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에 이웃들 고통 호소
일부선 “살림 꿀팁” 공유도
겨울철에 아파트 발코니에서 생선 말리는 사례가 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입주민도 늘고 있다.
겨울철 아파트 발코니에서 생선을 말리는 이웃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입주민들이 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에서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아 냄새의 근원을 찾던 중 윗집에서
명절용 생선 10마리 이상을 발코니 창문 밖에서 말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비릿한 냄새의
생선 물이 20방울 정도 발코니 난간과 방충망에 떨어져 있었다”면서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었는데 16층 발코니
난간에서 어지러움을 참아가며 추운 날씨에 얼어버린 생선 물을 녹여가며 닦았다”고 토로했다.
전남 순천의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는 “윗집에서 발코니에 생선을 걸쳐놓고 말리는데 창문을 열어놨더니
집안과 옷에 생선 냄새가 배어 이틀째 고생 중”이라며 “생선에서 떨어진 진액 때문에 벌레들이 꼬이고 있다”고 고
통을 호소했다.
강원도에 살고 있다는 C씨는 “5년 된 아파트에 살면서 한 번도 시끄러운 일이 없었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생선을 말
리는 집이 늘어 문제”라며 “아파트 발코니에서 생선을 말리는 것은 민폐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엔
같은 동에서 한 집이 생선을 망에 넣어 발코니 밖으로 빼놓았는데, 이번엔 앞 동에서 발코니 천장에 붙어 있는 빨래
건조대를 밑으로 내려서 옷이 아닌 생선을 걸어뒀다”고 전했다.
C씨는 앞 동에 널어놓은 생선 냄새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아파트 내에서 계속 썩은 내와 악취가 난
다”며 “발코니 바깥에 망을 걸고 생선을 넣어 건조하면 아랫집에 떨어지는 진물은 물론, 주변 집들은 햇빛에 말린 이
불과 옷에도 생선 냄새가 밴다”고 주장했다. C씨는 아파트 생선 말리기 사례를 다수 찾아봤다면서 “집 안에서 생선을
말리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아파트 발코니 문을 다 열고 안쪽에서 생선을 말리는 행위, 발코니 문을 닫고 밖으로 생
선 망만 쏙 빼서 말리는 행위 모두 민폐”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SNS에서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생선 말리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생선을 말리는 과정
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올리며 “꼬리를 위로 하고 머리는 아래로 해야 한다”, “매달아 놓을 데가 없다면 소쿠리나 채
반에 담아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두면 된다”는 등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생선 말리기 성공 사례를 본 또 다른 네티즌들은 “나도 도전해봐야겠다”, “역시 말린 생선이 맛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
다. 이런 글을 읽은 C씨는 “아파트에서 생선 말리는 것을 당당하게 ‘꿀팁’이라며 공유하는 글을 보면 내가 이상하고 예
민한 건가 싶다”고 쓰기도 했다.
아파트에서 생선을 말리는 행위는 민폐일까 아니면 살림 노하우일까. 이동현 변호사(법무법인 산하)는 “발코니는 전유
부분이라 생선 말리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며 “생선 냄새로 인해 입주민들의 항의가 많은 경우 입주민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아파트 관리규약으로 지정하고 공동생활의 에티켓을 지키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