전통미술인 국가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고, 계곡을 따라 걸으면서 영취산과 진례산 등산을 할 수 있다. 또, 계곡에서 물놀이까지 즐길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많이 찾는 것 같다. 박람회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흥국사의 멋에 흠뻑 빠질 것으로 본다.
▲원통전 계곡에 물이 말라가고 있다.
▲원통전계곡 물 흘러내리는 소리가 맑게 들린다.
▲흥국사 봉우재를 오르는 숲길, 길게 드리워진 나무 그늘이 숲의 규모를 말해준다.
폭염을 피하기에 좋은 계곡
날씨가 더워지면 누구나 시원한 물가로 가고 싶어 한다. 삼면이 바다이고, 섬이 많은 여수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바닷가로 달려갈 수 있다. 바닷가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물속에 풍덩 빠지면 더위를 식힐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피부를 가꾸고 싶은 사람들은 자외선 햇빛을 피하려고 바닷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따가운 바닷가 햇볕을 피해서 물이 흐르고, 숲 그늘이 있는 계곡을 많이 찾는다. 수영을 할 정도는 안 되지만 몸에 물을 적시고, 발을 담그고 있으면 온 몸이 얼음 창고에 들어온 것처럼 추워진다. 여기에다 길게 드리운 숲 그늘 속에 들어가거나 바위에 드러누우면 저절로 낮잠에 빠져든다.
여수의 대표적인 흥국사계곡을 따라서 만들어진 숲길을 걸으면 어느 곳이나 치유의 숲길이 된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자내리 고개 편백나무숲과 호랑산 구시골 계곡의 하늘을 찌르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길은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흥국사 입구 홍교 석축 모습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 흥국사 홍교
▲산장이 철거한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서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계곡이 만든 다리 홍교를 지나면
이렇게 계곡이 뛰어난 흥국사는 물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속세의 세계를 떠나 물 한 가운데 섬인 부처님의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 흥국사는 처음 무지개 다리, 홍교를 건너면 대웅전에 들어서기 전에 또 다른 나무로 만든 수박다리를 건넌다.
홍교는 흥국사행 52번 시내버스를 타고 입구에서 내리면 바로 문화재 보물 홍교를 만난다. 인간들이 사는 속세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이 홍교 다리를 밟고서 건너면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간다. 3개의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맑은 물 위에 비치는 반달 모양, 무지개 모양의 홍교를 보면 조상들의 뛰어난 과학 지식을 느낄 수가 있다. 86개의 장대석을 각을 지게 짜올려 반원이 되도록 서로 맞물려 스스로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홍교는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안녕을 빌기 위해서 잡귀를 막는다는 뜻에서 난간에 귀신 모양을 새겼다. 또, 둥근 원 아래 불쑥 튀어나온 머릿돌에 새겨진 용은 다리의 중심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흥국사 구시골 계곡에 물이 흐르고 있다.
▲흥국사에서 자내리로 넘어가는 숲길
▲흥국사에서 자내리로 넘어가는 구시골 계곡은 곳곳에 물이 고여 있다.
▲구시골 계곡에는 물이 많이 흘러서 한 군데 고여있는데 상당히 깊은 소를 만들고 있다.
▲구시골 계곡에 작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구시골계곡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무로 뒤덮혀서 피서하기가 좋다.
▲큰 바위 밑을 흐르다 얼굴을 내민 폭염 속의 물은 보기만 해도 반갑다.
▲구시골계곡 숲길과 그 아래에 깊은 골짜기로 냇물이 흐르고 있다.
▲아이들이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곳에 물이 고여있다.
▲물이 고여있는 곳에는 물고기들이 뛰어놀고 있다.
▲이정도 계곡이면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흥국사계곡
▲얼른 뛰어들어가고 싶은 흥국사 계곡
▲흥국사 구시골계곡은 골짜기 길이가 만만치 않게 길다.
▲구시골계곡을 따라 자내리로 들어오면 끝자락 가까이에 산사태로 무너진 곳이 있다. 상당히 높아서 계곡의 깊이를 알 수 있다.
흥국사에 있는 3개의 계곡
높은 산이 있으면 반드시 깊은 계곡이 있기 마련이다. 여수는 그렇게 높은 산이 없지만 그래도 여수에서 최고로 높은 510m 진례산과 436m 영취산, 470m 호랑산과 같이 높은 산이 한데 몰려있는 흥국사 주변에는 역시 계곡이 뛰어나다. 이렇게 산이 좋고, 계곡이 좋은 곳이어서 흥국사가 들어섰을 것이다.
