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5차 관악산 산행기
[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3)
2013-10-29 16:26:54
관악산 등정 하산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논어 한 구절을 읊어본다.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어찌 군자가 아니겠는가!
인생살이,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쉬엄쉬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가는 사람 잡을 필요도 없고, 오는 사람 막을 필요도 없다.
바람 부는 대로 구름 가는 대로 터벅터벅 걸어가 봄세.
사당동 전철역에서 시작한 산행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았다.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연주대에 도착하기도 전에
점심을 먹어야할 만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초입에서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 갈까하는 실랑이가 있었지만,
어느덧 점심도 먹고 정상에 올라 사진도 한 컷하고 연주암에 들러 아이스케키
도 먹으면서 쉰 다음 어느덧 하산 길에 접어든 것이다.
여섯 시간에 걸친 산행은 제법 힘들기도 하지만
체력단련과 정신건강에 여유로울 만큼 적당하고
가을 햇살과 울긋불긋 단풍들은 한가로운 휴일에 빛을 더해준다.
세종시로 옮아가느라고 고즈넉한 과천시는 그래서 더욱 정겹다.
떡본 김에 좋은 자리 하나 잡아 편안한 주택 하나
지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한잔하고 가야지 하는 말에 쉬어갈 집을 찾다보니 견해가 나뉜다.
이리 가자, 저리 가자, 차라리 돌아가자, 갑론을박 끝에
하루 대장 권위로 이층 돼지두루치기 집으로 향한다.
구시렁거리던 손들도 옆 테이블에서 끓고 있는 두루치기를 보더니
입이 헤 벌어진다.
한잔 먹더니 아줌마 최고라고 떠들어댄다.
참한 아줌마가 음식도 맛깔나게 하지만 사진도 멋들어지게 찍었다.
술을 한잔 먹어서 입이 벌어진 건가, 아줌마가 예뻐서 입이 벌어진 건가?
벌어진 입 안으로 속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행복도 보인다.
빨리 먹고 맥주 한잔 더 하러 가야지!
찬란한 일요일 오후를 위하여, 위하여, 위 하 여!
참석했던 산우들과 참석 못해 아쉬워했던 산우들을 위하여,
산행기 작성 책임자 모씨를 대신하여 하루 대장이라 어쩔 수 없이
뒤늦게나마 부랴부랴 산행기를 적다.
끝....