흥국사에는 3개의 계곡이 있다. 진례산과 영취산 사이 봉우재를 따라 계곡이 만들어진 원통전 계곡과 호랑산과 영취산 사이 자내리를 따라 만들어진 구시골 계곡이 있다. 흥국사 입구쪽 정수암골 홍교 계곡이 있다. 진례산과 영취산, 호랑산 등 세 개의 높은 산과 나무들이 품고 있던 물들이 계곡을 따라 휘감고 돌고 돌아서 흥국사 앞에 모인다.
한 달 가까이 폭염으로 심한 가뭄인데도 흥국사 계곡에는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와 바위틈을 타고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그 소리만 들어도 절로 시원해짐을 느낄 수가 있다. 흥국사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홍교 아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다른 사람들은 원통전 계곡까지 와서 계곡물가에 그늘막을 치고 피서를 하고 있다. 자내리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길가에서 보이지 않은 구시골 계곡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 계곡에서 모여든 물들이 5.5km의 중흥천을 만들고, 널따란 중흥저수지를 만들었다. 저수지에는 조그만 배를 띄워 연인들이 노를 저으면서 사랑을 속삭인 적이 있었다.
▲흥국사 입구 중흥 저수지의 울창한 숲과 물이 잘 어울리고 있다.
▲오랜 가뭄에도 메마르지 않고 있는 중흥 저수지를 살려서 시민공원으로 만들면 좋겠다.
▲흥국사 산장을 철거한 지역이 공터로 남아있다. 이곳까지 공장이 들어올 것인지가 궁금하다.
▲산장을 철거한 지역에 누군가 천막을 치고 영업을 하고 있다. 여수시의 허가를 받고 하는지 모르겠다.
▲흥국사 입구 홍교 아래는 물이 많지 않다.
▲흥국사 보물인 홍교 다리 위의 모습, 양쪽의 나무 때문에 다리 같지 않다.
▲물이 많지 않아도 그늘이 좋아서 흥국사 홍교 아래에는 사람들이 많다.
▲흥국사 입구 도로에 백숙과 동동주를 팔던 그 식당들과 평상이 모두 철거되어서 말끔하다.
철거한 흥국사 산장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흥국사 계곡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일년내내 유원지가 되었다. 부모님들이 모여서 계를 치던 산장이 많았고, 산장들의 음식 메뉴는 절 입구에 어울리지 않게 닭백숙이었다. 산장에는 백숙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화투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야외 미니골프장도 있었던 흥국사계곡은 중고등학교 학생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선도한다고 야외 단속을 벌이던 곳이다.
이제는 그것도 한 때의 추억으로 사라졌다. 여수산단 주변 마을 이주에 따라서 중흥동 전체가 집단 이주하면서 산장들도 모두 철거를 하였다. 지금은 철거한 그 자리는 텅 비워있고, 군데군데 누군가 천막을 치고 임시로 영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젓가락으로 노랫가락 박자에 맞춰서 상을 두드리면서 유행가를 부르는 흥에 겨운 놀이문화는 사라지고 고요한 정적감만 흐르고 있다.
이제는 폭염을 피해서 흥국사 계곡은 숲이 만드는 그늘마다, 물이 고여 있는 곳마다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고 있다. 상가를 철거한 이곳을 그대로 놔두지 않고, 저수지와 계곡이 어울리는 냇가 시민 공원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흥동 철거 지역에 공장들이 들어서면 흥국사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공장 굴뚝 속에 갇혀 버릴 것 같아 걱정이다. 우리나라 보물 문화재를 9개나 보유하고 있는 흥국사에 사람들이 발길이 끊긴다면 문화적 손실이 크다.
▲언제 보아도 듬직한 보물 흥국사 대웅전 전경
▲대웅전 앞 거북이 석등
▲대웅전을 오르는 돌계단 양쪽 난간에 들어서 있는 용의 앙증맞은 모습. "여러분, 메롱!"
▲대웅전 돌 계단을 용의 호위를 받고 오른다.
▲의승수군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는 12m의 노사나불탱화를 걸었던 돌 기둥
▲대웅전이 배라고 한다면 바다를 나타내기 위해 돌에 조각한 해초
▲기단에 조각한 게의 모습, 금방이라도 옆으로 걸어서 나올 듯 하다.
▲만지기만 해도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400년이 넘은 문고리,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닳아졌다.
▲대웅전 문과 문살이 모두 예술적이다.
▲대웅전에는 곳곳에 이런 용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용마다 다 다른 모습이어서 더욱 신기하다.
▲대웅전의 단청과 공포를 보면 보물이 아니라 국보로 지정해야 한다.
▲대웅전 중앙에 모신 삼존불과 뒤 영산회상도
▲대웅전에 모신 부처님이 사시는 닫집
▲대웅전 내부의 공포와 용 조각, 숨겨져 있는 불상 그림
▲천정 위의 창과 보가 엇갈려 있는 곳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놀랍다.
▲서양의 어느 화가의 그림에 뒤지지 않는 탱화
▲대웅전 내부 부처님 상 뒤 흙벽에 그려진 관음벽화
흥국사에 배가 있다?
움푹 파인 물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을 2개의 다리를 건너면 대웅전이다. 흥국사 대웅전을 반야용선(般若龍船)이라고 한다. 반야용선은 반야, 즉 지혜를 깨달아 피안의 세계로 떠나는 배라는 뜻이다. 용이 호위하는 배라고 해서 입구 돌계단에서부터 기둥, 천장에 이르기까지 용 조각이 많다. 흥국사에서 용을 찾아보는 것도 고개는 아프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배는 물 위에 떠 있어야 하므로 물 위에 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바닷가 생물을 새겼다. 대웅전을 들어서기 전에 거북 위에 석등을 세워 불을 밝혔고, 기단에는 게와 해초, 갑석에는 거북이가 부조로 되어있다.
배를 타고 떠나는 문화 여행
계곡에서 발 담그고 더위를 피하였다면 자녀들과 함께 흥국사의 멋에 흠뻑 빠질 수가 있다. 흥국사(興國寺)는 이름 그대로 임진왜란 때 의승수군 사령부가 있었던 절이다. 사령부의 성문이었던 공복루가 불타 없어지고, 지금은 현판만 '의승수군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흥국사는 고려 때 보조국사가 지은 절로서 스님과 절이 나서서 나라를 지킨 고귀한 뜻이 담겨져 있는 호국 사찰이다.
그에 못지않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보물이 9개나 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으로 대웅전은 보물로서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재이다. 정유재란 때 불타 버린 것을 다시 지었으니 무려 400년이 넘은 건물이다. 단청과 공포, 기둥을 보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고색창연함이 그대로 배어있다. 현대 미술로도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어려운 대단한 작품이다.
계특대사가 흥국사 대웅전을 송광사 설계도면 그대로 지었다고 한다. 6.25 때 불타버린 송광사 대웅전 옛 모습을 보려면 흥국사에 와서 보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웅전에 올라서면 누구나 커다란 쇠문고리를 잡는다. 대웅전이 불에 타버리기 전부터 있었던 쇠 문고리를 잡으면 지옥에 가지 않고, 가축과 아귀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잡았는지 육중한 쇠고리가 가늘어지고 반질반질하다. 대웅전 문살도 특이하게 우물 정자 속에 빗살무늬로 꾸며져 시원스럽게 보이면서도 전통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흥국사 의승수군유물전시관
▲유물전시관에 전시된 높이가 12m나 되는 노사나불 탱화, 우리나라 최대 높이 탱화
▲보물로 지정된 동종
▲의승수군 사령부 건물 공복루는 불타고 현판만 전시되어 있다. 이순신장군의 글씨라고 한다.
▲의승수군 위패
▲흥국사가 보유하고 있는 9개의 보물 문화재
흥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물 중의 하나가 노사노불 괘불탱화이다. '의승수군유물전시관'에 들어서면 한 개 층에 걸 수가 없어서 지하를 만들어서 전시를 하고 있는 엄청나게 큰 괘불탱화가 있다. 가로가 734cm이고, 세로가 1,171cm인 이 탱화는 대웅전 앞 괘불 석주에 높이 걸어 모시고 야단법석 의식을 행한다. 깨달음에 도달한 석가인 ‘노사나불’을 그린 것으로 자비로운 얼굴로 마주 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